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인간은 죽음을 당할지는 몰라도
지지는 않는다.

—허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中

영화의 줄거리는 한 줄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한 남자가 8일 동안
바다에서 표류하는 이야기.’

100분이 넘는 러닝타임동안 나오는 인물이라고는 로버트 레드퍼트 한
사람뿐이고,

처음의 나레이션을 제외하면 정보를 전달하는 제대로 된 대사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영화는 다만 바다 위에 홀로 떠다니는 남자와 살아남기 위한 그의 몸부림 만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자연에 대항하는 인간의 저항을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과는 조금 다른데, 여기서
자연은 든든한 아군도

강대한 적도 아니고 그저 자연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한없이 냉정하고 거기에 그냥
그대로 존재할 뿐이죠.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주인공은 바다를 항해 “가족도 다 잃었는데 나한테
대체 뭘 더 바라는 거야!”라고

소리를 지르지만 로버트 레드퍼트는 바다를 향해 저주도 욕설도 퍼붓지
않습니다. 그저 주름투성이의

얼굴로 폭풍이 다가오는 바다를 응시하고,
늙은 몸으로 거기에 대비합니다.

결국 영화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감정은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의지이며,

그것으로
보여주는 인간에 대한 찬가 입니다.   

손쉽게 흘려 보내는 하루하루가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