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창작] 전부터 꼭 한번 쓰고 싶었던, 창게에서 절찬리에 연재되는 <Phantom Sword>의 감상.
2013.12.11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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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작품 자체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겠습니다. 완성된 텍스트의 옆구리를 헤집어 봤자, 튀어나오는 건 권왕님(...)의 존안 뿐이니까요.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게 말하면 고전적이고,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낡고 무겁습니다. 비유를 들자면, 옷장이 옷이 그득한데, 몇년 전에 자주 입던, 요즘은 구석에서 나올 기미가 없는 비싸고 묵직한 겨울 코트 같은 느낌이에요. 이야기의 진행, 등장인물들의 행위, 중간중간 벌어지는 사건의 전개, 전부 '슬레이어즈', 혹은 '로도스도 전기' 시절의 분위기일 뿐더러, 주인공과 히로인들의 관계가 지나치게 클리셰에 의존하고 있다고 여겨질 만큼.
물론 이 작품이 최소한 10년 전에만 나왔더라도 이런 비판들은 전부 작품의 인기 요소로 사용될 수 있었겠지만, 독자들의 테이스트가 변한 이 시점에서는 상업소설로서의 가치는 크게 잃어버리고 말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조아라에 한창 유행하는, 동인녀들에 의한 고전 판타지의 해체 (시체를 전기톱으로 썰어내는 스플래터 장르라고 봅니다만)와는 양상이 달라요. 그쪽에선 애시당초 판타 문학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요소 (메리 수, 소프 드라마, 전지적 시점의 여주인공)를 마구 끼워넣어서 '형언키 어려운 질척질척한 무언가(...)' 를 양산하는 데에 성공했고, 그 덕분에 같은 부류에게서 인기를 끌 수 있었지만, B사감님의 경우에는 전통 판타지란 말이에요. 그것도 왕도로.
결국 옥의 티는 소재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20년 전에는 슬레이어즈, 10년 전에는 하루히, 최근에는 내청춘이 유행인 것 처럼, 분명 작가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세일즈 포인트를 파악하는 것 역시 필요한 부분이겠지요 남들이 참호 뒤에서 총알 빵야빵야 하면서 싸우는데, 양 손으로 글람드링과 오르크리스트를 휘두르는 게 승리할 가능성을 높혀 주지는 않는 것처럼.
바쁘신 분들을 위한 한줄 요약 : 명문, 명필, 정석적 전개지만 연어를 닮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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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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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녀석이라서 미안해, 프린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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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1
리스트레토님의 댓글
<div>하지만 저는 성격상으로 가벼운 쪽을 좋아하는가 어떻게든 보는게 어렵더라구요..</div>
<div>로도스도 전기라던가 반지의 군주라던가... 보기는 하지만 시간때우기로는 문제아들이~ 같은타입을 먼저 선택하게 된달까..</div>
조율님의 댓글의 댓글
<div>미얄이나 해한가 급의 경소설이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의문이 갑니다.</div>
리스트레토님의 댓글의 댓글
<div>개인적으로 눈마새,피마새같은것보다 초기의 드래곤 라자쪽이 잼있는걸로 봐서는 전 개그가 들어가지 않으면 책이 안읽어지는 타입인가봅니다<img src="/cheditor5/icons/em/em29.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조율님의 댓글의 댓글
리스트레토님의 댓글의 댓글
망나니님의 댓글
분명히 글 자체는 어둡지는 않은데 왠지 모르게 상당히 글이 묵직해서 읽다 쉬다를 반복하게 되라구요 ㅜ
조율님의 댓글의 댓글
B사감님의 댓글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가상세계 리플레이용을 릴레이 소설화로 2000년도에 시작해서 2012년 연말에 완결난 물건을 리메이크하는 거다보니 방향성이랄까, 고치는데도 한계가 있더라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저걸 시작할 당시는 판타지의 붐이 막 일었을 때니, 그 시기에는 로도스도 전기나, 슬레이어즈, 난왕자 카일롯의 모험, 하얀 로냐프강, 파랜드 시리즈, 바람의 검심 등등 이런 물건들이 주류(?)였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사실은 첫 연재만해도 그래도 수요가 있지 않을까 해서 조아라랑 챌린지리그에도 올렸는데 반응이 아주 망했으요..대차게 망했으요..</span><img src="/cheditor5/icons/em/em19.gif" alt="" border="0"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 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안녕...)</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완결 후 좀 쉬었다가 새로운 소재 <strike>후속작</strike>, 보이밋 걸 <strike>라노베 판타지</strike>에서는 여러가지로 보완해서 쓸 작정입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비평감사합니다. 여러모로 과분한 칭찬이 보입니다만, 그게 어울리는 글쟁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img src="/cheditor5/icons/em/em36.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span></div>
조율님의 댓글의 댓글
<div>차라리 우리 초패왕님처럼 마인드가 조금(...) 글러먹든, 아니면 어디 부족한 구석이 있어야 독자들이 타오르지 않을까요? 물론 제 개인적 취향에 불과합니다만.</div>
<div><br /></div>
<div>다음 작품은 열심히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여태까지 그랬던 것 처럼.</div>
잉여이카님의 댓글
<div><br /></div>
<div>아,<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 일부로 그러시는 거구나.....</span></div>
<div><br /></div>
<div>라고 생각습니다.</div>
루이네드0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