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_네타]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반지와 가슴돌, 빌보와 소린.
2013.12.1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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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작년에 뜻밖의 여정을 보고난뒤 1년동안의 기다림 끝에 개봉한 스마우그의 폐허. 조조로 감상하고 왔습니다.
서울권 CGV는 뒷사정 때문에 개봉하지 않은 관계로 정말 아쉽게도 HFR감상을 못했습니다. 늦게라도 개봉하면 HFR로 한 번 더 볼겁니다.
영화는 소린과 간달프의 만남에서 시작합니다. 여기서 소린이 원정을 떠나게 된 계기를 알려주죠.
스마우그에 의해서 엘레보르에서 쫓겨난 난쟁이들은 방황을 거듭하게 되고 계승자인 스라인은 왕국을 되찾기 위해 홀로 떠나서 실종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아들인 소린은 아버지를 찾다가 인간들의 도시 브리까지 오게 된 것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간달프는 그의 목에 현상금이 걸려있음을 알려줍니다. 어둠의 세력이 그를 쫓고 있으니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 여기서 싸돌아다니지 말고 난쟁이들을 규합해 맞서기를 촉구합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에레보르로 돌아가 계승자의 증거인 가슴돌(아르켄스톤)을 되찾아야된다고 알려줍니다. 소린이 스마우그에게서 그걸 어떻게 뺏어오냐고 코웃음치자 그것이 바로 좀도둑이 필요한 이유라면서 되받아치는 간달프.
그리고 2편의 내용이 시작됩니다.
나중에 나오게 되지만 그의 목에 현상금을 건 것은 바로 강령술사, 즉 사우론임을 암시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사우론과 그의 어둠의 군대인 오크들의 준동이 난쟁이들의 몰락과 연결되면서 망국의 왕자인 소린의 위치를 부각시키는 장면이죠.
영화 전체적으로 이렇게 망국의 왕자로서의 소린의 위치와 왕국을 되찾고자하는 집착 심리를 표현해주는 장치가 상당히 많습니다. 동시에 왕국과 그를 상징하는 가슴돌에 대한 집착이 빌보가 한반지를 가지게 되면서 나타내는 장면과 대비됩니다. 실제로 소린이 난쟁이의 일곱반지를 계승하는 위치라는 걸 생각하면 매우 의미심장한 부분이죠. 빌보가 반지를 사용하면서 점점 my precious!하게 되는 것처럼 소린도 외로운 산에 다가가면서 집착이 더욱 커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작중에서 스마우그가 디스하는 것처럼 사실 반지의 제왕에서 난쟁이는 굉장히 탐욕스러운 종족입니다. 끝없는 탐욕으로 황금을 그러모아 결국 스마우그를 불러들이고 말았고, 모리아에선 광맥을 파들어간 끝에 발록이 깨어나고 말았죠. 그러나 소린에게는 보물에 대한 탐욕은 보이지 않습니다. 호수도시의 영주에게 선뜻 에레보르의 보물을 나눌 것을 약속하고 협력을 얻어내는 장면에서 보여주듯이 그는 황금 그 자체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작중에서 소린이 집착하는 것은 오직 잃어버린 왕국과 뺏겨버린 고향, 그리고 그 상징인 가슴돌입니다. 그 설움이 얼마나 가득한지 스란두일이 협력하는 대신 에레보르의 어떤 보물을 요구하자 우리가 힘들때 버린 너같은 놈이랑은 할 말 없다고 단칼에 잘라버립니다. 어쩌면 스란두일이 왕대 왕의 이야기라는식으로 대우하는 척하면서 속을 박박 긁어서일수도 있고.
호수도시의 바르드와 다투면서도 바르드 역시 너른골의 후계자로서 선조가 스마우그와 싸우다 쫓겨난 걸 알고는 공감하는 태도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젠 스마우그의 폐허가 되버린 너른골을 보면서 씁슬한 표정을 짓기도하고, 마침내 에레보르에 도달에 숨겨진 문을 찾지 못할때는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좌절하고, 빌보의 기지로 문을 열고나서 마치내 에레보르로 귀환했을때 과거의 추억에 말을 잃기도 하고 감정이 여기에 묶여있는 것처럼 표현됩니다.
이런 면에서는 반지의 제왕 본편에 보로미르와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로미르 본인도 개인적인 탐욕이 아닌 왕국과 인간의 안전을 위한 마음이 한반지의 유혹에 빠져 파멸하고 말았죠. 호빗에서도 소린의 인간성을 시험하는 장면이 곳곳에 등장합니다. 왕국을 되찾기 위한 퀘스트를 위해서 위험에 빠진 동료들을 못 본척할 것인가 선택하는 장면이 계속 등장합니다.
뜻밖의 여정에서는 버려진 빌보를 구하러 오면서 빌보와의 우정을 쌓고 그가 여전히 인간성과 고결함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죠. 스마우그의 폐허에서 이러한 유혹은 점점 심해집니다. 외로운 산에 다가가면서 점점 위협도 커져갑니다. 끊임없이 추격해오는 오크들이나 스마우그 말이죠.
이 점에서 영화는 원작과 달라집니다. 소린은 끝없이 유혹에 시달리지만 인간성을 지켜냅니다. 비록 고뇌하고 망설이지만 동료들을 버리지는 못합니다. 킬리를 두고간 이유도 방해된다기 보다는 걱정해서 였고 빌보를 위해서 에레보르로 뛰어들어 스마우그와 대치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탐욕을 상징하는 황금을 쏟아부어 스마우그에게 타격을 입히기도 합니다.
물론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발린이 경고한 것처럼 그는 예전의 그와는 달라졌습니다. 집착과 고뇌가 그의 인간성을 깎아먹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그의 선대는 모두 그 탐욕에 파멸하고 말았고, 그 역시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예를들면 에레보르에 돌입해서 빌보를 만나자마자 하는 말이 가슴돌 어딨어?인 것도 그렇고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원작에서는 스마우그를 물리치고나자 급 졸렬한 모습을 보여주며 최악으로 치닫다가 죽기전에 간신히 정신차리게 되고요.
그런데 영화가 딱 스마우그가 열받아서 호수도시로 날아가는데서 끝나버림.
피터 잭슨의 절단신공 엄청납니다. 이 느낌은 백 투 더 퓨처2편보는데 투비 컨티뉴로 끝났을 때 이후로 처음이야. 근데 백투더퓨처는 케이블에서 바로 다음편을 연속으로 방영해줬는데 호빗3편은 1년뒤에 나와...으아아아 궁금해서 어떻게 기다리라고! 끄아아아
절단신공때문에 미칠 것 같다는 점만 뺀다면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는 정말 재밌는 영화입니다. 전투씬도 전편의 모리아 광산에서의 전투에 뒤지지 않는 술통급류타기(...) 전투가 있습니다. 내리막길에서의 끊임없는 전투 시퀀스라는 점에서 양쪽이 일맥상통합니다. 난쟁이적인 느낌이 한층 강조된다는 것도 그렇고요.
원작소설에는 별로 나오지도 않는 스마우그와의 전투가 최종결전식으로 박진감 넘치게 그려지는데 짧은 다리로 뛰어다니면서 용과 싸우는 난쟁이들의 모습이 전혀 우습지 않고 멋져보임. 아니, 진짜 영화가 보다보면 난쟁이성애자 될거 같습니다. 우훗 진짜 좋은 남자들...
물론 난쟁이 액션만 나오는 건 아니고 레골라스가 찬조출연해서 요정액션씬도 열심히 보여줍니다. 근데 소린(리처드 아미티지)이나 킬리(에이단 터너)가 너무 잘생겨서 레골라스가 빛이 바래보입니다. 난쟁이들 다 개성넘치게 생겼는데 김리는 누구 닮아서 그모양인가. 아 글로인이구나...초상화로도 레골라스에게 디스당하는 김리...
이외에도 정말 2시간 50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내용이 알찹니다. 원작지상주의자들은 싫어할지도 모르겠지만 전 영화판에서의 각색이 훌륭했다고 봅니다. 소설 내용으로 이런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 수 있을 줄이야...
다섯 군대의 전투가 나오게 될 호빗: 또 다른 시작이 기다려져서 미칠 지경이군요. 왜 찍기는 다 찍어놓고 1년간격으로 개봉하는가, 으으 워너에 침입해서 필름을 훔쳐보고 싶다.
결론:
★★★★★
꼭 보세요, 두 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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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3
달렉수프집사님의 댓글
메리메키님의 댓글
<div>참고라고 할까. 스란두일이 요구하던 별빛을 발하는 보석은 뜻밖의 여정 확장판 초반에 잠시 나오더군요.</div>
<div>스란두일이 가져가려 하자 스로르가 뺏은 보석상자에 말이죠.</div>
Darkrion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