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_영화] [배트맨/다크 나이트] - 영웅의 패배&악당의 승리. 타락하지 않는 정의 따윈 없다. (네타 약간)
2008.08.06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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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인 바로 오늘. 집에서 걸어걸어 40여분 거리에 있는 북수원 CGV에서 7시표로 다크 나이트를 관람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큰 기대는 안 하고 갔습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광고를 뻥뻥 터뜨릴 수록 기대 이하의 내용을 보게 되면 더욱 실망감이 커진다는 이유와, 제대로 본 배트맨 영화가 거의 없다시피 했거든요. (OCN에서 다크 나이트 개봉 기념으로 시리즈 별로 주욱 틀어주던 것 중에서도 리턴즈였나 비긴즈였나...여하튼 그것들만 제대로 봤습니다.)
그래도 간 밤에 영화 한편이라도 땡겨보고자 하는 마음에 냉방 잘되는 영화관으로 출두한 본인. 수중에 팜플렛을 보니...우와, 상영시간이 150분이 넘어? 좀 지겹지 않으려나? 이것 저것 잡스런 생각을 주워섬기던 차에, 드디어 지겨운 광고 끝에 영화가 시작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영화의 스탭롤이 올라올 때 까지 말 한마디 내뱉지 못한 채 스크린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체감했습니다. 네? 감상이요?
배트맨 멋져!! 크리스찬 베일 간지!
액션씬도 최상! 몰입감도 환상! 트레일러가 뒤집어
지는 컷은 정말 좋았다!
조커 형님 최고, 근래 본 궁극의 악
역은 당신이다아아아!!
(...어흑흑; 고인이 되신 히스 레져씨의 명복을...;)
...이건 그야말로 조커의, 조커에 의한, 조커를 위한 일대기랄까 서사시랄까...악역의 포스에 이렇게 쩔어본 영화는 정말 처음입니다; 핫바지스런 싸구려 악당들과는 비교가 안 된달까, 갱단 두목의 입가를 나이프로 찢는 컷에서 저도 모르게 눈가를 움찔거렸고, 그가 산처럼 쌓인 돈을 몽땅 태워버리며, '돈은 중요한게 아니야...'하고 중얼거리는 부분에선 뭔가 가슴 속이 울리는 듯한 구상을 느꼈으며, 배트맨과 대면한 채 속삭이는 그 한 마디──
'네가 있기에 내가 완전해질 수 있어...!'
...어흑흑; 진짜 죽여준다. 이이상 썼다간 조커 빠심 찬양글이 되겠어...(아니, 이미 그런데;)
인간의 마음을, 경계를, 심리를 자유자재로 틀어쥐며 농락하는 궁극의 악역. 쩝쩝거리는 소리와 함께 나이프를 들이대고 협박하는 장면은 진국. 배트맨에게 정의의 모순과 약함을 논파하며 낄낄대는 컷은 진리!!
결국, 이 영화의 결말은 배트맨에 패배라는 끝을 맞이하고 맙니다. 뭐, '조커가 배트맨 죽였나염?'같은 게 아니고, '인간이 아무리 정의롭고 신념을 갖춘다 한들 얼마든지 타락 할 수 있다'라는 조커의 논리가 빛의 정의를 부정하며 증명되고 말 았기에. (정의감 있는 엘리트 검사에서 싸이코 패스 악당인 투페이스가 되어버린 '하비'의 모습이 바로 그 증명이죠.)
영화 중간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야기와 대화도 꽤나 진중합니다. 특히 집사 알프레드가 브루스에게 해주었던 산적 이야기. 그걸 들으며 조커가 돈을 태워버리던 장면이 확 연상이 되었으니...(이것 까지 밝히면 너무 네타가 큰 고로 산적 이야기의 내용 자체는 생략; 직접 보시는게 좋을 겁니다)
메카닉도 좋고 액션씬도 좋고 심리 장치도 좋고 주인공과 악역의 간지는 더더욱 좋고오~!
...레이첼이 전작보다 너무 노티가 심하게 난다는 점만 제외하면 10점 만점에 기꺼이 9점대를 매겨 줄 만한 그런 영화였습니다.
현재 수익 흥행률이 4억 달러를 돌파하며 3주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데(우리나라 이야기 아님;) 그럴 만 하더군요.
영화를 보고난 관객들이, '결국 악당이...자신의 지론을 증명했잖아? 그럼, 조커가 이긴 건가...?'하는 감상을 들게 만드는 일반 히어로 영화와는 배반되는 [배트맨/다크 나이트]!! 꼭 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앞으로 두어 번 정도 더 보러 갈 예정~ (...흑흑; 근처에 아이맥스 영화관이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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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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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5
Rozen님의 댓글
neoo님의 댓글
켄트족부랑아님의 댓글
늑대곰님의 댓글
히스레저가 희대의 명연기로 사람들 머릿 속에 오랜 동안 남았으면 좋겠네요.
어어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