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라는 카드는  이레귤러, 변칙, 룰의 타파를 의미합니다.

스페이드나 하트, 다이아같은 카드의 종류나  카드의 숫자, 킹과 퀸등의 조합에 의해
정해지는 엄정한 서열과 카드간의 힘의 우열,

그 모든것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카드죠.





그리고 다크나이트의 조커는 말그대로 조커 그 자체였습니다.




그 앞에서는 기존사회의 모든 규칙과  통상적인 힘과 권력이 무의미해집니다.




인구3천만의 고담시티의 표면적인 정점에 있는 시장도 그 앞에선 그저 가련한 희생양일 따름이고

고담의 이면적인 지배자, 고담의 경제권을 손에 틀어쥐고있는 웨인그룹의 총수  브루스가 주최하는 파티 역시 그에겐 놀이터일 뿐.



영화 도입부에서 나오는 터프한 은행장님이 말한  악당간에 지켜야할 최소한의 인의같은것도 없고


하비덴트의 병실에 찾아가서 그의 손에 총을 쥐어주고 자신의 이마에 겨눠주는 장면에선

사람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건 자신의 생명이라는 절대적인 명제조차 무너집니다.

그리고 그건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고금의 진리조차 무시해서,

당장 자기 앞에 서서 자기를 두들겨패고있는 배트맨의 주먹조차  무의미한 힘자랑으로 만들죠.





조커가 배트맨에게 패하고 잡힌후에(그것 역시 더욱 끔찍한 구렁텅이로 끌어들이기 위한 가장된 패배였지만)


본청 취조실에서 하비덴트와 레이첼중 양자택일을 강요하고

배트맨에게 쳐맞으면서도 미친듯이 웃으며 던지는 한마디가 있습니다,



'나한테 협박은 안통해, 그러니까 나에게 힘자랑하지마'




굉장히 감명깊은 대목입니다.


다크나이트의 조커는  코믹판처럼 중독되면  웃다죽게되는 치명적인 독도 없고  
육체적인 힘으로도 인술을 수련한 배트맨의 무술에도 미치지 못하며  
세계제일의 부자라는 금력과 거기서 나온 여러가지 하이테크무기들도 없었지만

그 모든것은 그 순간의 조커앞에선 무의미한 힘자랑, 돈자랑이 될 뿐이었죠.


분노한 배트맨의 철권은  말그대로 어줍잖은 힘자랑에 불과했고


그 순간 조커는  모든 힘의 위에 서서 그저 조롱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조커 그 자체처럼.




결국 배트맨이 영화시작한 이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조커의 의도가 빗나가서 엿먹은 부분은  배에 탄 사람들이 폭탄스위치를 누르지 않은것 하나뿐.


처음부터 끝까지 조커는 말그대로 조커처럼 모두를 비웃고 희롱했으며


계획된 패배가 아닌 자신의 진짜 패배의 순간에서조차

하비덴트의 타락이라는 비장의 카드(조커)를 남겨두기까지 했습니다.



히스레저와  각본가와 감독은  

배트맨 최대의 숙적, 미친 어릿광대 조커를  

조커라는 캐릭터의 본질을 가장 충실하면서도 가장 섬뜩하게 재현해내는데 성공한거죠.




괜히 조커가 아니었습니다.





p.s 모처럼 돈들여서 아이맥스영화관에서 봤는데 자리가 맨 좌측이라서 좀 안타까웠습니다..

 

p.s2  자금흐름을 조사하다 배트맨의 정체를 알고 모건프리먼을 협박하던 m&a전문가 개안습..

'그러니까 한마디로, 자네의 고용주이자  세계최고의 부자인 웨인그룹의 회장이

 

  밤에는 가면을 쓰고 돌아다니는 무법자라고 협박하는건가?

 

 

......... 행운을 비네'


=_=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