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_네타] [노아] 일단 스펙타클함과 영상에 압도당하는 영화
2014.03.22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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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호불호를 가리자면... 전 괜찮게 봤습니다.
워낙 화려하게 효과를 넣은데다가 엠마 왓슨이 너무 이뻐서 말입니다 하악하악.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장면이 두 개 있었는데
므두셀라가 기어코 산딸기를 찾아내는 장면과 함이 두발카인을 죽이는 장면입니다.
므두셀라가 늙은 몸을 이끌고 숲을 파내고 있는 장면은 노아의 아내가 찾아온 다음이죠. 노아 일가가, 정확히는 셈이 자신에게 산딸기를 가져다주기로 했던 약속을 잊어버렸다는 사실을 안 다음입니다... 요컨대 셈은 끝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았죠. 이게 계속 기억에 남더군요. 셈이 다름아닌 새로운 인류의 시조격이 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결국 인류가 또다시 신 ㅡ 혹은 노아 ㅡ 와의 약속... 즉 이전의 인류와는 다른 새로운 인류를 열어갈거라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고 결국 그렇게 되었다는 암시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셈은 이 영화 내내 뭐 제대로 하는 일이 없습니다. 일라 한 큐에(...) 임신시킨 거 외에는(...) 두 딸을 지켰냐고 하면 애매하고, 노아가 흔들릴 때 가족의 중심역을 해냈는가 하면 그것도 미묘하고.... 노아 일가가 마주한 갈등이나 싸움에 셈이 주체적으로 움직이거나 대응한 건 정말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함이 두발카인을 죽일 때, 두발카인은 "이제 남자가 되었구나."라고 말합니다. 사실 자막에서는 '남자'라고 나왔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람'이라고 번역하는 게 더 괜찮았다고 생각해요. 먼저 두발카인이라는 캐릭터부터가 신을 거부하고 자신과 추종자들의 힘으로 기적을 이겨내겠노라고 선언하며, 카인의 후예임을 당당하게 밝히죠. 영화 초반에 나왔지만 영화 노아에서 인류의 역사는 사실상 카인이 아벨을 죽이는 '최초의 살인'을 범한 뒤에 일어났습니다. 함이 두발카인을 죽이는 생애 첫 살인을 범한 것은, 그것도 홍수로 세상이 끝장나고 막 새로이 시작되려는 그 순간에 이루어졌다는 건 죄 지은 자의 핏줄이 이어졌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함을 처음 만나던 순간 두발카인은 무언가 느끼기라도 한듯 함에게 '내 최강의 병사'라고 말하고, 함은 두발카인의 피묻은 도끼에 매혹되죠. 실제로 함은 유일하게 살아남은 두발카인의 추종자가 됩니다. 마지막엔 두발카인을 저버렸지만. 이런 식으로 함은 끊임없이 두발카인과 노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죠. 결국 함은 둘 모두를 택하고, 그렇기에 두번의 배신을 거듭합니다. 결국 아담의 아들이 아닌 카인의 후예로서의 인류는 그렇게해서 끊어지지 않았고, 그렇기에 두발카인은 웃으면서 옛날 노아의 아버지에게서 빼앗은 뱀허물을 함에게 물려주었습니다. 함 역시 이걸 알기에 뱀허물을 노아에게 주고 떠나는 것을 택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는 흡사 지옥을 표현하는 듯한 두발카인의 진영 정도. 정말 인세에 내려온 '지옥'입니다. 이 장면이야말로 영화의 전환점이고 노아의 고뇌의 계기죠..
어쩄든 평면적으로 끝나는 성경 속의 신화를 나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극히 평면적인 인물들이 없는 건 아닌데, 그래도 두발카인과 함, 노아라는 캐릭터는 인상적이죠. 특히 노아는 감독이 기독교인지 안티기독교인지 헷갈리게 만들었습니다(...) 이건 기독교도에게도 비기독교도에게도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캐릭터지 말입니다. 덤으로 이 인간 왜 이리 잘싸워.
그리고 CG효과나 그래픽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영상 자체는 정말 나무랄 데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킹굳. 모든 장면 하나하나에 돈쳐바른 티가 나서 경악했습니다.
덤으로 유난히 어른 단체 관람객이 많더군요. 아무래도 교회에서 단체관람 온 거 같던데.. 으음;;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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