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물_네타] [약간네타] 메멘토 모리-현실과 괴담의 경계 속에서 나타나는 추리극
2014.07.23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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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존에 가서 책을 뽑아들고 나올 때입니다. 밖에는 비가 흘렀죠. 신림역에서 지하철에 탔습니다. 그리고 도착지까지 가서 카페에 들어갔죠. 책을 덮을 때까지, 책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요즘 일상계 미스터리만 읽었더니 이런 작품은 정말 신선했지요.
메멘토 모리. 노블엔진 팝에서 나온 작품입니다. 아마 3번째 한국작품이지 않을까 싶네요.
개인적으로 보르자 작가님의 책은 그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정도만 읽어봤었는데 이 책을 읽고 노벨 배틀러까지 사보고 싶을 정도네요.
메멘토 모리란 제목. 메멘토 모리란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입니다. 이 '죽음'은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사건'이자, 이 작품의 시작이 되게 됩니다. 작품을 간단히 말하자면, 주인공은 8년 전에 같이 놀던 친구들에게서 떠나 이사를 가게 됩니다. 그리고, 8년 후, 주인공은 서울로 돌아오게 됩니다. 바로, 편지 때문이죠. 그리고, 편지를 받고 올라온 주인공은 소설의 작은 노트를 줍게 됩니다.
소설은 주인공과 겹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소꿉친구인 '류권영','허유진'의 이야기. 그 이야기들은 점점 주인공의 현실을 따라잡고, 결국 현실을 추월하게 됩니다. '괴담'이 실재하게 되는 '현실'에서 주인공은 괴담으로만 자신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밖에 없다고 믿게 되었을 때, 답은 나타날까요?
이 이상부터는 약간 스포일러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이 소설은,철저하게 현실적입니다. 하지만, 환상적이기도 합니다. 분명히 어떤 비일상적 사건도 소설의 플롯에 관여하지 않지만, 이 소설을 읽다보면 마치 환상이란 물감이 독자의 현실을 색칠하는 것을 느낄 겁니다. 초현실적 사건들이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에 겹친 괴담의 공간에서 일어나면서 현실을 덮습니다. 환상과 괴담의 비일상에 현실이 휩쓸려 내려갑니다. 휩쓸려가는것은 주인공 뿐만이 아닌, 독자들도 책을 읽으면서 점점 빠져들어갑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페이지가 넘어가면 갈수록 이 책의 장르를 의심하시기 시작할 겁니다. 답이 완전히 나올 때까지, 모든 것이 밝혀질 때까지 말입니다.
소설을 읽으시는 분들 중, 추리소설의 범인을 찾으시면서 읽으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분들을 위한 작은 코멘트를 해보자면.
이 책의 작가는 당신을 기만하게 됩니다. 단편적 정보의 홍수 속에서 철저히 믿을 수 있는 것만 믿으시면 의외로 답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몇 마디 더해보자면, 이 소설은 어떻게 보면 성장기입니다. 그렇지만, 뻔한 성장소설이 아닙니다. 과거와의 대립과 해결이라는 것은 충분히 흔한 소재이지만, 그 사이에 섞인 수많은 마음들. 진실과 상상, 존재하지 않는 침대 밑의 괴물에 관한 이야기까지. 진실을 보는 것의 두려움과 그걸 묻고 넘어가고 싶어하는 , 진실이 자신을 밝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상, 주저리주저리 쓴 감상이라기도 하기 뭐한 느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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