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_네타] ‘명량’의 주인공은 이순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2014.08.0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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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이라는 영화를 보기 위해 천천히 영화관에 갔을 때 내가 생각했던 시간대의 영화표는 모두 매진이 되었고 그 다음 시간에 시작될 영화 관람 시간에 겨우 다섯표가 남아있을 때의 당황스러움이란. 명량이라는 영화가 해전을 다룬 흔치 않은 작품이고 이순신이라는 전국민적 슈퍼스타를 다룬 영화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였을 것이며 또한 그 중에서 가장 극적인, 그 어떤 전투보다 처절하였고 그 어떤 전투보다 기적적이며 그 어떤 전투보다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이야기를 기대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겠구나 생각하였습니다.
자, 그렇다면 성웅 이순신을 그릴 것인가. 인간 이순신을 그릴 것인가.
김훈의 <칼의 노래>는 인간 이순신에 가까운 모습을 그렸습니다. <불멸의 이순신> 속의 이순신은 명량해전 부분에 이르면 이미 성웅에 가까운 모습이 되어 있습니다. 꿈속에 나타난 원균만 빼면 말입니다. 음, 그러고보면 여기에서는 원균이 아니라 칠천량에서 죽어나간 조선군 장수들이 나왔군요. 더 이상 말하면 스포일러이니 그만 하겠습니다.
어쨌든 어느 쪽이 되었건 철쇄만 나오지 말라 생각하면서 극장에 들어갑니다. 명량해전이 일어나게 된 원인과 왜 명량을 틀어막아야 하는지에 대한 가벼운(?) 수묵화 설명을 시작으로 극이 시작됩니다. 여기에서는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합니다. 왜군을 물리쳐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하지만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속에서 왜 굳이 조선인 피난민들과 군인들의 모습을 부각하는가. 그것이 참으로 불편하여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정현 씨의 팬인 나로서는 연기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로 즐거웠지만 말입니다.
왜 싸워야 하는가. 왜 하필이면 명량인가. 왜 명량이라는 곳에서의 싸움이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를 설명하는 것 같은 전반부가 지나갑니다. 불타버린 거북선이나 역사적인 행적과 다른 배설의 모습은 좀 그랬지만 좋게 넘어갑시다. 모든 암울함과 조선을 지켜야 한다는 그 모든 부담감을 이순신이라는 무장의 어깨 위에 모두 얹어놓는 극적인 장치라고 생각했습니다.
자, 그렇다면 성웅 이순신을 그릴 것인가. 인간 이순신을 그릴 것인가.
김훈의 <칼의 노래>는 인간 이순신에 가까운 모습을 그렸습니다. <불멸의 이순신> 속의 이순신은 명량해전 부분에 이르면 이미 성웅에 가까운 모습이 되어 있습니다. 꿈속에 나타난 원균만 빼면 말입니다. 음, 그러고보면 여기에서는 원균이 아니라 칠천량에서 죽어나간 조선군 장수들이 나왔군요. 더 이상 말하면 스포일러이니 그만 하겠습니다.
어쨌든 어느 쪽이 되었건 철쇄만 나오지 말라 생각하면서 극장에 들어갑니다. 명량해전이 일어나게 된 원인과 왜 명량을 틀어막아야 하는지에 대한 가벼운(?) 수묵화 설명을 시작으로 극이 시작됩니다. 여기에서는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합니다. 왜군을 물리쳐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하지만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속에서 왜 굳이 조선인 피난민들과 군인들의 모습을 부각하는가. 그것이 참으로 불편하여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정현 씨의 팬인 나로서는 연기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로 즐거웠지만 말입니다.
왜 싸워야 하는가. 왜 하필이면 명량인가. 왜 명량이라는 곳에서의 싸움이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를 설명하는 것 같은 전반부가 지나갑니다. 불타버린 거북선이나 역사적인 행적과 다른 배설의 모습은 좀 그랬지만 좋게 넘어갑시다. 모든 암울함과 조선을 지켜야 한다는 그 모든 부담감을 이순신이라는 무장의 어깨 위에 모두 얹어놓는 극적인 장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전투로 일관된 후반부에서는 또 다릅니다. 물론 전체적인 얼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록과 같습니다. 전투 시작 시점에서 해류가 역류였고 대장선을 제외하고는 모두 뒤로 전진을 시도하였으며 안위와 김응함이 중간에 전투에 끼어들었으며 후반부가 되어서 기세가 올라 해류를 타고 오히려 왜선을 먹기 좋게 발라버리는 전투의 양상에서는 따로 꾸미지 않아도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사실 명량 해전은 따로 꾸미지 않아도 그 판타지적인(…) 전투 결과로 사람들을 의심케 하는 멋진 전과가 있으니 말입니다. 원제인 ‘회오리바다’의 그 판타지(…)함은 철쇄설을 제외하고 나면 이지스를 끌고 나와야 할 것 같은 그 판타지(…)스러운 전투 결과를 조금이나마 설명하고 싶은 것이라 생각해보았습니다.
덕분에 보기 좋게 꾸미기 위해 굳이 세키부네의 높이를 판옥선과 비슷하게 만들고 왜군들이 우르르 뛰어 올라와서 백병전을 벌이는 것이나 대장선에서 조총으로만 다섯이 죽어나간 것 같은 것이나 일본의 조총은 세계 제이이일!을 외치는 것 같은, 곱게 생긴 구루시마 휘하 스나이퍼의 등장이라거나 감독의 취향을 뭉뚱그려놓은 것 같은 안위의 역스나이핑은 넘어갑시다.
아니 화공선은 왜 등장한 건가? 그 장면을 보는 내내 이야기가 붕뜨는 느낌에 아주 괴로웠습니다. 진구 씨(군관 임준영 역;실존인물)나 이정현 씨(임준영의 처 정씨 역)가 그 장면을 위해 캐스팅 되었다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이정현 씨의 팬으로써 어딘지 불쾌하기 짝이 없는 상황입니다. 저건 빼버려도 이야기에 아무런 무리가 없을 것 같은데.
그러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전투가 끝난 후 이순신과 그 아들 이회의 대화를 통해 정유년 9월 16일의 일기 마지막 부분의 말, 이는 실로 천행이었다(此實天幸)을 언급하는 순간 무엇인가 이상하다 생각합니다. 천행(天幸), 하늘이 준 행운은 회오리인가 이순신을 돕기 위해 달려온 민초들인가. 그 전의 이야기도 떠오릅니다. 모두가 절망에 빠져 임금의 명을 핑계 삼아 전투를 회피하자고 말할 적에 아들과 대화를 나눌 때의 이순신의 말. 충(忠)은 백성을 향한 것이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다. 아, 이것이구나. 이것이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거구나.
덕분에 보기 좋게 꾸미기 위해 굳이 세키부네의 높이를 판옥선과 비슷하게 만들고 왜군들이 우르르 뛰어 올라와서 백병전을 벌이는 것이나 대장선에서 조총으로만 다섯이 죽어나간 것 같은 것이나 일본의 조총은 세계 제이이일!을 외치는 것 같은, 곱게 생긴 구루시마 휘하 스나이퍼의 등장이라거나 감독의 취향을 뭉뚱그려놓은 것 같은 안위의 역스나이핑은 넘어갑시다.
아니 화공선은 왜 등장한 건가? 그 장면을 보는 내내 이야기가 붕뜨는 느낌에 아주 괴로웠습니다. 진구 씨(군관 임준영 역;실존인물)나 이정현 씨(임준영의 처 정씨 역)가 그 장면을 위해 캐스팅 되었다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이정현 씨의 팬으로써 어딘지 불쾌하기 짝이 없는 상황입니다. 저건 빼버려도 이야기에 아무런 무리가 없을 것 같은데.
그러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전투가 끝난 후 이순신과 그 아들 이회의 대화를 통해 정유년 9월 16일의 일기 마지막 부분의 말, 이는 실로 천행이었다(此實天幸)을 언급하는 순간 무엇인가 이상하다 생각합니다. 천행(天幸), 하늘이 준 행운은 회오리인가 이순신을 돕기 위해 달려온 민초들인가. 그 전의 이야기도 떠오릅니다. 모두가 절망에 빠져 임금의 명을 핑계 삼아 전투를 회피하자고 말할 적에 아들과 대화를 나눌 때의 이순신의 말. 충(忠)은 백성을 향한 것이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다. 아, 이것이구나. 이것이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거구나.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그 나라를 지킬 군인이 있다. 그렇기에 군인이 지켜야 할 대상은 백성이며 그 백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니 그 백성들이 지지하지 않는다면 군인은 이길 수가 없노라.
작 중 이순신이 탄 대장선은 총 세 번의 위기를 맞이합니다. 화공선이 탄환이 떨어진 대장선을 향해 쇄도할 때, 해류가 회오리치는 곳에 딸려 들어가 모두 수장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구루시마가 총공격을 시도하여 대장선에 난입하는 왜군이 늘어만 갈 때.
화공선은 민준영과 그 부인 정씨의 도움으로 아군이 화포를 쏘아 터트려 해결합니다. 해류가 회오리치는 곳에서 배가 버티지 못하고 딸려 들어가 수장 당하게 생겼을 때에는 백성들이 자신들의 피난선으로 판옥선을 구조해냅니다. 마지막으로 구루시마의 총공격에 백병전이 가열차졌을 때에는 판옥선 아래에서 노를 젓던 격군들이 뛰어나와 전투에 가담함으로써 위기를 넘기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이순신의 뚝심에 영향을 받은 것이기도 하나 이 모든 것이 오로지 이순신의 힘만이 아니라 백성들의 지지와 그 힘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뒤로 물러나 있던 배들이 돌아오고 와카자카의 함대를 향해 조선군이 충파를 시도할 때, 피난민 중에서 배를 만들던 노인이 ‘구선이 돌아왔다!’를 외치면서 울먹입니다. 사실 오그라든다는 감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입니다만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이 장면이 또 다르게 보이는 겁니다. 말하자면 이러합니다. 거북선이 불타오르고 허물어질 때, 그것이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더라도 그것에 희망을 걸고 있었던 것은 이순신과 군인들, 민간인들 모두가 같았을 겁니다. 그 중에서도 자신이 만든 배로 왜군을 물리치길 바라던 그 노인에게 그 사고는 충격이었을 겁니다. 또한 자신이 만들었던 배가 불타버렸으니 자신이 한 것이 없었던 것 같은 이 전투에서 돌격하는 판옥선이 자신의 염원을 담고 달리는 모습에 그만 그 말이 튀어나오고야 말았던 것이겠지요. 사실 따지고보면 배를 만든 것도 민간인들이 참여하곤 했으니 위에서 언급한 ‘이 빛나는 전투의 결과’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공을 세운 것이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리고 그것은 전투가 끝나고 격군들끼리 나누는 대화에서 찾아볼 수가 있겠지요. ‘후손들이 우리가 이렇게 X 빠지게 고생한 걸 기억이나 할까?’하는 그 대화 말입니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그 나라를 지킬 군인이 있다. 그렇기에 군인이 지켜야 할 대상은 백성이며 그 백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니 그 백성들이 지지하지 않는다면 군인은 이길 수가 없노라.
작 중 이순신이 탄 대장선은 총 세 번의 위기를 맞이합니다. 화공선이 탄환이 떨어진 대장선을 향해 쇄도할 때, 해류가 회오리치는 곳에 딸려 들어가 모두 수장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구루시마가 총공격을 시도하여 대장선에 난입하는 왜군이 늘어만 갈 때.
화공선은 민준영과 그 부인 정씨의 도움으로 아군이 화포를 쏘아 터트려 해결합니다. 해류가 회오리치는 곳에서 배가 버티지 못하고 딸려 들어가 수장 당하게 생겼을 때에는 백성들이 자신들의 피난선으로 판옥선을 구조해냅니다. 마지막으로 구루시마의 총공격에 백병전이 가열차졌을 때에는 판옥선 아래에서 노를 젓던 격군들이 뛰어나와 전투에 가담함으로써 위기를 넘기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이순신의 뚝심에 영향을 받은 것이기도 하나 이 모든 것이 오로지 이순신의 힘만이 아니라 백성들의 지지와 그 힘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뒤로 물러나 있던 배들이 돌아오고 와카자카의 함대를 향해 조선군이 충파를 시도할 때, 피난민 중에서 배를 만들던 노인이 ‘구선이 돌아왔다!’를 외치면서 울먹입니다. 사실 오그라든다는 감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입니다만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이 장면이 또 다르게 보이는 겁니다. 말하자면 이러합니다. 거북선이 불타오르고 허물어질 때, 그것이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더라도 그것에 희망을 걸고 있었던 것은 이순신과 군인들, 민간인들 모두가 같았을 겁니다. 그 중에서도 자신이 만든 배로 왜군을 물리치길 바라던 그 노인에게 그 사고는 충격이었을 겁니다. 또한 자신이 만들었던 배가 불타버렸으니 자신이 한 것이 없었던 것 같은 이 전투에서 돌격하는 판옥선이 자신의 염원을 담고 달리는 모습에 그만 그 말이 튀어나오고야 말았던 것이겠지요. 사실 따지고보면 배를 만든 것도 민간인들이 참여하곤 했으니 위에서 언급한 ‘이 빛나는 전투의 결과’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공을 세운 것이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리고 그것은 전투가 끝나고 격군들끼리 나누는 대화에서 찾아볼 수가 있겠지요. ‘후손들이 우리가 이렇게 X 빠지게 고생한 걸 기억이나 할까?’하는 그 대화 말입니다.
아마도 김한민 감독은 명량의 주인공을 이순신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굳이 민간인을 집어넣고 일견 산만해 보이는 장면을 끼워 넣은 이유를 따지고 보니 명량의 기적과 같은 승리. 그 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모든 빛나던 승리까지. 이순신의 아들 이회의 ‘자기네들이 살아날 길만 바라는 백성’들이라는 평가와는 달리 승리에 일조한 모든 백성들을 주인공으로 삼고 이야기를 꾸몄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백성들의 도움을 부각시키고 싶었지만 그 뚝심과 의지가 너무나도 강력하여 스스로 빛나는 영웅을 소재로 한 감독의 필패할 수밖에 없는 싸움이 이 ‘명량’이라는 영화였다고.
가볍게 요약
1. 감독은 이순신이라는 빛나는 위인을 떠받쳐준 백성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2. 그래서 민간인들이 전투에 기여하는 장면을 굳이 집어넣었다.
3. 투자자들도 있고 이슈성도 그렇고 해서 충무공으로 광고했다.
4. 우리의 충무공(혹은 치트공)께서는 혼자서도 자체발광하는 블링블링한 슈퍼스타이셔서 감독의 의도는 덕분에 묻혀버렸다.
5. ?
6. Profit!
PS.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
: 투자자들 생각하지 말고 차라리 그 백성들에 한 번 포커스를 맞춰보지 그랬어. 하지만 당신은 소재를 잘못 선택했어. 너무나도 빛나는 태양 같은 사람을 소재로 삼아서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이 묻혀버렸다고.
PS2.
배설 : SNL 코리아의 그 게임가게 아저씨
송여종 : 추노의 조선비(프렌드 실드)
이 두 사람 때문에 몇몇 생각이 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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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3 04:49:17 (6638일째)
아이유는 귀엽구나!
아이유는 귀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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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kslinger환백 2,080 0 2009.02.28 |
댓글목록 5
노히트런님의 댓글
TZ님의 댓글
<div>우리쪽 정치가 옳고 적들의 정치가 그르다고 여기게 만들어야 이길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하더군요.</div>
<div> </div>
<div>뭐, 충무공 본인은 병법서의 가르침 이전부터 진심으로 백성들의 마음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있었겠지만요.</div>
기설님의 댓글
유운풍님의 댓글
남봉님의 댓글
<div> </div>
<div>그러니 누가 우선이다 라고 말하는것은 무의미 하다 생각합니다. 임란기 남해안에 이순신 없는 백성도 없고 백성없는 이순신도 없습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