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창작_네타] [조아라 노블레스/던전 디펜스] 최근 던전 디펜스에 대한 글이 많기에 감상문을 씁니다.
본문
요새 문넷 감상글 게시판에 ‘던전 디펜스’ 최신화에 대한 감상문들이 많이 올라오더군요. 그러나 해당 소설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이게 뭐지?” 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서 던전 디펜스에
대한 감상문을 남깁니다.
던전디펜스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던전물입니다. 보통의 던전물은 마왕이 지키고 있는 던전에 주인공이 쳐들어가고, 모험 끝에 보물이랑 마왕의 목을 따버리는 던전물이지요. 다만, 던전 디펜스는 그러한 클리셰를 약간 비틀어서 주인공이 던전을 공략하는 공략물이 아닌, 던전을 지키는 내용입니다. 비슷한 던전물인 ‘던전 마제스티’와도 비슷한 소재이지만, 두 소설은 서로 극과 극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우선, 주인공은 폐인이었습니다. 고시 준비한다며 자취방에서 ‘던전 어택’이라는 게임만 주구장창 파고 있는 폐인이죠. 다만 주인공의 근성은 보통이 아닌지라, 해당 게임에 대한 이해도만큼은
최정상으로 묘사됩니다. 심지어 게임 개발자보다도 높은 이해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주인공은
던전 어택이라는 게임에서 72위에서 1위에 이르는 모든 마왕의
목을 따버리죠. 게임 올 클리어입니다. 씹고 뜯고 즐기고, 한국인이 스타1을 우려먹듯이 해당 게임의 모든 요소를 파악하고 즐겼습니다.
주인공은
던전 어택의 공략 게시판에 모든 마왕을 해치우고 올 클리어했다는 글을 남겼지만, 평소 자신과 대립하던
인물과 키베를 뜹니다. 그리고 키베 결과 이겼습니다. 그런데
어머나? 방금전까지만 하더라도 키베져서 무지 빡쳤을 상대가 던전 어택의 후속작이 출시되면 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네요?
주인공은
좋다고 승낙하고 밖으로 발을 내딛자, 던전 어택의 제작사 트럭이 주인공을 덮칩니다.
환생트럭이었습니다.
주인공은
마왕이 되었습니다.
네, 주인공은 자신이 마왕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던전어택에서
등장했던 마왕입니다. 그것도 72위중 71위의 마왕입니다. 더더욱 구체적으로는, 나무꾼 출신의 모험가 F씨에게 비굴하게 머리숙일 정도로 약한 마왕입니다. 말이 좋아서 마왕이지, 듀토리얼에서 등장하는 마왕이랍니다.
사망 플래그 대단히
감사합니다.
아니, 농담이 아니라 주인공의 상태는 영 좋지 않습니다. 당장 주인공이
던전어택의 세계관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주인공은 시체무더기에 있었습니다. 보잘 것 없는 모험가들에게도 자신의 던전이 탈탈 털리고, 부상까지
입은 상태죠. 모험가들의 칼이 자신의 목을 겨눈 상태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지략만으로 그들을 패퇴시킵니다.
이렇게 엑스트라급
모험가에게도 눈물 콧물짜며 온갖 지략과 계책을 동원해야 하는 주인공이 이루어야 하는 목표는 세계 정복입니다. 가진
던전은 완전히 탈탈 털렸고, 무력은 쥐꼬리만도 못하고, 동료조차도
없는 주인공에게 세계정복을 하랍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차근차근 세계정복을 시작합니다. 무력이 아닌, 지략과
계책으로요.
‘던전
디펜스’와 ‘던전 마제스티’.
두 소설의 주인공은 모두 비참하게 시작했습니다. 마제스티의 주인공은 굼벵이었고, 디펜스는 돈도 동료도 무력도 없는 무능력 마왕이었으니까요. 두 작품
모두 던전을 지키고 운영하는 주제에 초첨을 맞추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마제스티의 주인공은 가진 무력으로도 충분히 위기를 타계할 수 있지만, 던전
디펜스는 불가능하거든요.
따라서
던전 디펜스의 주인공은 게임의 지식을 십분 활용합니다. 세계관의 역사와 앞으로 일어날 일, 그리고 등장인물에 대한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아군을 얻고, 미래의
정적을 정치적 수단으로 재기불능으로 만듭니다. 주인공이 겪게될 퀘스트들을 파괴하는 모습은 충격과 공포의
마왕이라고 부르기 모자람이 없습니다.
다만
이런 유형의 소설의 문제점은 간단합니다. 주인공이 미래에 대한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므로 “나 짱SSEEEEEEEE!” 라며 투명 드래곤마냥 울부짖거나, 등장인물들의 지적 능력을 심각하게 너프시켜 주인공을 띄워주는 것이지요.
문넷에서
던전 디펜스에 대한 감상문이 올라오는 이유는, 그러한 요소가 없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여전히 71위의 마왕답게 하찮은 무력을 지니고 있고, 보잘것 없는 던전의 소유자이며, 주인공을 적대한 인물들은 하나같이
쟁쟁합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처음 이 세계관에 떨어져서 눈물섞인 지략으로 패퇴시킨 모험가는 복수합니다. 현재 주인공의 무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숫자의 모험가를 대동하고, 주변
마을을 규합합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에게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입은 상인은 복수합니다. 주인공은
손도 댈 수 없을 만큼 높은 위치에 있는 마왕에게 주인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적대하게끔 만듭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며칠 밤을 새워서 만든 연설문을 듣고, 그
자리에서 연설문의 본질을 파악하며, 오히려 자신의 기회로 삼는 여왕도 있습니다. 주인공은 그녀를 보며 게임이었던 던전어택에서 마왕을 무찌른 것은 용사가 아니라 그녀였다며 감탄합니다.
이러한
유형의 소설에서 흔히 나타나는 등장인물들의 지적 능력 너프따위는 없습니다.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쟁쟁하죠. 같은 마왕 사이에서도 내분이 일어나며, 인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왕이 정적인 주인공을 제거하기 위해 인간과 손을 잡기도 합니다.
던전 디펜스에서는 인물
관계도가 서로의 이득이나 사상을 위해 유기적으로 변하며, 주인공은 그것들을 파악하고 날카롭게 찌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임으로 얻은 지식은 감초일 뿐, 가장 빛나는 것은 주인공의 그런 능력입니다.
만약 해당 소설을
읽지 않으셨다면 문넷의 해외팬픽 게시판에서 연재되고 있는 ‘성장기’라는
소설을 추천 드리겠습니다. 반대로, 던전 디펜스처럼 주변
인물의 지적 능력을 너프하지 않은 소설을 찾으시는 분께도 ‘성장기’를 추천 드리겠습니다.
조아라 노블레스에 이런 글이 많았다면 정말 행복했을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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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7
Metalwolf님의 댓글
<div>이런글이 많으면 정말로 행복할텐데요.</div>
용공이님의 댓글의 댓글
이히리히디히님의 댓글
<div>작중에서도 언급된것처럼 주인공이 조울증이 있다는건 아는데, 그게 모략을 실행하는 장면에서까지 드러나는 바람에 주인공이 모든걸 꿰뚫어보는 침착형 책사라는 느낌보다 광대같은 느낌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렇다고 정말로 모든 적들을 자기 손바닥 위에서 농락하는 먼치킨도 아니다보니 그런 느낌이 더 많이 들어요.</div>
<div>그래도 모사형 주인공을 어느정도 잘 살리는 수작인건 분명합니다. </div>
용공이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모사형 주인공을 다루려면 작가 자신의 역량이 모사형 주인공보다 높아야 하니까요..ㅠㅜㅠㅜ 그런 의미에서 던전 디펜스는 수작이죠</div>
이히리히디히님의 댓글의 댓글
초례님의 댓글의 댓글
라스트타임님의 댓글
<div>그거만 빼면 정말 재미있는 글입니다.</div>
덕군자님의 댓글의 댓글
시드엘님의 댓글의 댓글
odeng1004님의 댓글
용공이님의 댓글의 댓글
아키하모에님의 댓글
모사님의 댓글의 댓글
다나트님의 댓글의 댓글
치르코님의 댓글의 댓글
은빛설원님의 댓글
용공이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헷갈려서 다시 보려는데 엄두가 않나요..ㅜㅠ</div>
복돌이박멸님의 댓글
<div>던전 디펜스인데 던전 디펜스하는 내용이 거의 없어!!</div>
RainBow님의 댓글
스틸하트님의 댓글
<div>프롤로그에서 주인공이랑 말싸움벌였던 개발자가 '감히 폐인새끼가 내말에 토를 다네.'라는 마음으로 게임의 베타테스터가 되겠다는 동의서만 받고(...)</div>
<div>트럭으로 밀어버린다음 몸만 살려서 게임 클리어하라고 시킨거죠.</div>
<div>그나마 그것도 주인공 살아나면 귀찮아 지니까 튜토리얼용 마왕에 집어넣고 난이도도 불지옥 난이도로 해놓은 거고요.</div>
psyche님의 댓글의 댓글
<div>그 장면이 하도 쓰레기 같아서 이 소설을 드랍했었죠...<img src="/cheditor5/icons/em/em21.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루덴스님의 댓글의 댓글
pasta님의 댓글
psyche님의 댓글의 댓글
레이더님의 댓글
배드애플님의 댓글
슬레이드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