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늦게 써야지 한지가 한 2개월도 안 된거 같은데 또 늦장 부리다가 이제서야 리뷰를... 아이고.
1권 때는 이벤트에 당첨되지 못 했으나 사서 보았던 시리즈, [몇 살이 좋아?]의 2권입니다.

2권에 들어와서 눈에 띄는 변화는 패러디 요소가 줄어들고 스토리 진행에 힘을 실었다는 점입니다.
곳곳에 등장하는 패러디는 여전하지만(혹은 줄었지만) 이번 2권은 그 '패러디보다 이야기 진행이 더 재밌다.'로 평가하고 싶네요.

일단 1권에서 밝힌대로 22세 은하은 씨가 알던 미래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14세 귀요미의 아지랑이같은 연심이
본격적으로 네 사람의 관계를 조금씩 복잡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은하은 씨가 알던 역사에서 크게 빗겨나가게 되구요.
은하은 씨와 은하은 양이 알던 역사에서는 14세의 은하은을 통해 세나의 가장 큰 응어리를 녹이고 이에 자존감(?)을 되찾은 세나는 17세 은하은이 쌓던 벽을 부숴주면서 연인이 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회차에서 세나는 세나대로 14세 귀요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은하은 양은 은하은 양대로 벽의 강도와 허무는 시간이
견고하면서 더뎌지면서 쉬이 가까워지지 못하고 관객인 은하은 씨만 조바심에 속이 타들어갑니다. 겉으로는 태연을 가장하는게 연륜을
보여주지만??
아무리 세나의 마음의 시간은 14세 귀요미와 함께한 시절에 머물러도 결국 육체의 시간은 여고생 은하은 양과
함께하기에 세나는 1권에서보다 용기를 내어 은하은 양에게 다가가며 거리감을 줄이려 노력하고, 은하은 양은 질투의 대상이 어린
자신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상황이지만 이를 수용하고 계속 나아갑니다. 그에 대한 마음이 통했는지 라이벌인 귀요미 또한 각자의
시간대에 있는 세나와 하은이 어울리다고 생각하여 양보하게 되구요. 이번 2권의 절정이 이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알콩달콩 해지는 것은 흐뭇해지지만 문제는 다른곳에서 생겨나니 작중 시간대의 세나와 하은이 잘되는 것과 별개로 귀요미의 처신이 문제가 됩니다. 이것은 1권에서 예견된 사건이었지요.
본래대로라면 지금의 은하은 양처럼 14세의 하은이는 자신이 알던 세나의 달라진 모습을 보면서도 17세의 자신처럼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하지만 세나에 대한 감정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작중에서 언급하기로는 지금의 은하은 양을 포함해 3명의 하은이들은 그 노선을
밟아왔지요. 그런데 처음으로 귀요미가 이 전철을 깨버립니다. 아직 이런 상황이 없었기 때문에 귀요미가 돌아가고 나서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위기라면 위기인 역사의 왜곡이 스멀스멀 조성되지요. 여기에 대해 여고생 하은이는 자신과 같은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방관하지만 유부녀 하은이는 역사의 왜곡에 대한 염려와 아이러니하지만 그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세나와 결혼하는
유부녀가 되는 최중요 플래그임을 알기에 전전긍긍합니다. 그리고 이 갈등이 3권의 핵심이 될테지요.

분량으로 보자면 3권 즈음에 중요한 메인 스트림은 다 나올 것 같고 한 2권 정도 17세의 시간대에서 머무르며 생기는 그들의 재미난 일상을 다뤄서 완결내면 좋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