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을 찾아오는 인물들의 직업은 다양합니다. 고정 멤버인 게이마담, 스트리퍼 등을 제외하고도 

AV배우,
복서, 성매매 여성까지. 물론 거기에는 평범한
회사원이나 아르바이트생도 있습니다. 

그들이 한밤중에 식당의 문을 열고 들어와 좋아하는 음식을 주문하면
마스터는 묵묵히 요리를 합니다. 

왜냐면 이곳에는 차별이 없으니까. 당신이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는 관계없이, 그저 한밤중의 허기를
달래주는 장소니까.

소외 받는 인물들과 그들에게 보내는 작은 위로. 심야식당은 그것을 말하는 드라마입니다.

한국 심야식당은 우선 공간부터가 이질감이 듭니다. 일드에서 느껴지던 낡았지만 소박하고 따뜻한
이미지가 

사라지면서 오히려 인공적인 세련됨이 느껴지는 군요. 고급 스피커나 가지런히 놓인 야채와 투명그릇에
담긴 

파프리카 등이 이 공간을 작위적으로 만듭니다. 거기에 더해 고정멤버인 게임마담과 스트리퍼를 다른
평범한 

직업을 가진 인물들로 대신하면서 심야식당이 가지고 있는 본질까지 손상시키는 군요.

카메라가 인물을 잡는 구도는 또 어떤가요? 일드 1화(계란말이와 비엔나 소시지)와 한국판1화(가래떡과 김)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일드에서 카메라는 게이마담 코스즈와 주위의 인물들을 비춥니다. 서로 음식을 먹고 

맥주를 들이키는 와중에 가볍게 대화가 오갑니다.

“야쿠자한테 반하다니 코스즈 언니도 감이 둔해졌다니까.”

“그런 게 아니야. 사랑에 죽고 살고 하는 나이는
이미 한참 전에 졸업했어.”

딱히 힘을 주지도 않으면서 툭툭 내뱉는 대사가 인물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줍니다. 그에
반해 한드에서는 

인물을 클로즈업으로 잡고 잔뜩 힘을 준 대사를 내뱉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신파적이 느낌이
강해서 오히려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이런 것들이 PD가 말하는 한국적 정서라면 저랑은 안 맞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