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암살]은 볼거리가
많은 영화입니다. 극중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면모부터 시작해서 

1930년대의
경성, 상하이 등 그 당시의 공간을 꼼꼼하게 재연해냈습니다. 주요
액션 시퀀스와 

더불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작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동훈 감독 작품 치고는 아쉬운 점이 있네요. 전작
[도둑들]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대거 등장시키면서도 이야기의
진행이 매끄러웠던 점에 비해서 [암살]은 여기저기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원인 중 하나가 몇몇 인물들의 감정선이 잘 표현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극중에서 초반에는 작전에서 

심드렁하던 인물이 나중에는 자신의 목숨까지 내던지면서 맹렬하게 싸우는 장면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지현 씨를 더불어 주요 인물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으는 이야기 구조가 약간
억지스럽기도 하고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느껴지는 단점은 배우들의 연기가 다들 예전 작품에서
본 것 같다는 겁니다. 

결코 연기가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명배우들답게
모두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정재 씨가 

맡은 인물은 도둑들에서 본 듯한 모습이고, 조진웅 씨, 하정우 씨의 껄렁껄렁한 말투나 행동거지도 

어딘가 기시감이
느껴지는 군요. 그 외에도 악역들이 너무 전형적인 모습이라서 영화를 보고 난 후 이경영 씨 외에는 

얼굴도
잘 떠오르지 않을 정도입니다.

사실상 이 영화의 주인공인 전지현 씨는 상당히 인상적이더군요. 특히
마지막에 드레스를 입은 채 싸우는 모습은 

역시 전지현이다 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여성이 주인공인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드문 가운데에 이 정도의 

역할을 해냈다는 점 또한 높이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