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 [괴물의 아이]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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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을 담당했던 여성작가 오쿠데라 사토코가 빠져서일까? 볼거리가 늘어나고
판타지는 더욱 거대해졌지만 전작에서 결을 어루만지는 듯한 세심함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빠른 컷들을 이용한
액션씬들은 묵직하면서도 역동적이다. 하지만 큐타가 칼을 휘둘러 적을 쓰러뜨리는 모습보다 [썸머워즈]에서 켄지와 나츠키의 손가락이 겹치는 장면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 세계관은 팽창했지만 밀도는 오히려 줄어들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소다 마모루가 만든 세계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고개를 끄덕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늑대아이]의 얘기를 잠시
해보자. 아름다운 풍경이 넘쳐나는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이 끌리는 장면이 있다. 바로 하나가 남편의 죽음을 맞을 때 나오는 작은 친절이다. 늑대의
모습을 한 남편이 폐기차에 실려 가는 걸 보면서 하나는 빗속에서 무릎을 꿇고 운다. 그때 프레임 안으로
얼굴도 보이지 않고 대사도 없는 남자가 들어와 하나에게 우산을 씌어준다. 영화는 곧바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고 그 남자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여기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느꼈다고 하면 과장일까? 시골로 내려간 하나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힘든 싱글맘 생활을 헤쳐나가고 [썸머워즈]에서 나츠키는 전세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 세상을
구한다. 이처럼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언제나 사람과 사람의 관계, 거기서
이루어지는 인물의 성장과 변화를 그려왔다. 그리고 그 점은 [괴물의
아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엄마가 죽고 친척들에게서 도망쳐 나온 소년 큐타는 귀염성도 애교도 없다. 부모도
스승도 없이 자란 괴물 쿠마테츠는 혼자서 강해져 버린 탓에 어떤 식으로 큐타를 대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티격태격 하는 숫자만큼 두 명의 거리 또한 줄어든다. 스승과 제자라는 일방통행의 길이 아닌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쌍방향의 길을 택하면서 큐타와 쿠마테츠는 가족이 되어간다.
이번 작품이 전작만큼의 완성도를 보이지는 못했지만 생동감 넘치는 호소다 마모루의 세계와 인물들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의 다음 작품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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