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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물]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 때가 무르익었다.

본문

* 칼럼 형식으로 써서 문어체 입니다. 




86회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 시상 때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매커너히의 이름이 나왔을 때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심사위원단은 대체 뭘 봤단 말인가?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 마약에 취한 채 땅바닥을 기어갈 때의 디카프리오의 몸에 방출되던 에너지를 보지
못했단 말인가? 자신의 영혼까지 불사르듯 한 저 혼신의 연기를 보란 말이다!





생각해보면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항상 그랬다. “갱스 오브 뉴욕의 젊은 갱스터일 때도, “장고 :
분노의 추적자의 악덕 노예 상인일 때조차 에너지를 응축했다가 폭발하는 씬에서 그의 연기는
두드러졌다. 그런 점에서 레버넌트는 디카프리오의 에너지로 끌고 가는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수극이라는
단순한 서사를 가진 탓에 이야기의 구조가 흥미롭거나 입체적인 캐릭터가 나오지 않으며, 엠마누엘 루베즈키
촬영감독이 담아낸 광활한 자연풍경과 그 안에서 발버둥치는 주인공 휴 글래스에게 감정을 이입하는 일도 쉽지 않다.
애초에 레버넌트는 그런 관객의 이입 자체를
방해하는 촬영구조를 택했다. 영화 속 인물들의 숨결이 카메라 렌즈에 닿아 뿌연 성에를 일으킬 때 관객은
작품과 자신들의 사이에 놓여있는 철저한 벽을 시각적으로도 알게 된다. 이 순간 관객은 스크린 너머의
저 세계가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현실적이라는 인식과 그것을 온전한 제 3자의 눈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태도를
굳건히 한다. 만약 영화를 보고도 풍경 외의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면 작품과 관객 사이에 놓인
벽을 너무 견고하게 인식한 탓일지도 모른다.





이냐리투 감독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서사가 아니라 그 서사 속에서 꿈틀거리는 한 인간의 모습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휴 글래스를 보면서 어느 관객은 진이 다 빠지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에서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디카프리오의 얼굴에서 피로함과 비극을 넘어선 당당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면, 당신은 벽을 뚫고 전해진 이 배우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아낸 것이리라.



때가 무르익었다. 이제 디카프리오를 위대한 배우의 반열에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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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0

제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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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달,바의 매커너히 연기가 디카프리오보다 훨씬 더 나았다고 봅니다만... 그래도 이번엔 디카프리오가 수상 가능하겠더군요. 다니엘 루이스,숀 펜같은 연기귀신도 안나오고,제이미 폭스,매튜 맥커너히같은 갑자기 포텐 폭발한 배우라거나 포레스트 휘테커같은 히든카드도 안올라왔으니.



<div><br /></div>

<div>그리고 디카프리오야 이미 위대한 배우 반열 올랐죠. 알 파치노도 대부에선 같이 나온 드니로에게 밀리고, 라이벌격인 드니로가 스콜세지와 같이 걸작 찍어낼때 작품복이 없어서 주춤했지만 늘그막에 가서야 오스카 조연,주연 하나씩 수상했으니 디카프리오가 딱히 늦은 것도 아닙니다.</div>

행인69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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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영화가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가 더 좋기도 했고 디카프리오를 더 좋아하니 편견이 있을 겁니다.작년에도 에디 레드메인 보다는 스티브 카렐을 응원했고요

디카프리와 이미 위대한 배우라는 점에 동감합니다. 그냥 끝맺음 문장이 안떠올라서 아무거나 쓴거예요...

그리고 레버넌트에서 연기테크닉으로는 톰 하디가 더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Elysio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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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레버넌트를 보면서 이 영화가 말하려는 주제가 뭘까 하고 생각했더니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정말로요... 하지만 뭐 촬영기법이 그러하고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도 드는군요.

행인69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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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해석이 잘 안될 때는 평론가나 다른 사람의 글을 읽어보는 게 좋죠. 가장 간단히 읽을 수 있는 이동진 평론가의 글이나(http://m.blog.naver.com/lifeisntcool/220600067339) 씨네21에 있는 글들 추천합니다.

J.Slaughter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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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나 확신할수 있었습니다. 이영화 작품성을 떠나서 디카프리오 아니었으면 국내개봉 안했을겁니다.

행인69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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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후보로 오른 작품들은 소규모로나마 대부분 다 개봉합니다. 현재 개봉작들과 다음주 중으로 개봉할 작품들 중에도 후보에 오른 작품들이 다수 있습니다. 다만 멀티플렉스 라는 곳이 말이 멀티지 배급사 빵빵한 한국영화가 상영관을 다 잡아먹는 곳이니까요.

J.Slaughter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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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버드맨 재미있게 봤습니다. 근데 버드맨만 생각해봐도 아카데미에서 상받고 나서야 국내 개봉했습니다. 개인적입니다만 이영화는 버드맨보다 못해요. 버드맨이 우리나라에서 2주일 안되게 걸렸던걸로 기억하는데 이영화는 디카프리오 아니었으면 걸어주면 감사했을겁니다

닥터회색님의 댓글

수영영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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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디캐프리오를 연기하는 저스틴 비버가 남우주연상을 타는거죠(소근)

행인69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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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스틴 비버는 "이 영광을 저의 우상 디카프리오에게 돌립니다!" 라고 수상소감을 말하겠죠. 이때 카메라는 디카프리오의 경련하는 입술을 비추고.... 는 개뿔. 이번에는 무조건 디카프리오 형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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