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_네타] Stealth Inc 2 플레이 후기
2016.04.24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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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문넷에 올라온 정보를 보고 무료로 키를 얻은 게임을 몇 주 전에 설치해서 깨작깨작 플레이하고, 방금 전에 스토리의 끝을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스팀 라이브러리에서 배경으로 나오는 것을 슬쩍 보고 경영게임인가 착각하기도 했지만, 이 게임은 엄연한 퍼즐게임입니다.
정확한 이름은 Stealth Inc 2 : A Game of Clones. 한 3분 조사해본 바로는, 12년에 출시한 Stealth Bastard라는 게임을 리메이크한 것 같더군요.
게임은 Clobot인 주인공이 실험을 진행하던 도중 설비가 오작동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탈출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 뒤로 계속해서 실험실을 돌파하고 장비를 모아서 주인공을 달래려고 하거나 죽이려고 드는 악질 연구원에게 코리안 캔디를 먹여주고 탈출하는 것이 이 게임의 목적입니다.
전체적인 감상으로, 어드벤쳐형 퍼즐 게임으로서 굉장히 잘 짜여져있다고 하고 싶습니다.
이 게임은 PTI라는 회사 내부를 돌아다니는 어드벤처 모드와 실험실에서 퍼즐을 풀어내는 실험실 모드 두 가지가 있습니다(둘 다 임의로 붙인 이름입니다).
실험실 모드는 처음에는 맨손으로 돌파하지만, 챕터가 지날수록 새로운 가젯을 한 가지 들고서 '테스트'를 진행하게 되고, 그 챕터에서 스토리에 관련되는 8번까지의 실험실을 통과하면 그 가젯을 얻을 수 있는 형식입니다.
이렇게 얻은 장비는 어드벤처 모드에서 곳곳을 돌아다니는데에 요긴하게 쓰입니다. 오히려 얻은 직후에는 그 장비만을 써서 돌파하게 설계되어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스토리를 다 보는데에는 6×8=48개의 실험실을 통과해 5가지의 장비를 모으면 종료입니다.
챕터가 끝날 때마다 나오는 애니메이션이나, 실험실에서도 회사에서도 졸졸 쫒아다니면서 온갖 불평을 다 해대는 연구자의 벽글씨(아마 마이크로 말을 하는 걸 표현한 거라고 생각합니다)가 스토리를 보여주는 방식이고, 깨알 같은 재미이기도 합니다. 실험실을 통과해가는 동안 연구자가 말을 걸어온다는 패턴은 포탈에서 이미 봤지만, 벽보로 쓰여지는데다가 제가 죽을 때라던가 성곡적으로 퍼즐을 풀었을 때 반응을 보이는게 묘하게 재밌더군요.
또, 노하우가 쌓여있는 건지,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맵의 일부에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는 것으로 다음 챕터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는 등, 스토리텔링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플레이하는 내내 흥미진진했기 때문에, 한 번 잡으면 최소 4시간은 플레이할 정도였네요.
...저 플레이타임은 퍼즐을 푸는데에 고전해서 느려진 겁니다만.
그렇지만 스토리가 굉장하다고 해도 이걸로 끝나면 당연히 심심합니다.
-각 실험실에 갇혀있는 클론들의 구조
-회사 곳곳에 숨겨져있는 코스튬
-네트워크상에 등록되는 순위
-각 챕터마다 숨겨져있는 1~2개의 실험실
-숨겨져있는 6번째 장비
제가 파악한 것이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대략 이런 야리코미 요소들이 산재해있습니다. 같은 맵이라도 장비를 얻어가면서 다른 방법으로 빠르게 돌파할 수 있게 되거나, 장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거나 하는 것도 있긴 하고요.
맵은 한계가 있지만, 모든 맵을 충실하게 디자인하고, 한 번 지나간 곳은 비교적 편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하는 소소한 퍼즐도 있었습니다.
만약 회사 안을 전부 씹고 뜯어봤다면, 커뮤니티에서 제작한 실험실에 가보는 것도 좋겠네요. ..이건 이 게임만의 스테이터스는 아닙니다만.
아무튼, 내부에서 묘사된 인간이라곤 연구자와 실루엣만 나온 사장, 그리고 주인공을 비롯한 클로봇들뿐이고, 언급된 인간으로 Colin이 있긴 하지만 이쪽은 프롤로그격 애니메이션에만 살짝 초상화만 보였을 뿐이라...
스토리에 대해서 찾아보기 위해서 나무위키를 들어갔을 때에는 솔직히 당황했었습니다. 문서가 없다니 이게 무슨 소리요 세피로트 마님!
그래도 전부 플레이해보면서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는 대충 파악이 됐고(스토리 전체가 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주제도 클론들이 회사 문을 박차고 나가서 햇빛을 고글에 새기는 엔딩을 통해서 남는 부분 없이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부분은 연구자의 성품이네요. 글라도스가 실험지상주의에 츤+얀데레로 캐릭터성이 정립되었다고 한다면, 이쪽은 철저하게 위선적이고 이중잣대를 사용하고, 폭력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실험실을 통과하는 와중에 죽으면 엄청 즐거워하고, 자기복제 장비를 사용하는 5챕터의 어느 실험실에서는 아예 니가 벌이는 짓(자살쇼)이 참 예술 같다는 발언을 합니다. 그러면서 주인공이 돌파를 위해 로봇을 부수는 것을 보고 그런 끔찍한 일을 하다니, 폭력적이라고 매도하기도 합니다.
오프닝 영상에서 볼 수 있듯 실적에 굉장히 집착해서, 그걸 올리기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고 직접 자기 입으로 발언하기도 했고, 실제로 주인공을 회유하려들고, 인질을 잡아서 포기하게 만드려고 하고, Colin이 만든 안전 기준을 쌩까고 만든 실험실이라 미안하다면서 주인공을 속여서 적개심의 방향을 돌려놓아보려고 하는 등 갖은 짓거리를 다하고, 그래도 안 되니까 점점 히스테릭하게 떠벌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마 그 동안 이런 짓으로 회사에서 부동의 실적 1위를 지켜온 모양인데, 그걸 놓칠 위기니 초조한 거겠죠.
참고로, 이번에는 이 연구원이 2위, Colin이 1위입니다. 그것 때문에 멋대로 적개심을 품은 모양인데, 그러면서 엔딩에서 실험실에 갇히니 그에게 도와달라고 중얼거리는 것도 개그네요.
이래저래 엔딩까지 내내 피식거리게 만든 1등공신입니다. 고맙다, 이름 기억하기가 귀찮은 연구원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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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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