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물] [이벤트] 나는, 린 2권 - 죽은 김한얼을 산 린이 쫒아내었다
2016.07.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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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나는, 린' 이라는 작품은 사실 상당히 독특한 - 어떤 의미에서는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과거 '소드 아트 온라인' 이 일본 웹에서 연재될 때,
한국 출판사에서 미리 컨택해서 한국에서 먼저 발매하려 했다가 실패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시도가 성공했거든요. 아마 기억에는
아직까지도 일본에서 이 작품이 출시된 적은 없으니, 새로운 출판 문화의 개척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간략하게 작품 소개를 하겠습니다. 세노에 가즈히로는 고시엔을 목적으로 운동장에서 땀과 청춘을 흘리는 투수입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정신을 되찾고 보니, 그는 '가야사키 린' 이라는 이름의 가녀린 여고생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의 기억 속의 세상과 여러 모로 다른
낯선 일상에 떨어진 건 당연한 일이지요. 하지만 그런 상황에 처한 다음에도, 열혈 야구부 소년답게 야구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고,
'린' 으로서도 학교 체육대회에서 공을 던지는 것이 1권의 내용이고, 그리고 그 이후의 일상과 학교 생활에 대한 묘사를 담은 것이 2권입니다.
이 작품의 주된 소재는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ts, 러브코메디, 그리고 야구. 사실 오덕들에게 있어서 이런 소재는 이미 클리셰의 수준을
넘어서 글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게 만드는 고전적 요소입니다. 무수히 많은 작품들이 같은 소재를 끌어다 같은 이야기를 수백 차례 반복했고,
작가들의 창의력 역시 한계가 있기에 우리는 결국 같은 작품을 읽은 듯한 감상을 받고 말았지요. 예시를 들자면,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가
2004년에 출시된 이후로, 대다수의 패러디 작가들은 린이 아처를 소환하는 장면, 그리고 랜서와 처음 격돌하는 장면을 한 글자, 토씨 하나도
고치지 않고 그대로 복붙(...)하기를 반복했습니다. 때문에 처음에는 신선했던 반응도 이제 와선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지요. 그럼 이 작품의
의의는 무엇이냐? '나는 린'은 기존의 케케묵은 클리셰를 포기하고 전혀 색다른 장르적 재미를 추구하느냐?
아닙니다.(볼드)
이 작품의 의의는 신선한 전개가 아니라, 기존의 클리셰를 정확히, 아주 능숙하게 사용해서 작품의 진정한 묘미를 이끌어 낸다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다치 미츠루를 예시로 들고 싶습니다. 미유키, 터치, 러프, H2, 크로스 게임... 전부 클리셰로 점철된 자기복제의 극한에
다다른 작품들이지만, 그럼에도 분명 재미있었다-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겁니다. 클리셰를 부수기 위해 어설픈 3류적 전개로
점철된 참신한 작품보다, 분명히 이 다음 장면이 어떻게 연결될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음에도 능숙한 묘사와 자연스러운
캐릭터들간의 관계, 그리고 서술로 '라이트노벨' 이라는 장르적 재미만을 분명히 추구한 작품이, 저는 읽기에 더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훌륭한 작품입니다. ts 문학으로서도 훌륭하고, 성장+야구+청춘물로서도 훌륭하고, 학원 러브코메디로서도 훌륭합니다.
모든 것들이 잘 짜여진 톱니바퀴처럼 서로 단단하게 지탱해 주며 작품을 이끌어가고, 작가 역시 무리한 전개보다는 안정적인 분위기를 잘
이어가며 흐름을 유지합니다. 웬만한 조아라 ts소설보다 훨씬 질적으로 나은 작품이니 (이 장르를 싫어하시는 분들께도 일단 추천합니다)
저는 적극 권장합니다.
PS.
A: 우린 여기서 할 수 있는 게 없네.
B: 어딜 가도 마찬가지지.
A: 그런 소리 말게. 곧 다 잘 될 거니까.
B: 잘 된다고? 왜?
A: 자네 출판사 트위터 못 봤나?
B: 못 봤네.
A: 거기서 말하길 강철의 누이들이 올해에 나온다더군. 그게 무슨 뜻이겠나?
B: 여기서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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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sim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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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녀석이라서 미안해, 프린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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