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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물] [이벤트] 납골당의 어린 왕자는 인간을 꿈꾸는가?

본문

 충분히 발달한 과학 기술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   - 아서 C 클라크 


 어린 시절 과학의 날 같은 때에 미래세계를 상상한 그림을 그린 적 있습니까?


그때 상상했던 미래는 어떻습니까? 로봇이 육체적 노동을 대신하고, 인간은 

지적활동만을 즐기는 상상을 하지 않았습니까?



 과학의 발전은 상상에 불과했던 것을 하나, 둘 현실로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즐거운 순간을 기록하고 싶다는 상상은 카메라로, 환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상상은 영화로, 튀어나올 듯한 화면을 영상에 담고 싶다는 상상이 입체영상을

만들었습니다. 



 납골당의 어린 왕자는 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뇌에 가상의 자극을 주입할 수 

있는 기술. 가상현실이 상용화된 2040년의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주된 내용은 주인공인 한겨울이 가상현실게임 '멸망 이후'를 플레이

하는 것을 인터넷으로 방송하는 것입니다. 작중에서 그려지는 '멸망 이후'의 

모습은 극과극입니다. 미국은 강대국답게 감염변종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는

데에 성공한 소수의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시민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반면 시민과 피난민을 가르는 철조망 너머로는 피난민들의 힘겨운 

삶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미국에 체류하는 도중 질병으로 나라가

망하면서 이도저도 못하고 미국에 갇힌 이들. 그들을 보호해줄 나라가 사라지

면서 기존의 법은 유명무실해졌습니다. 힘이 곧 정의가 되어버린 땅. 그 속에서

누구보다도 올곧게 살아가려는 겨울의 모습은 '정녕 인간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하는 경외심마저 느껴집니다.



 이 소설의 개인방송은 현재 모 사이트의 인터넷 방송처럼 보면서 후원하거나 

감상을 남기는 것은 물론 가상현실이라는 점을 활용해서 등장인물과 감각을 

동기화시켜 마치 자신의 것 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기술이 발달

하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미래적인 가상현실 기술과

달리 틈틈이 묘사되는 작중의 현실은 지극히도, 마치 숨이 막힐 정도로 현실적

입니다.



 자식을 팔아 잇속을 채우는 부모. 대기업의 법을 무시하는 횡포. 말초적인 

쾌락을 원하는 개인방송 시청자들. 국민의 이익을 빼앗는 국회. 소외계층에 대한

무관심.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그리고 미래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았

으면 하고 바라는 일들이 소설속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면 왠지모르게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더욱이 작중에서 겨울을 둘러싼 현실은 더욱 나빠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주인공의 이름인 '겨울'은 자식에 대한 애정이 사라졌다는 점 뿐만 아니라 

주인공을 둘러싼 모진 환경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작중 게임에서 '세상 

사람들 모두가 힘든 이 시기를 인류의 겨울이라 부르고 싶다'는 대사를 보면 확실

하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마음을 삼키며 이 소설을 보는건 인간이라 부를 수

없게 된 상황에서도, 자신의 욕망대로 날뛰어도 아무런 제제가 없는 가상현실 속

에서도 누구보다도 인간답게, 올곧게 살아가는 겨울의 모습을 보며 아직 희망을

버릴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깊은 어둠이라 해도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사라집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힘든 겨울이라도 봄은 반드시 옵니다. 기나긴 겨울이 계속되어도, 눈보라가 몰아쳐 

괴롭히더라도,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기를 기다리며, 다음이 나오길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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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4 09:38:33 (6002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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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3

윈디워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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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인간답게 살아가려는 주인공의 모습이 정감이가는 소설이죠

Wimps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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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인간의 단면을 너무 잘나타낸거 같아서 소름돋는 소설...그에 대비해서 한겨울같은 어쩌면 가장 인간답고 인간답지않은 주인공덕분에 대비되서 더욱 와닿죠.</div>

<div><br /></div>

<div>마치 진짜로 좀비 아포칼립스가 터지면 일어날거만 같은 묘사에 돈이 아깝지않은 소설이죠.</div>

Ronia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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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빨리 다음 권이 나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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