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물_네타] [명군이 되어보세 2부] 대체역사물의 전분가루 되리라.
2018.03.1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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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뜬금없지만, MMORPG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그렇지만, MMORPG또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유저들의 스펙이 상향하면서 난이도는 하향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회사는 게임의 난이도를 높여서 계속해서 유저들을 게임에 붙들어 놓고 싶어합니다.
여기에 대한 해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새로운 적을 등장시키는 겁니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수명을 연장시키는 방법으로 쓰고 있는 것이죠.
두 번째는 기존의 적들을 상향시키는 겁니다. 패턴을 더 어렵게 한다든가, 적들의 능력치를 더 올린다던가 하는 식으로요.
세 번째는 유저들을 하향시키는 겁니다. 기존의 스킬, 아이템 등에 너프를 먹이는 식으로 유저들의 능력치 자체를 깎아버리는 식으로 난이도를 올리는 거죠.
이 중에서 유저들의 반발이 가장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세 번째 입니다. 물론 기존의 스킬, 아이템의 성능이 너무 좋아서 게임의 밸런스 자체가 위협받을 정도라면 하향시킬수 있지만, '게임이 너무 쉬우니 하향을 시키겠다'고 하면 열이면 열 다 반발할 게 뻔합니다. 사람의 심리라는 것은 주어진 것을 빼앗기게 되면 반발을 일으키게 됩니다. 플레이 하던 캐릭터의 성능이 낮아진다는데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죠.
이번에는 창작물 이야기로 돌아와서 히틀러 빙의물 세 편을 보겠습니다.
하나에서는 마침내 독일이 전쟁에서 승리합니다. 하지만 히틀러는 암살을 가장해서 은퇴하고, 그 뒤 혼란에 빠진 독일은 원래 역사의 독일 정도로 몰락합니다. 역사의 수정력인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세계정세는 원래 역사와 거의 비슷합니다. 이후 히틀러는 신분을 감춘 채 한국에서 남은 생을 살아갑니다.
하나에서는 히틀러가 전쟁광이 아닌 유럽의 수호자가 되어 활약합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속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그리고 문제의 그 작품에서는 독일이 종전을 이끌어 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주인공은 그 이후 얼마 되지도 않아서 암살당하고, 주인공이 한국을 지원해 준 덕분에 한국은 군부독재국가로 변하고 맙니다.
독자가 보는 소설의 주인공은 게임에서의 캐릭터와 어느 정도 통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게임 캐릭터와는 달리 직접 조종할 수는 없지만, 주인공의 시점에서 소설 속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한다는 것과, 주인공과의 일체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그런데 '내가 히틀러라니!' 에서도 그렇고, '명군이 되어보세!'에서도 그렇고, 이 작가의 작품 속 주인공들의 퇴장하는 모습은 마치 회사에서 '일 끝났으니 그만 나가보게'하면서 짐 싸들고 나가는 그런 정리해고 풍경과도 같아 보입니다. 전쟁이 무사히 끝났으니 주인공은 폭살. 해야 할 역할이 끝났으니 주인공은 끔살. 이렇게 해 놓고 독자들이 반발하자 '요즘 독자들은 사이다만 찾는다'는 식으로 말을 합니다.
"한민족 만만세"로 가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작가가 하기 나름에 따라 주인공이 하는 일이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글의 흐름을 싹 무시해 버리고 '용도가 끝난 주인공 끔살시키기'를 남발하지 말라는 겁니다. 다른 걸 떠나서 그런 글은 재미도 없고, 다음 화가 기다려 지지도 않습니다.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주인공은 돌연사할게 뻔한데 어디에서 재미를 찾아야 하나요.
작품을 통해 구구절절 변명을 늘어놓기는 했지만, 결론은 그겁니다. 주인공의 활약으로 조선이 발전해 버리면 원하는 스토리를 짤 수가 없으니 주인공을 계속 끔살시키고 주인공의 개혁을 후퇴시켜서 계속 하드 난이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죠.
이걸 가지고 '요즘 독자들은 사이다만 찾는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것은, 독자들이 왜 이러한 전개에 불만을 가지는지를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어쩌면 이해할 생각 자체가 아예 없는 거라고 봅니다. 사이다는 없어도 되니, 주인공에게 끔살이 아닌 제대로 된 결말을 내달라는 겁니다.
1부 이야기가 좀 길어졌지만, 2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1부에서의 결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지라 좀 길게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작가가 1부에서 주인공을 끔살시킨 덕분에 2부는 작가가 원하는 대로 배경설정이 되었습니다. 현실의 조선보다는 약간 상향을 받긴 했지만 1부에서 주인공이 시행했던 개혁들이 지속되지 못하고 중단된 덕분에 체감상 느껴지는 큰 상향은 없고, 소소한 상향은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발맞추어서 일본 측도 상향을 받습니다. 바로 오다 노부나가가 혼노지에서 안 죽고 생존한 겁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일본의 통일과 오다의 생존보고를 듣고 일본의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을 하지만 조정에서는 '그럴 리 없다'는 분위기여서 앞날이 걱정됩니다.
2부 내용을 보면서 1부에서의 주인공의 진짜 사인이 더 명확해 졌습니다. 만약 1부의 주인공이 끔살당하지 않고 계속 왕위에 있었다면 조선은 더욱 발전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하나의 방향성으로 굳어지면서, 조선의 발전을 가속하는 역할까지도 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작가가 원하는 구도를 만들 수 없으니 주인공을 해고시키고 조선의 발전을 하향시킨 겁니다.
사실상 주인공이 발버둥 치는 것들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 인증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발버둥 쳐 봐야 작가는 조선에게 눈에 띄는 상향을 주지도 않을 것이고, 작가가 원하는 때에 주인공은 가차 없이 퇴장시켜 버릴 테니까요. 개혁을 추진해 봤자 다음 생애로 가면 뒤로 후퇴해 있겠죠.
이건 고구마라는 말도 부족하고, 전분가루가 더 어울리는 말 같습니다. 마치 전분가루를 입에 가득 물고 있는 것 같은 답답함 말입니다. 목으로 넘길 수도 없는 메마름, 물로 헹궈내도 지워지지 않는 그 텁텁함, 이 글에 비유할 수 있는 명사가 바로 전분가루입니다.
개연성 있는 전개를 원하는 것이 그렇게 잘못된 것인지, 주인공에게 끔살이 아닌 제대로 된 결말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인지, 주인공이 무언가를 이뤄 내도 뜬금없이 리셋하고 하향시키는 일을 그만두라는 것이 '사이다패스'라고 불려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렇게 독자들을 무시하면서 작가가 하고 싶은대로만 끌고 가는 글이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글은 작가가 쓰는 것이고 어떻게 쓸 것인지는 작가가 전적으로 결정하는 것이지만, 다른 작품에서도 지적된 문제를 계속 반복하는 것은 독자가 아닌 작가에게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합니다.
대체역사물의 전분가루 같은 이 소설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주인공은 때가 되면 퇴장할 것이고, 상향이 거의 없는 하드 난이도 플레이는 계속될 것이고, 주인공이 한 업적들은 거의 무효화될 것이고, 이미 마음이 떠난 독자들이 다시 돌아올 일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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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8
덕군자님의 댓글
폐륜아님의 댓글
<div>뭐 주인공이 하드캐리하다 뜬금포로 죽고 조선 좃망할게 뻔한데 볼 필요야 없겠죠.</div>
빛난별이님의 댓글
치르코님의 댓글
항상여름님의 댓글
<div>미국이 참전하는 그 순간이 바로 독일 패전 확정일.</div>
<div>일제가 미국 죽빵 날린 순간이 평화협정하기에 좋은 날.</div>
<div>이겨도 미국이 너무 강력해서 어쩔 수 없이 세계의 주도권은 미국간다.</div>
<div>개념인 둘이서 힛총통과 무사장이 되어 열심히 노력했고 덕분에 희생자들의 숫자는 줄어들었다...그러나 그들의 결말은...이란 비극적 요소도 괜찮았죠.</div>
NaCN님의 댓글
퇴보하는거 자체는문제가 아니지만 그럴거면 주인공의 존재 자체가 별 필요 없죠.
딱히 존재가치가 없는 인물을 괴롭혀서 독자들에게 불쾌감만 준다는게 문제죠...
일부러 독자들 괴롭힐려고 저러는거에요 저 작가는.
노히트런님의 댓글
이쉬카펠님의 댓글
강민님의 댓글
크레리아님의 댓글
새누님의 댓글
동방하지마님의 댓글
<div>작가가 내정이라는거 쓸줄 모릅니다. 전쟁만 쓸줄알고 전쟁 끝났으면 주인공은 용도폐기되죠.</div>
<div>다음 전쟁을 위해서요. 내정이라는거 쓸줄도 모르지만 만약 쓰게 된다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거나 너무 시시해지니까</div>
<div>작가가 초자연적인 존재를 이용해서 자기만 아는 룰로 주인공을 중도폐기시키는거 아니겠습니까?</div>
<div>솔직히 말해서 1부 필요없었습니다. 아마 2부도 필요없을겁니다. 3부요? 그것도 필요가 없거나 없는게 더 나을걸요.</div>
<div>북한보다 지독한 전제군주정 속에서 니가 한 나비효과를 보라~ 이딴식으로 나오겠지요.</div>
<div>나비효과라는 미명 하에 작가의 매우 작위적인 밸런스패치가 이뤄지죠. </div>
동방하지마님의 댓글
<div>왜 독자들이 1부에서 했던거 2부에서 계속 반복해서 봐야 하는걸까요?</div>
<div>그냥 갓난아기부터 전생하다면 간단히 끝날 이야기를 가지고 즉위 15년차 임금에게 갑자기 빙의되서</div>
<div>1부에서 했던 이야기 또 하고 분량을 잡아먹는걸까요?</div>
<div>조금 읽어보면 주인공은 그냥 전쟁을 하기 위한 장치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걸 깨닫게 됩니다.</div>
아키하모에님의 댓글
<div><br />
<div>이번 2부는 저도 황당했지만 좋게 생각하자면 한명이 개혁한다고 조선이라는 국가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는게 자연스러운데, 한정된 수명으로는 그걸 다 관측하기 힘들어서 시대를 넘어가며 글을 썼다고 생각합니다. <span style="font-size: 9pt">다른 대체역사물 대부분이 주인공이 나라를 바꾸는 것까진 재미있다가도 주인공이 나이 먹으면 흥미가 떨어지는게 보통이었으니까요.</span></div></div>
<div>지금 2부를 읽어보면 조선 사회가 실제 역사와 점차 달라지고 있는게 보이는데 좀 더 자연스러운 변화를 주기위해 2부로 넘어간게 아닌가 싶네요.</div>
<div><br /></div>
<div>어쨌든 뜬금없이 갑자기 주인공 죽고 2부로 넘어간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는 건 이해하지만 <span style="font-size: 9pt">바로 윗 분 처럼 </span><span style="font-size: 9pt">별 이상한 헛소리 하는 사람도 있어서 좀 보기 안좋네요.</span></div>
<div>아무런 떡밥도 없이 갑자기 2부로 넘어간 건 분명한 작가님의 실수라고 보지만 아직은 좀 더 읽어보면서 기다릴만하다고 생각합니다</div>
이머징16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이건 다른 변명거리가 없이 작가가 보기에 주인공의 쓸모가 다했으니까 죽인 것일 뿐이에요. 여기까지는 작가의 재량이라고 칩시다. 그렇다면 최소한 주인공이 죽는 것에 대한 어떠한 개연성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작가는 여기에 대해서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그냥 천녀 핑계, 수명 핑계만 대면서 대충 넘어간 겁니다.</div>
<div><br /></div>
<div>1. 연산군으로 환생한 주인공은 나름대로 조선의 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벌인 여러 가지 무리수로 인해 반정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고, 결국 역사대로 반정이 일어나 유배지에서 죽는다.</div>
<div><br /></div>
<div>2. 연산군으로 환생한 주인공은 나름대로 조선의 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갑자기 하늘에서 UFO가 추락하는 바람에 주인공은 죽고 만다.</div>
<div><br /></div>
<div>짧은 문장이긴 하지만 누가 봐도 1 쪽이 더 자연스러운 변화 아닌가요?</div>
<div><br /></div>
<div>환생 자체가 문제인건 아닙니다. 명백하게 작가가 개입해서 글의 흐름을 뒤틀어놓고, 기껏 추진해 오던 개혁들을 작가가 개입해서 거진 다 무효화 시켜놓고 독자들이 항의하니 앞에서는 죄송합니다 사과해 놓고 자기 블로그에서는 '요즘 독자들은 사이다만 찾는다'는 식으로 써 놓는게 문제죠.</div>
<div><br /></div>
<div>연산군이 죽고, 연산군이 추진하던 개혁들이 후퇴하는 등의 일들이 작중 흐름에 맞게 이루어 졌다면 이렇게 장문으로 비판할 일도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건 주인공이 뭘 좀 하려고 하니까 작가가 작중에 강제로 개입해서 죽이고, 개혁을 무효화 시킨 거잖아요. 고구마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입에다가 생고구마를 강제로 밀어넣은 겁니다.</div>
<div><br /></div>
<div>한 번 실수는 실수지만 두 번 실수는 실수가 아니라 고의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히틀러라니!'때에도 그렇고, 제대로 된 결말은 내지도 않고 용도가 끝난 주인공을 순살시켜버리는 식으로 이야기를 처리하는 건 그냥 작가의 편의만 생각하지, 독자의 관점은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 때에도 많은 비판이 있었는데 그와 비슷한 전개를 또 한다는 것은 앞으로도 고칠 생각이 없다는 거죠.</div>
<div><br /></div>
<div>이런 식으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 전개로 갈 거라면 앞으로도 기다릴 건 아무것도 없다고 봅니다. 맥락이건 개연성이건 다 무시하고 작가가 갈아엎어버릴 수 있는 소설에서, 다음 전개가 다 정해져 있는 소설에서 독자는 뭘 기다려야 하나요. 임진왜란(에 해당하는 일본과의 전쟁)이야 이기겠죠. 그런데 그러면 뭐합니까. 3부 고종으로 넘어가면 또 역사에서처럼 굴러다녀야 하는데요.</div>
<div><br /></div>
<div>독자 탓 사이다 탓만 하지 말고, 독자들이 뭐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걸 지적하는지를 보고 다음 번에 글을 슬 때에는 수정하고 나아지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전작에서 했던 짓을 반복하면서 독자 탓, 사이다 탓, 국뽕 탓만 하고 있으니... 이 작가는 다음이건 다다음이건 기대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div>
아키하모에님의 댓글의 댓글
bot18243님의 댓글의 댓글
히무라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