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_네타] [펭귄 하이웨이/데스 위시] (네타주의) 오랜만에 영화 재밌게 감상하고 왔습니다. 후기입니다.
2018.10.20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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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펭귄 하이웨이
-한줄감상 : 감상 전 본 후기들은 저에겐 모두 거짓말로 느껴질 만한 재미였습니다.
데스위시
-한줄감상 : 뻔한 스토리전개지만 팝콘무비로 휴일에 혼자 보기 딱 좋은 영화입니다.
[펭귄 하이웨이] 매우 긴 긴줄 감상
- 저는 원래 영화를 보기 전에 후기들을 찾아보곤 합니다. 지뢰작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1/3, 신파극이나 끝맛이 쓰거나 우울한 영화를 보면 길게는 일주일동안 그 기분이 이어지기 때문에 피하고 싶은 마음이 1/3, 좀 더 재밌게 보고 싶은 마음이 1/3이라 꼭 찾아본 다음에 봅니다.
그리고 기분 좋은 배신감을 느끼며 재밌게 감상하고 극장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느낀 장점을 나열해보겠습니다.
1. 영상미 : 펭귄은 귀엽다 / 그림체가 동화같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환상적이고 동화같아서 기분 좋았다 / 물의 표현이 다체롭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화사하고 청량합니다. 살짝 동화같은 느낌도 나고.. 사실 일본에서 나온 애니들 중에 토토로나 행방불명 같은 건 일본작품 특유의 그 괴기적이고 요괴같은 분위기는 제 취향이 아닙니다. 비유하자면 썸머워즈나 최근에 나온 너의 이름은 같이 깔금하면서도 유려해서 귀엽거나 아름다운, 눈이 즐겁고 마음이 편한 분위기가 취향이고 그런 작품을 봐야 나중에 다시 떠올려도 행복하니까요. 그리고 펭귄 하이웨이도 그렇습니다. 시종 발랄하고 소년기의 풋풋하고 달콤한 첫사랑을, 항상 밝고 명랑하며 찬란하기만 할 것 같은 미래를 반짝반짝하고 말랑말랑한 영상미로 잘 구현했습니다.
스토리 진행에 따라 드러난 비밀, 판타지(또는 SF) 답게 '세계의 밖' 또는 '세계의 구멍'으로 표현된 '바다'로 누나와 함께 진입했을 때 배경으로 스쳐지나가는 뒤죽박죽 세계도 하나의 볼거리입니다. 물론 이미 광고로 유명한 콜라캔=>펭귄 씬도 눈여겨볼만하죠.
2. 설정 : 설덕에겐 비추 / 그렇지만 빈틈이 많아서 얕게 이런저런 상상으로 구멍을 매꾸며 즐기기엔 좋다 / 이쯤에서 제시해보는 누나 정령설
타입문 넷이니까 페이트(같은 느낌)으로 상상해봤습니다. 나중에 드러나지만, 펭귄처럼 사실 '누나'도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바다'라고 불린 물방울은 사실 알고보면 세계에 난 구멍. 그리고 '누나'가 펭귄을 만들어내는 것은 그 구멍을 매꾸기 위한, 일종의 '수리(자가회복)'였죠. '누나'가 소년이 사는 마을로 실제로 들어와 활동한 건 펭귄들이 마을에 막 출몰하기 시작한 시점 혹은 그 직전으로 보이고, 이전의 과거는 모순을 막기위한 세계의 억지력(혹은 의지)의 영향입니다. 다만 소년의 누나에 대한 사랑이나, 누나가 주인공을 이름으로 안 부르고 '소년'이라 부른다는 점, 평범할뿐인 소년이 주인공으로 선택되었다는 점 등등을 고려하면 누나라는 개체를 세계가 탄생시킬 때 그 쐐기를 소년으로 선택한 게 아닐까 합니다. 한마디로 '누나'는 소년의 이상형으로 빚어진 존재인거죠. 외계인이 소년의 이상형의 탈을 쓰고 활동했다는게 아니라, 세계에 뚫린 구멍에서 흘러나온 마력이 소년과 만나 반응을 일으키고, 세계가 다시 복원되려는 힘과 여러가지 기적이 맞물리면서 태어난 정령이 '누나'라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년은 당연히 누나에게 끌릴 수 밖에 없고, 반대로 누나도 그렇기에 소년에게 수수께끼라는 말로 자신의 비밀을 드러내고 소년의 주위를 맴돌았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전개에서 누나가 보여주는, 처음과 다른 뭔가 알고 있는 듯한 행동들도 그래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3. 사랑 이야기 : 신파가 아니라 좋다 / 아련함과 아릿함보다는 풋풋함과 달콤함 / 쓸쓸한 헤어짐이 아닌 미래를 기약하는 소년의 다짐이 멋지다
첫사랑 이야기래서 사실 많이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아릿한 첫사랑의 기억, 같은 그런 거 없습니다. 끝나고 출구 나오면서 찝찝하거나 꿀꿀한 기분 없이 기분 좋게 나왔습니다. 말 그대로 환상적인 그녀(사람이 아닙니다.)와 깔끔하게 헤어지면서, 소년(주인공)의 성장과 나중의 만남을 기약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마무리의 분위기도 허망함이나 잃은 슬픔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처럼 영화 첫 장면의 시작을 그대로 가져다 쓰죠. (없겠지만) 만약 후속작이 시리즈처럼 이어진다면, 그 땐 청년이 되어버린 소년이 누나를 찾아 세계의 밖을 탐험하는 이야기가 되어도 재밌을 것 같네요.
4. 가슴논란 : 가슴은 거들뿐 / 모성애의 상징처럼 첫사랑의 상징으로 선택된 것일 뿐
가슴가슴 하는 후기들이 많은데, 그런 얘기를 듣고 나서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모에라거나 성적으로 부각되는 그런 건 못 느꼈습니다. 물론 펙트로 하나하나 따진다면 영상 타임 내에 가슴이 많이 나온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건 '누나'라는 캐릭터가 그만큼 이 작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니까 그건 어쩔 수 없는 겁니다. 가슴빼고 머리만 달랑 나오면 그건 개그 아니면 호러죠. 등장하니까 같이 화면에 나오는 거지, 가슴만 딱 조명하는 장면은 거의 없었습니다. 생각나는 건 한 두 장면, 그것도 조숙한 척 하는 똑똑한 '소년(주인공)'의 아직은 알지 못하는 자신의 감정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로 생각됬습니다.
'모성애'를 드러내는 장치로 예술쪽에서 흔히 어머니가 아기를 가슴에 품고 젖먹이는 장면을 쓰는 것처럼 사랑이라기 보단 막연한 사춘기 이전 소년의 첫사랑 누나에 대한 동경을 노골적이라기보단 은연중에 드러내는거죠. 말하자면,
'왜 나는 누나가 신경쓰이는 걸까. 혹시 저 가슴때문일까. 누나의 가슴을 보니 가슴이 뛰는 것 같기도 해. 근데 엄마의 가슴을 볼 때랑은 다른데? 저 가슴에 뭔가 비밀이 있는 걸까.'
실제로 잠깐 스쳐지나가는 소년의 실험기록에 보면 누나의 가슴(이 가진 특별함)을 재현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입니다.(밥그릇은 실패라네요.) 소년이 누나에 대한 사랑이 막연하고 추상적인 동경 정도에 머물고 있다는 건 작품 곳곳에서 느껴지죠. 가슴에 남자의 꿈과 로망과 여러가지가 담겨있다는 말은 저도 알지만, 너무 거기에 신경쓰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5. 스토리 : 첫사랑 이야기에 SF/판타지/동화 조미료를 넣어 신선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이야기 자체만 보면 진부할수도.
이건 뭐라 할말이 없네요. 아무리 좋은 가수들의 노래도 따지고보면 사랑노래일뿐이라 치부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이야기도 어찌보면 진부하고 흔한 이야기일뿐입니다. 그렇지만 캐릭터와 영상미가 어우러지고 거기에 펭귄의 귀여움을 엮고보니 재밌는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감상 포인트는, 너무 따지려들거나 메시지를 찾으려하지말고 있는 그대로 보고 즐길 것!
[데스 위시] 조금 긴 줄 감상
-롯데시네마랑 CGV 중에 한 곳에서만 상영을, 그것도 하루에 단 몇 번만 하는 작품이라 주인공이 브루스 윌리스고 영화 소개가 누가봐도 팝콘무비가 아니었으면 못 봤을지도 모르는 영화였습니다.
1. 스토리 : 뻔한 전개. 뻔한 악역. 뻔한 반전. 뻔한 결말. 감초같은 조연.
음...네이버에 영화 제목치면 나오는 영화 소개글이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그냥 딱 그 내용이에요. 다만 보통 복수물에서 '사실 나쁜 놈은 저xx인데 왜 복수하려는 주인공만 죽어라 쫒아다니는 거냐 저 경찰(공권력)은...!'하고 느끼던 아쉬움을 조금은 풀어주는 경찰 캐릭터에게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영화 보기 전 검색한 후기에 츤데레 경관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가 했는데... 매력적인 조연입니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총기점의 점원 아가씨도 기억에 남네요. 용팔이랑은 급이 다른 점원 아가씨의 무시무시한 판매력...! 총을 정말 좋아하고 총 파는 게 천직인 것 같은 캐릭터였습니다.
2. 총기금지 vs 총기자유화 : 반대인지 찬성인지, 영화 감독의 속내는 오리무중 / 그렇지만 이 영화는 킬링타임용 팝콘무비입니다.
영화 스토리라인은 위에서도 말했듯 단순합니다. 영화 내에선 총기사고의 피해를 끊임없이 이야기하죠. 그렇지만 결국 주인공의 억울함을 풀어준 건 개인의 총기였습니다.(주인공 몸싸움 지지리도 못하는 것도 나옵니다..) 반대로 주인공의 가족을 잃게 만든 것도 총이었죠.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좋게 말해선 중도를, 나쁘게 말하면 이도저도 아닌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마음편하게 머리를 비우고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나쁜 놈들 다 쏴죽이는 건 시원스러웠습니다.
3. 처절한 복수극? : 분명 진지하기는 한데....
애초에 킬링타임, 팝콘무비를 기대하고 들어갔고, 주인공도 브루스윌리스에 총 빵야빵야하는 영화라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인지... 별로 처절하다거나 복수극 특유의 어둑어둑하고 가라앉는 것 같은 어두움 같은 건 못 느꼈습니다. 그런 장면이 없는 건 아니지만 우린 이미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잘 알고 있죠. 나쁜 놈들은 모조리 죽을 것이다! 아, 그런데 잔인한 장면이 하나쯤 있기는 합니다. 피도 좀 많이 나오고... 그렇지만 딱 그정도. 누구 말마따나 B급 감성이 좀 묻어납니다. 살짝 옛날 영화 느낌도 나고요.
결론 : 펭귄 하위에이, 데스 위시 둘 다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가를 즐기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심심풀이 땅콩 같은 혹은 마음 편하게 머리 안쓰고 볼 만한 영화를 찾으신다면 이 두 영화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저는 돈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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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3
Cthulhu2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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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그런데도 저한테는 소년과 누나의 다음을 약속하는 이별이 어딘가 아련하게 남았습니다. 제 스스로도 이 아련함이 어디에서 흘러나오는 건지 모르겠네요. 이유는 여러가지 떠오르지만, 어느 게 정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기약없는 이<span style="font-size: 9pt">별 </span><span style="font-size: 9pt">그 자체가 아쉬웠던 걸 수도 있겠고, 환상처럼 사라진 누나에게서 크레용신짱 극장판의 어느 히로인이나 그외 다른 작품의 캐릭터들이 맞이한 결말을 연상한 걸 수도 있죠.</span></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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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아무튼 이상하게 여운이 남기는 했어도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소년의 성장이라는 진부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기대치보다 훌륭하고 영상미도 좋아서 재밌었네요.</div></div>
크엘님의 댓글의 댓글
새누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