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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창작] 내청춘 팬픽 만약 그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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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정주행하면서 읽게 된 팬픽입니다만...




엔딩에 대해서 댓글란에 말이 많더군요. 대체로 혹평이던데.









저는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작품, 그렇달까 제가 아는 모든 작품에서, 등장인물이 가지는 세계는 점차 넓어집니다.



외톨이는 어떤 묘사로 포장되어있든 남들보다 아파하는 사람이고, 주변 인물들이 그를 도와 많은 인간관계를 쌓는 것은 미덕입니다.



정신학적으로도 아픔을 치료하는 것이니 옳고, 작품의 재미를 위해서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많은 것이 당연히 좋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성장의 방향성과도 일치합니다.



외톨이가 있다면, 그는 많은 사람과 서로 알게 되어 새롭게 거듭나야합니다.







맞는 말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항상 맞는 말도 아니죠.



작품의 구조면에서 따져보자면, 기본적으로 어떤 상태인 주인공이 있으며, 작품은 주인공에게 어떤 자극이 발생해 상태가 변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전개됩니다.



내청춘이라면 하라츠카 선생님에 의해 아싸인 하치만이 봉사부에 입부하는 것이 최초의 자극이고, 본편 전개는 이어지는 자극입니다.



분명 하치만은 성장합니다. 비뚤어진 방법이나마 자기 나름대로 주변 사람들을 신경써주고,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 있는 아픔들은요?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도 있지만, 솔직히 다들 아픈거 싫어하잖아요. 저 말 한 번도 욕 안 해본 사람은 제가 아는 사람 중에는 없습니다.



애초에 아픈 게 싫으니까 달아났는데, 너의 성장을 위해서라면서 아픔을 주면 누가 좋아합니까.



저는 싫습니다. 편한 길만 간 끝에 나락이 있다고 말린다고 해도, 저 너머에 천국이 펼쳐진 가시밭길을 걷는 과정을 견딜 수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작품의 전개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는 해도, 변화를 거부하는 주인공에게 갖은 수를 써서 변화하게 만드는 전개를 저는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제 얕은 정신과 지식으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아는대로면, (외톨이가 과연 비정상적인 상태, 즉 환자인지는 제쳐두고) 환자를 치료하는 것에 있어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프지 않다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아프지 않으니 해보자에서 시작해 공포스러운 기억을 완화하고, 그 후에 좋은 일도 있으니 조금 아픈 건 괜찮다는 식으로 이끌어야겠죠.



작품 세계니까 케어는 들어가지만, 저런 아픔과 압박을 계속 받다보면 주변 인물들이 어떻게 해보기도 전에 파탄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팬픽 본편의 내용은 어떤 관계도 가지지 않은 하치만을 그렸습니다.



마지막에 좀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 묘사를 작가가 넣었습니다만, 그 하치만은 찬란한 행복을 손에 넣지는 못했더라도 적어도 불행하고 아프지는 않았을 겁니다.



물론 무의식중에 자신의 가능성을 점쳐보며 자신도 모르게 가슴앓이를 할 수도 있지만,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봉사부에 들어가지 않으면 행복은 없는 것처럼 써놨다고 하는 댓글을 봤지만, 내청춘 팬픽으로서 완전한 외톨이를 그리는 데에 있어서 그가 없는 봉사부를 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관계를 가지려하지 않는 외톨이가 누군가의 사정에 기웃거릴 일도 없는 거고요.



'다른 행복'이 보여지지 않은 건 확실히 아쉽습니다만, 세상은 생각보다 외톨이도 살아갈 수 있고, 세상은 생각보다 한 사람 없어도 어떻게든 굴러갑니다.



에레보스 말을 인용합니다만, 한 사람이 다 어떻게든 한다는 건 오만입니다. 하치만이 없어도 세상은 굴러갔을겁니다. 좋든 나쁘든. 그 좋고 나쁨의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고요.



하치만이 없었어도 사건은 해결되든 해소되든 다른 문제로 덤핑되든 합니다. 항상 최선의 해결책만 골라야 세상이 굴러가는 것은 아니고, 하치만의 희생을 통한 해결도 결코 최선은 아닙니다.



하치만이 없으니 아싸에 의한 해결책을 기대할 일도 없고, 분명 다른 해결책이 나오겠죠. 어쩌면 원작다운 성장이 없는 해결일지도 모르지만 묘사되지 않았으니 모릅니다.



어쨌거나 모르는 사람의 일은 기본적으로 알 바 아니니까요. 지구 반대편은 커녕 아랫집에 누가 있는지 사고라도 나기 전엔 관심 가지지 않는 것처럼.









중간부터는 제대로 썼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본편의 하치만이 결코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진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뭐, 그렇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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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7

키바Emperor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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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원작전개로 가지 않으면, 하치만이 봉사부로 가지않으면 무조건 불행하다고 하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죠.

자안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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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불행하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팬픽의 내용이 그 방향으로 몰아가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라서.

<div>적어도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거란게 제 의견이죠. 작가가 깔아놓은대로 후회해볼 기회조차 못 얻은게 불행한거 아니냐고 하면 저리 적어놨으니 할 말이 또 없지만.</div>

dntmdgksms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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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전까진 꽤 괜찮았던 내용의 글이었죠. 괜히 니미야님이 마지막 번역을 안 한 이유가 이해가 가더군요....<br />

별들의바다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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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엔딩이 어떻게 났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아니면 원본주소라도 부탁드립니다. 다들 혹평이지만 궁금해서 한번 보고싶네요.

dntmdgksms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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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https://syosetu.org/novel/125046/6.html</div>

<div><br /></div>

<div>원본주소입니다. 제 입장에선 후기가 영 그랬습니다.<br /></div>

자안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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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사족인 내용이길래 그런가요? 저도 궁금하네요.

dntmdgksms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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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https://syosetu.org/novel/125046/6.html</div>

<div><br /></div>원본주소입니다. 사족이라기 보단 답을 정해놓고 썼다는 기분밖에 안들더군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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