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제목을 보면  흔히 단편등의 형식으로 짧게 몇편  치고나오다 마는 

디시대역갤의 흔한  코미컬한  물건을 연상하기가 쉬운데,

초반에는 분명 그런 모습이 없지 않았고 지금도 간간히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있긴 하지만

이 작품의 기반에는 생각보다 상당한 내공의 흔적이 엿보입니다.


일단 등장인물들의 대화가  제대로  먹물먹은 양반들과 왕실 인사들의 구어체 대화로 진행된다는점이 좋습니다.

흔히  대체역사물을 보다보면   작가가 나름 기발하고 약맛나는 발상을 떠올리기는 했지만

필력과 지식의 한계로  나이지긋한  조선시대 등장인물들이 현대말투로  무식한 대화를 주고받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신분과 위치와 나이에  너무 안어울리는 대화가 튀어나와서,  애써 눈감아주고 넘어가려해도 그렇게 내버려두질 않을정도.

뭐 그런것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보다보면 아무래도  좀 위화감이 든단 말이죠.


그런면에서  이 작품 보다가 놀랐던게,  작중에서  세자로 나오는 문종이 아직 젊을때의 한명회를 손바닥위에 놓고 굴리면서

 일을 시켜먹은뒤에  세종과  대화중에  한명회의 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맹자를 인용하는데

그 문자 쓰는대목이  실로 자연스러워서   문종과 세종의 대사에서 짙은 먹향이 풍기더라 이겁니다.



거기다  작중에 나온  세종때 조선의  모습이라던가  당시의 문제들과 사회상,  추진했던 정책과 실패한 원인들 등등...

시작은  비록 디시 대역갤의 개그성 네타글로 시작했을지 몰라도

작가분이  이 글을 쓰기 위해  쏟은 고심과 취재에 쏟은 정성이  제대로 느껴졌습니다.

지금 문피아에서 무료연재중이긴 한데

솔직히 이정도면 돈받고 연재해야 하는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