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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장문] 호프집에서 주말마다 일해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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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의 아버지(게다가 아버지 친구분)께서 오픈하셔서 주말마다 가서 도왔습니다.



그 이유는 저나 저희 부모님께서 자영업을 하게 될 경우 어떨지 해서 가서 해봤죠.



대략 5~6개월 되나요?



일해본 감상입니다.



자영업자로서 일하기 힘든 점만 나열하겠습니다.





제가 주방에서 일할 수는 없고 홀에서 알바애들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1. 제일 중요한 것은 민증검사.

: 민증검사는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나이가 많아 보임에도 불구하고 검사하면

  00년생이기도 합니다. 

  민증을 검사해도 나중에 오는 사람들을 검사 안 하면 큰 일납니다. 그렇게 해서 저 건너편 술집은

  몇 개월 간 쉬게 되었죠.

  지금은 아예 주민등록증 위조 스티커도 팔더군요.

  민증검사 장치가 있는데 그것은 민증 자체가 있어야 검사가 가능하니 검사를 못 할 경우 

  실제 미성년자가 아니라도 내보낼 수 밖에 없는데 그때 가끔씩 욕 먹죠.

  00년생이라고 하는데 민증 없이 와서 술 마시겠다고 버티지만 당연히 내보내야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어린 청년들이 민증도 없이 술을 마시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가 안가요.



2. 손님의 억지.

술을 먹어서 자제력이 없어진 것도 있고 술 먹기 전부터 억지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 분명 A를 주문했고 A를 확인하고 A를 갖다주면 맛을 본다음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자기가 B를 주문했다고 주장.

: 2만원치를 먹고 2만원 서비스 요구. 

: 일부러 음식에 자기 머리카락이나 옷 실을 떨어뜨려 놓고 돈 안 내놓겠다고 하는것.

: 만원짜리 음식 시켜놓고 퀄리티는 5만원짜리 음식을 요구...

: 그 외 말을 하기 힘든 행동들. 경찰까지 불러본 경험이 있습니다.



3. 알바나 직원과의 마찰

물론 알바나 직원들중 좋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알고보면 이 집에서 꾸준히 일하고 성실한 사람이 있지만

그게 아닌 경우도 있죠.



주휴수당: 주휴수당이란 약속한 일수와 주15시간을 넘게 일하는 사람에게 주는 수당입니다.

             바꿔말하자면 약속한 일수를 안 채우면 안 주는 거죠.

             한 명의 알바가 주휴수당을 받고 있었는데 좀 오래되자 슬슬 주말마다 논다는 약속을 했다고 빠집니다.

             그러면 친구가 당일알바를 급하게 구하거나(유료광고) 그날을 홀이 엄청 바빠집니다.

             본래라면 주휴수당을 빼야되지만 한 두번정도 봐줬다가 다음부터 뺐는데 왜 빼냐고 위반이라고 하다가

             고용계약서를 보고 그냥 입다물고 자기 잘못을 마지못해 인정한 경우 그 달에 관뒀습니다.

             법대로 하자고 하고 자기 주휴수당을 자기 멋대로 계산했지만.... 친구가 노무사에 의리해서 확실히 처리..



첫날: 알바를 새로 뽑으면 어느정도 수습기간이 있습니다. 그러면 여러타입의 알바를 보게 됩니다.

       성실해서 오랫동안 해주면 하는 알바가 있고, 첫날부터 난 돈만 받고 대충 하다 갈련다 타입이 보입니다.

       맡겨둔 일이라도 열심히 할려고 하면 괜찮지만 아예 그것도 건성을 보이면 짤리죠.



직원: 가끔씩 직원이 필요하다고 가게에서 뽑아두면 정말 성실하고 믿음직한 직원이 있는가 하면

        직원으로 들어와서 사장에게 사기 칠려고 하는 직원이 있습니다.

        제 친구도 같이 일하고 있는데 친구가 홀도 담당하고 여러 담당을 하는데 잠시 손님 응대하는 사이

        어떤 여자에게 작업할려고 서비스를 허락도 없이 주기를 여러번. 그리고 나중에 돈까지 손대는 것이 CCTV에 찍힘.

        당연히 친구야 알고 있고

        증거를 모으는 중. 증거도 모아서 직원을 불러서 해고통보를 하자 이건 거짓말이라고 이 놈이 사기친다고

        친구 아버지에게 말하는데... 이미 사기 친다는 것을 나머지 직원들도 알고 있어서....



        또다른 것은 익숙해지다 보면 태만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저도 마찬가지라서 반성합니다.



친구말로는 돈 만큼만 일해준다면 감사한다고 합니다.



4. 경쟁점들.

: 이 곳이 어느정도 잘 되기 시작하면 바로 그 근처에 비슷한 집들이 생겨납니다.

  호프집 뿐만 아니라 치킨집이 한달 만에 4개 오픈하기도 했죠...

  그러면 이 쪽의 매출도 상당히 타격을 받습니다.



5. 날씨.

호프집이란게 날씨 영향도 상당히 받더군요.

저도 일하러 와서 날씨가 나쁘면 멍 때리고 있는경우가 많았습니다.



6. 담배와 여기까지 오는 길

: 제가 일하면서 확실히 안 것은 호프집은 담배를 피기 쉬워야 하는 것과

  1층이 아니면 최소한 계단이나 엘레베이터와 무조건 가까워야 한다는 것.



7. 1차 음식점과의 비교.

: 2차 호프집의 어려운 점은 1차 음식점과의 비교라고 생각이 됩니다.

1차 고기집에서는 10만원이 넘어도 괜찮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홀에서 들어보면 많은데

2차에서 10만원 넘으면 아깝다, 가격을 깎아달라고 하는 분들을 상당히 겪어봤습니다.



8. 가족들과 미성년자

: 부모와 미성년자가 같이 오면 미성년자 확인 후에 앉아도 부모가 술을 미성년자에게 술을 주면

 벌금 또는 영업정지 몇 개월.



실제 판결도 비슷하게 나서 골치 아프죠.



친구가 경찰과 구청에 확인한 것으로는



미성년자에게 술을 안 주겠다는 것을 녹음하거나 서류를 만들어서 사인을 받으라는 것...



9. 꾸준한 노력.

: 신 메뉴를 개발하고 서비스도 어느정도 해드리고 언제나 미소를 지어야 되는 업종.

호프집이라도 밥집이 될 수 있도록 해야 손님이 오더군요.







결론:



지금하고 있는 일이나 열심히 하자 입니다.



제가 사장 입장이라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습니다.



주말마다 일하는데도 신경이 쓰이는데 



거의 매일같이 일해야 되는 친구를 보면...



물론 일하다 보면 엄청 멋진 사람들을 보기도 하지만...



앞으로 2~3개월 정도 더 도와드릴 예정이지만 



부모님이 가게를 여시겠다면 최소한 1년은 돌아보시고 하라고 건의를 할 것 같습니다.



30대를 넘어서 호프집에서 일해보니 여러모로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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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8 23:25:28 (6026일째)

댓글목록 15

starlight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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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여러모로 하기 힘들죠..



퇴직 후 물장사 하신다는 분들 있으시면 말리고 싶네요.

chuc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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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는 사람이 하겠다고 하면 말리고 싶습니다.

아라베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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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증 없이 술 마시러 오는 것도 문제고 파는 것도 문제지만 처벌 받을때 청소년들이 마신 것에 대해 벌은 없고 오직 점주만 받는 현실이.. 안타깝네요.

chuc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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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은 점주만 피해보죠... 둘 다 벌금을 주면 될텐데 말이죠.

로튼애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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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도 그렇고 주류 사업도 그렇지만, 지나치게 무례한 사람들은 손님이나 직원으로 받지 않는게 좋습니다. 어떤 종류의 억지를 한번 받아주기 시작하면, 그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하며 계속 요구하고, 안그러던 사람들까지 그러기 시작합니다.....

chuc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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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직원을 고용하지는 않으니.. 다만 그 사건 이후에는 확실히 자세하게 면접을 하더군요..

<div><br /></div>

<div>그 전 직원도 인터뷰하고 몇일동안 성실했다고 합니다. 점차 눈치를 보다가..<br />&nbsp;



<div><span style="font-size: 9pt">손님을 술을 마시고 나서부터 인격자체가 변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span></div>

<div><br /></div>

<div>물론 다음 번에 올때는 허락을 받아 퇴짜를 놓지만요.</div></div>

혜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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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들은 아예 출입 못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 8번이 제일 열받을 일이 많을것 같습니다

chuc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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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치는 않은데 어떤 분이 걸려서 천만원이라고 하더군요...

마나다이스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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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주변 유사업종 사장들이 미성년자 사주해서 일부러 가서 터트리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미성년자가 술먹었다 하더라도 걸릴확률은 극히 드뭅니다.&nbsp;<br /></div>

<div><br /></div>

<div>대부분 술먹은 당사자가 신고하죠... 이익관계가 들어가면 사람이 얼마나 추악해질수 있는지 알수 있죠... 술집만 그런게 아니라, 학원 원장도 그런짓 많이 하기도</div>

<div><br /></div>

<div>합니다. 주변 유명한 과외 선생이 인지도 올라가서 같은 분야로 학원 낼라하면 어떻게 알아서 불법과외로 전부 신고하기도 하고,&nbsp;</div>

<div><br /></div>

<div>경쟁학원 책잡힐거 귀신같이 알아서 방해하기도 하고, 새로운 학원낼때도 강사가 기존 학생들 선동해서 죄다 끌고 가는건&nbsp;</div>

<div><br /></div>

<div>거의 관행이다시피하고, 서비스업종 보면 대부분 참... 일반회사도 사내정치에 윗선 오면 아래 직원들 전부 자기 팀 데려오려고 멘탈 태워서</div>

<div>나가게 한다던지~ 전 그래서 성악설을 믿고 있습니다. 착한 사람은 유년기 환경이나 교육으로 그나마 착해졌다 생각합니다.<img style="margin: 1px 4px; width: 50px; height: 50px; vertical-align: middle" alt="" src="/cheditor5/icons/em/em6.gif" border="0" /></div>

chuc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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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집 카페 가입해서 보니 보통 미성년자가 들어온 후 5분안에 경찰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마나다이스키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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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네, 저도 일해본 경험을 보면 걸리는건 딱 2가지 더군요, 공짜 술 먹으려고 일부러 신고하는 미성년자 아니면 주위 경쟁업체 사주 이거외에&nbsp;</div>

<div><br /></div>

<div>따로 경찰 정기 단속으로는 절대 걸리지 않습니다.</div>

chuc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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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은 당사자 신고 중에 하나는 그날 번 돈 달라고 하기....

<div>그것때문에 부산의 술집을 하시는 할머니는 영업정지 택했다고 하네요...</div>

막장엔트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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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정말 고생하시는군요.저도 예전에 비슷하게 외국 미성년자 관련으로 엮어서 큰 곤란을 겪고 당시 점장에게 1시간 넘게 욕을 먹어본지라 결코 무시할만한건 아니더군요.그래도 힘내시길.</p>

chuc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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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잘 못 하면 가게가 망하니.... 고생하셨습니다. 뭐 그래도 몇 개월 뒤면 해방입니다.

<div><br /></div>

<div>다만 나중에 제가 직접하라면 글쎼라는 느낌입니다. 최소한 몇 가지 법이 고쳐지지 않은 이상은 안 할 것 같습니다.</div>

스이게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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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들어가면 개가 되는 사람이 많아서 아무래도 술집이 힘들 수밖에 없죠...

술 안 마셔도 진상이 넘치는 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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