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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물_네타] [네타/의천도룡기] 예전에도 요즘에도 인기없는 주인공, 장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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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필 김용 선생의 영웅문 시리즈는 시즌제나 마찬가지로 몇 년에 걸쳐서 한 번씩 영상화될 정도로 유명하고,

원작부터 팬이 제일 많은 작품들입니다.



서사나, 갈등구조 등등 많은 장점이 있지만 사람들이 영웅문 시리즈를 즐기는 건 인물들의 캐릭터성도 한 몫하죠.

특히 요즘처럼 캐릭터성에 목숨을 거는 소설들이 범람하는데도 주인공과 히로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인물들의 매력은 

여타 무협지나 소설들이 넘보기 힘들 정도라고 생각합니다.(물론 팬심이 작용한 거지만요)





그런데 요즘 중화채널에서 하고 있는 2019 의천도룡기를 다시 보면서 새삼 드는 생각은, 

3부 주인공인 장무기가 예전이나 요즘이나 인기 없을 만한 이유가 있다 라는 것과,

저는 오히려 그런 이유 때문에 장무기가 제일 좋아하는 주인공이라는 점입니다.



일단 국내팬덤에서 장무기가 까이는 요소 중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우유부단함일 겁니다.

주변인물들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는 성격에 결단력도 부족하고, 애정에 있어서도 일편단심이 아니죠.

무공이 낮은 시절부터 무림최고수가 된 이후에도 불구하고 항상 당하는 입장에 처하는 것보면 요즘 사이다를 

즐기시는 분들은 답답한 게 이만저만이 아닐 겁니다. 김용 선생께서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다고 후기에 밝힐 정도니, 얼마나 답답할까요.



거기에 중국이나 대만 같은 쪽의 감성을 미루어 짐작해보면, 강단이 분명한 곽정이나 맺고끊음이 확실하고 똑똑한(쿨한) 양과에 비하면

영웅으로서의 자세가 몇 끗발 떨어지는 건 사실이죠.



하지만 요즘 각박한 세태를 보고 뒤돌아보면, 장무기는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김용 선생이 친구가 되면 좋을 인물이라는 말이

정말 잘 들어맞는다고 보죠. 곽정은 말 그대로 대협과 영웅이고, 양과는 어딘지 모르게 독고구패를 연상케 할만한 고고한 인물입니다.

하지만 장무기는 굉장히 친숙하고, 착하고 상냥한 인물입니다. 제가 당시에 살았다면 정말 친해지고 싶을 사람이죠.



어느 정도로 착하냐면, 작중 나오는 전체 인물들 중에 가장 선해요. 승려나 도사가 많이 나오는 작품인데도 말이죠.

(영웅문 내에서도 거의 없을 겁니다. 영웅문 외의 인물로는 단예가 생각나기는 하는데, 인물 자체가 선한 것과 결과가 착한 것과는 좀 별개라...)



대략 얼마나 착한지 나열해 보면, 

1. 기효부가 자신의 딸을 맡겼는데, 그 약속 하나만 가지고 저 사막지방까지 죽을 힘을 다해서 데리고 가고, 아무 대가도 받지 않습니다.(참고로 불치병 걸린상태)

2. 자신을 속인 주장령이 가짜로 위험에 처하자, 그걸 구하기 위해 달려듭니다.

3. 당시 부모의 원수는 불공대천의 원수라, 선악을 구분하지 않고 원한을 갚아야 하는데 장무기는 살려줍니다.

(제가 장무기였으면 하태충 부부나 멸절사태는 무공이 세졌을 때 바로 골로 보냈을 겁니다. 그래도 할 말 없을 걸요.)

조민에 대한 오해가 있었을 때도 차마 죽이지 못한 건 그녀를 정말 좋아해서일수도 있지만 그런 착한 성품 때문일 겁니다.

4. 자기를 몇년간 죽을 고비를 겪게 만든 인물도 위기에서 살려주고, 어쩔 수 없는 희생은 피하자고 누누히 말합니다.

5. 자기의 아내될 사람이었던 여자의 새 남편(물론 뻥이었지만)의 목숨을 구해줍니다.

6. 어머니의 유언대로 자신을 둘러싼 히로인들이 자신을 크게 속이지만 한 번도 그걸 원망하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호구가 아니라 그 이상의 존재 아닌가요? 무협지를 볼만큼 봤는데도 아직 이런 정도의 호인은 본 적이 없습니다(...)

당시 중국인, 거기에 무림인의 마인드와는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죠. 이게 호구처럼 보이고, 바보처럼 보이는 건 당연하기도 한데...저는 그게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오더라구요.

사람이 죽고 죽이는 게 당연한 사회에서 이렇게까지 사람이 착할 수 있을까 싶어서요. 수십 년 가까이 수행했다는 소림사 승려들조차 원한을 잊지

못하는 게 무림인데 말이죠.





요즘 드라마를 보다 다시 소설을 재탕하는데, 현재 중국인들에 대한 편견(이라고 해두는 게 좋을듯)이 점점 강해지다 보니 든 뻘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어쨌든 영웅문을 좋아하신 분들은 장무기에 대한 이런 생각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주시면 되겠습니다.



p. s : 히로인은 소용녀, 커플은 양과-소용녀 커플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군대 상관은 공명정대한 곽정이, 입문할 문파는 무당파가 좋겠더군요.



p.s2 : 감상게시판이 맞는 것 같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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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9 23:13:12 (7566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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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34

psych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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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건전 하렘마스터 장무기~<img src="/cheditor5/icons/em/em12.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nbsp;

<div>김용 시리즈에서 장무기 정도로 착한 주인공은 석파천 정도군요.</div>

<div>&nbsp;</div>

<div>...&nbsp;

<div><span style="font-size: 9pt">주원장은 우리 착한 장무기에게 감사해야죠~</span><img src="/cheditor5/icons/em/em4.gif" alt="" border="0" style="font-size: 9pt; 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div><strike>곽정이나 양과 같은 성격이었으면 주원장은 명나라고 나발이고 일단 모가지가 사라지...</strike></div></div>

DarkM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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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석파천이 있긴 하네요. 둘 다 고생한 만큼의 기연을 얻었다는 공통점도 있고.



<div><br /></div>

<div>주원장뿐만이 아니라 보통 무협같았으면 장무기가 무림통일하고 나라 세웠을 걸요. 복수라는 명분도 있겠다, 정파쪽에 아군이 없는 것도 아니고(...)</div>

동굴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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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엄마 유언은 하나도 안지키는 불효자...

DarkM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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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그렇죠. 마마보이 기질이 있는데 유언은 또 안 지키고 그 고생을(...)</div>

<div><br /></div>놀라운 건 부모 원수를 안 갚는데서 원래라면 불효자 취급이라는 거...

아스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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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주답게 성인이신 겁니다.

<div>..............장무기를 ts하면 대체 어떤 성녀가 나오는 거지....?</div>

최군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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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무기 ts!

<div>천재적인 발상이다.</div>

DarkM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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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명교가 탐내는 인재가 되겠죠. 그 전에 어릴 때부터 그 생고생을 하는 여캐라니, 특수취향의 인물들이 쌍수를 들며 반길지도(...)

아스펠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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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여러 남자에게 흔들리는 얼빠 기질이 농후함(....)

DLADUD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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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한 용모의 은리와 조민의 발에 하던 짓을 생각해보면 얼빠보단 발 페티시...아닐까요?

B사감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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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이건....내가 집필한다!어이)</div>

<div><br /></div>

DarkM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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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 쓰시면 진짜로 죽기보다 더한 상황이 나오니 제발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마가렛으로 부족하시나이까;;

B사감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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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오해이십니다.(엄근진)

팔트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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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취향직격....&nbsp;<img src="/cheditor5/icons/em/em8.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

B사감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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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저는 이상성욕류는 쓰지 않'읍'니다.&nbsp;

River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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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작품을 보면서는 이 순둥이 녀석이 여자 앞에서는 왜 이렇게 흔들흔들 하는지 당황했고&nbsp;

<div>작품 외적으로는 &nbsp;장무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엄청 많다는 것에 당혹스러워 했습니다. 왜지? 얘처럼 선량한 성격도 드문데?</div>

DarkM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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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익숙하지 않고, 여자로서 대한 적도 별로 없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히로인 4명 모두 장무기보다 강단이 있는 성격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죠.

쟌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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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무기가 착하긴하죠.

<div>김용무림 주인공 중 손꼽히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자기가 맡은 직책이나 얽힌 일들은 왠만해서 다 해결...)</div>

<div><br /></div>

<div>그런데 착한 이유 중 3은....(솔직히, 아버지가 죽은 것은 어머니가 아버지 사형을 반신불구로 만들었음에도 남편을 솎이고 결혼 한 것을 나중에 알아서 아내를 차마 죽일 수도 없고 사형에게 너무 미안하고 배신감에 자결한 것이라... 솔직히 장무기 어머니의 자업자득으로 일어난 것인데 군중놈들 때문에 우리 부부가 죽는다면서 자식에게까지 사기칠려는 것이 참...)(참으로 적반하장의 상황...)</div>

DarkM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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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3은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나라 감성으로는 좀 이해가 안 되죠. 당시 중국의 감성으로 봤을 때 착하다는 겁니다. 부모가 잘못을 했건 안 했건 원수는 갚는다는 게 통념이더라구요.

쟌리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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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당시 중국감성 뿐만 아니라 전세계 공통으로 부모가 잘못했던 안했건 부모가 죽었으니 복수할 명분은 있다는 것은 통념이기는 하지만 잘잘못은 안 따진 것은 아니여서...<img src="/cheditor5/icons/em/em76.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애초에 의천도룡기에서 명교가 그렇게 다른 문파들에게 미움 받는 것은 명교의 행실도 문제가 있어서였지만 장무기가 교주가 되는 명교이고 무협지의 자신의 행보는 정당하라는 철판깔기 신공 때문에 묻혀가는...)(특히, 무당파하고는 악연 중의 악연인 명교... 한명은 반신불수, 한명은 사기결혼으로 인해 자결, 한명은 약혼녀 강탈, 장무기 때문에 명교하고 외척관계가 아니였으면 진실 다 밝혀졌을 때 그냥 칼부림나도 할 말 없는 관계....)

DarkM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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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무기가 화해의 키워드가 될 수밖에 없는 관계긴 하죠. 실제로 장무기가 오기 전에는 무당하고 천응교하고 사이도 나빴다고 작중에 나오기도 하니까요. 사실 명교도 세탁 거하게 했습니다. 특히 양소, 사손만 보더라도 명교 전체가 무림공적 되기에 충분해서...

DLADUD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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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교 네임드들을 성격들을 생각해보면 피해자가 꽤...아니 상당히 많죠. 4대 호법만 해도(한숨)

새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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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인이죠 호인... 황삼미녀랑 이어졌어야 전대의 레전드와 현재의 전설이 합쳐지는건데(뭐래)

DarkM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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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인 의천도룡기 속에서는 가능성만 보여주고 마니까요. 좀 아쉽긴 합니다(뭐럐).

기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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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용과 양과가 주인공으로서 재미있는 인물상이기도 해서...

DarkM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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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으로서는 양과도 엄청 좋아합니다.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끝내주는 주인공이죠. 곽정은 개인적으로 고리타분하게 느껴졌네요. 오히려 신조협려에 나오는 곽정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DLADUD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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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장무기가 어린아이보다 착하고 순진해서 그렇지 양과도(황룡, 특히 곽부같은 ××을 용서해줄 정도로) 어마어마한 대인배죠.

기설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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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곽정을 곽용이라고 적었지... 황용이랑 섞였나보네요. 곽정의 고리타분함은 황용과 함께이기에 더욱 주인공답게 보이는 요소라 생각합니다.

창틀위의볼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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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어렸을때 읽어서 그때 느낀 감상은 기억이 잘 안나네요.

덤으로 가족이 책의 중국어 이름을 잘못 들어서 '익힌누룽지'라는 이름으로 제 머리속에 각인된 작품입니다.

DLADUD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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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재미있죠. 어머니가 아침드라마 보는 느낌으로 매번 주인공을 씹으면서 시청중(...) 입니다.



태평성대였다면 장무기보다 더 좋은 친구가 없었겠지만 불행하게도 장무기가 살던 시기는 동북아가 지옥같았던 여말선초의 난세란 것이 그의 첫번째 불행이였죠.

토탈워 혹은 크킹월드에 럽코남주를 떨어트린 상황인데, 혐성 군중극 사이에서 유유부단한 순둥이가 도덕적으로 타락하지도 않고 사지멀쩡하게(...) 끝났죠.



그리고 자기주장과 집착이 강하고 각자 잇속계산도 빠른 히로인들이 꼬이는 주제에, 천연 페로몬 체질에 유유부단한 속성이란 것이 두번째 불행이였죠.

(의천도룡기 드라마만 2번째되니 1회차에선 안보이던 히로인들의 모습들이 보이던데요? 죄다 하드 얀데레로 돌변해도 이상하지 않을 라인업이라던가....)



주인공 보정으로 기연들이 줄줄이 없었더라면, 보트를 타고 치정살인을 당하던 호구잡혀 명교를 공중분해 시켰던 간에 아무튼 양정천보다 더 혹독한 꼴을 당했을 껍니다. 김용월드에선 무공이 강하다고 좋게 끝나진 않죠...

제가 생각하는 장무기는 '좋은 시기에 무사히 자랐다면'이란 아쉬움이 남는 주인공입니다.

palatin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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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주인공으론 어울리지 않았다는 점이 녹정기 주인공과 함께 양대산맥이지 싶습니다. 저는 취향이 좀 그래서 친구로 사귀긴 어렵고 직장동료가 적당할 듯 하네요.

044APD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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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호구스러운 성격 덕분에 얀데레 천국이 되버렸다는게...

SS27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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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장무기보다 영호충이 맘에 들더군요 ... 의천도룡기보다 소오강호를 더 재밌게 본 영향도 있긴 하지만.

나그네0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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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실 영웅문 3부 중에서 의천도룡기가 제일 답답했습니다.

<div>무협지 하면 선악은 둘째치고 일단 과감한 주인공이 대부분이어서 그런지.</div>

<div>장무기가 너무 답답해서 끝까지 보긴했지만 지루하더군요.</div>

<div>바로 직전인 2부 신조협려는 정말 재밌게 읽어서 그런가 기대치가 높아져서 그런것도 있겠지만요.</div>

<div>저도 커플링은 양과 와 소용녀가 제일!</div>

오메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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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모르겠는데 만화로 접했을 때 히로인이라 개념을 조금씩 알고 있는 상황에서 장무기의 그 x신짓을 보고 훗날의 로멘스물의 그것을 느꼈지요. 물론 그 전에 본 것이 상또라이 주인공 중 하나인 양과라서 더 비교가 되는 것도 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