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_네타] [레드슈즈] 오늘 레드슈즈 보고 왔습니다! 조금 긴 감상글
2019.07.2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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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감상평 : 적당히 눈도 즐겁고, 마음 편히 아이들과 함께 보기 좋은 애니메이션. 어른이 보기도 나쁘지 않고 한국 애니메이션이 여기까지 왔구나 싶어 뿌듯하다. 그렇지만 결국은 동화라는 점이 한계이자 장점.
지난달에 알라딘을 보고, 이번 달에 라이온킹, 토이스토리4를 본 후 다음 달에는 분노의 질주:홉스&커쇼나 볼 계획이었는데... 지나가다 포스터를 보고 오잉? 했습니다. 픽사나 디즈니에서 새로 나온 영화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거기 출신의 한국인 제작진(무슨 감독이라던데... 엘사도 만드셨다고.)이 참여해서 만든, 한국 자본+한국인 스탭의 10년 걸려 만든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이름하야, 레드 슈즈.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 이야기를 베이스로 아서왕 이야기, 헨델과 그레텔, 피노키오 등 다양하고 유명한 동화들을 향신료 삼아 꾸민 재미있는 동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나오는 여주인공 이름이 스노우입니다. 스노우 공주님. 왕자님들은 다양한 동화들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멀린, 피노키오, 아더, 헨델...)
(전 더빙판으로 봤지만, 자막판으로 보면 다양한 나라에서 모인 왕자들 답게 발음이 다르다고 합니다. 영국식vs미국식 영어처럼..)
줄거리는 평범합니다. 마녀도 나오고, 왕자님에, 공주님. 그리고 괴물(악당)도 나오죠. 그리고 왕자님은 마녀를 무찌르고, 공주와 해피엔딩~ 하고 끝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따지면 평범하지 않은 영화가 별로 없겠죠. 감상 포인트를 몇 가지 뽑아보았습니다.
1. 세계관 속 캐릭터들의 '외모'로도 드러내는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견(외모)에 있지 않다'는 주제
-옛날 동화는 흔히 ['멋진' 왕자님이 위기에 처한 '이쁜' 공주를 구하고, '못생긴' 마녀를 물리친 후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전개됩니다. 그렇지만 요즘 공주나 왕자의 역할은 좀 다르죠. 다들 알고 있는 겨울왕국처럼요. 이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단, 거기에 추가로 '외모'도 좀 다릅니다.
- 옆 나라 왕자는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외모만 좋으면 범죄자도 ok'인 왕자(악당)입니다. 어쨌든 세계관 설정상 '잘생겼습니다.'
- 공주를 도와 악당, 마녀를 물리치는 것은 작중 세계관으로 '못생긴' 일곱 난쟁이들입니다. (사실은 7명의 멋진 왕자님들이지만, 악당을 물리치기 전까지는 끝까지 어쨌든 일곱 난쟁이 모습이고, 왕자님들이란 사실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심지어 공주인 스노우 조차도..)
- 외견이 아름다우면 착하고 선하며, 외견이 흉악하면 사악한 악당인 동화 속 세계관(설정)은 상식입니다. 대충 나무에서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이 중력 때문인 것처럼 만연한 상식 중의 상식. 작중 캐릭터들의 행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꾸준히 드러납니다.
- 기존 세계관 내에서 가장 아름답고 선한 공주님이 주인공 레드슈즈, 스노우 공주님입니다. 그런데 세계관 설정상 '못생겼습니다.'
- 기존 세계관 내에서 가장 사악하고 나쁜 마녀가 젊었을 때는 공주님의 아버지인 왕이 한눈에 반했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 '요정나라 공주님'은 사실 마녀로 오해할만큼... 공주인데도 불구하고, 세계관 설정상 '못생겼습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여운 캐릭터들. 눈에 익은 그림체.
-다들 아시는 사실이지만, 한국 애니메이터들도 실력이 굉장해서, 제대로 각 잡고 만들면 김치... 같은 괴작 말고도 눈이 즐거운 작품들을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비록 그동안은 그리 흥행하지는 못했지만요.... 그런데 이번 레드슈즈는 기대가 됩니다. 일단 비교적 친숙한 작풍이고 설정상 '못생긴' 캐릭터들도 충분히 귀엽거든요. 동글동글 말랑말랑해 보이는 캐릭터들에 화려한 마법, 동화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신 등은 기대 이상으로 잘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거대토끼(사실 그 정체는...!)가 듬직하고 귀여웠습니다. 곰 세 마리도 감초 같았고요.
3. 서비스 넘치는 엔딩 크레딧의 에필로그
-동화 이야기다 보니 그냥 왕자와 공주가 키스하고, 포옹하며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하는 뉘앙스를 주면서 마치....는가 싶더니! 쿠키영상급은 아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아기자기한 에필로그가 엔딩 크레딧에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스노우 공주와 이어진 난쟁이(멀린)을 제외한 남은 난쟁이들과 악당으로 나왔던 옆 나라 왕자, 그리고 이야기의 서두를 이끌었던 요정나라 공주님까지 총출동하는 에필로그는 마치 그림일기처럼 재미있게 그들의 뒷이야기들을 풀어냅니다. 물론, 그림일기답게 에피소드 식으로 짤막하게 나오지만 그래서 더 깔금한 맛이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화장실이 급해서 전 못보았지만, 엔딩 크레딧 다 올라가고 마지막에 영화에 함께한 스탭들의 단체사진이 있다고 하네요. 그걸 보고서야 한국 애니메이션인 것을 안 사람도 있었다고...
4. 깨알 같은 패러디와 한국적인 소스들
-보시다 보면 피식, 할 정도로 캐릭터들의 행동이나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패러디가 숨어있습니다. 찾아보시는 것도 재미겠네요. 대놓고 하는 패러디라면 '꽃보다일곱왕자'닉네임, 타이타닉 포즈 정도. 전 못 찾았지만 부적에 한글로 '번개'라고 적었다거나, 손가락 하트 같은 것도 있다고... 10년 걸려 만들었다는데, 그러다보니 곳곳에 패러디가 숨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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