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에피소드 하나하나에 깊이가 남다르네요.


최근화에서 수양이 베트남까지 정화원정때 썼던  보선 중국에서 받아온걸로  갔다와서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한번 성공하고나니까 이양반이 간이 배밖으로 나와서

이번엔 천축(인도)  항해를 시도하려고 합니다.

코끼리 구매도 있지만 본인이  독실한  불제자인것도 있어서 성지순례 겸  승려들 데려가서 최신 불교트렌드 수입도 좀 해볼겸...

본인은 땅짚고 헤엄치기라고 생각했지만


억불의 나라 조선에서  불교인들이 구법을 위해 천축을 다녀오겠다니  이꼴을 눈뜨고 못보는 세력들이 있죠.

유생들.

성균관 젊은 유생들이  단식투쟁하면서  휴교하고  요승들을 쫓아내라  어쩌고 + 수양의 천축여행에 태클을 겁니다.

문제는 이 젊은 유생들중 상당수가   세족들 후계자들인데,

골때리는게 이 세족들은 수양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있습니다. 수양이 두만강이북에 장원 열게 해주고  유구와 베트남에 판로 뚫어놓고  관직길 열어놔서
수양한테 완전히 코뚜레 잡힌 상황인데   그 자식들인  유생들이 들고일어난거죠.

보통 조선시대 다룬 소설이라면  거의 99% 1차원적으로만 보고 

젊은 꼰대 유생들이  세상물정 모르고 유교적 열정으로 들고일어나서 블라블라...  하겠는데

여기선 다른 시점을 보여줍니다.


세족가문에 좋은일이라면 그들에게도 좋은일이 아니냐 하겠지만  사실 아직 그 성균관 유생들은 가문의 유력한 후계자일뿐이지  가문을 넘겨받은 상황들이 아닌거죠. 그리고 그 입지를 보장해주는건 뭐다?   중앙관료로서의 출세. 

가문의 영달과 세도를 보장해주건 결국 중앙에서의 관직과 권력이고  그를 위한 발판인  성균관에 와있기때문에  자기가 후계자인것인데  
 거기서  가문의 이득을 위한답시고 수양 쪽 역성을 들다가  억불을 외치는 동료들에게  외면당해서 끈 떨어지면? 

한직으로 맴돌다  별볼일없이 낙향하면 그 후계자의 자리라는것도 위태한거고  더불어  그 가문의 이득이란것중에  서얼들이 유구쪽 관직 얻어서 번듯한 양반으로 신분세탁 할수 있다는것도  결국 그래봐야 자기 경쟁자 늘리는 꼴이고..

가문의 이득≠ 자신의 이득인것이고  동료들과 같이 억불을 외치면서  수양안티 하는게 본인들에겐 백번 옳은 상황인것이니

세상물정을 몰라서  그런게 아니라 오히려 잘 알아서 저러는거라는거라는 소린데



여기까지 보고나서 진짜 감탄했습니다.

유생 하면 백날천날  도끼 짊어지고  광화문앞에 엎드리는 놈들밖에 그릴줄 모르는 글들 보다가  이거 보니 참


작가분 내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