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마크
타입문넷

감상게시판

[영상물_네타] [1917/스포주의/장문] 라이브톡 감상기

본문

아카데미에서 기생충과 라이벌이었던 1917을 영등포 스타리움관에서 이동진 평론가님의 해설과 함께 보고 왔습니다.



로저 디킨스옹의 유려한 카메라 워킹에 정신을 못차리고, 롱테이크로 이어지는 연출에 또 한번 정신을 못차리게 하는 영화입니다.

비록 전반적인 스토리가 단순하고 단조롭다는 비판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그것을 만회하고도 남을 재미와 메세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해석에 대해서는 이동진 평론가님의 라이브톡에서 들은 해석을 기초로 해서 제 개인의 사견을 덧붙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일단 가장 쉽게 찾을수 있는 메세지는 영웅은 특별한 한 사람이 아닌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보통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캐스팅만 보고도 알 수 있듯이 영화팬이라면 목소리만 들어도 구분 가능한 콜린 퍼스, 마크 스트롱,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단역에 가까운 조역으로 나옵니다. 출연시간이 5분도 채 안되서 스크린에서 모습을 감춰버리죠.

반대로 주연인 두 배우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배우들입니다. 즉 일반 관객들이 극의 주인공들에게 더 몰입할 수 있는 요소가 됩니다. 또한 이들의 설정 역시 장교나 부사관이 아닌 졸병이기도 하죠. 이는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감독의 헌사와도 관련이 있는데 샘 멘데스 감독은 이 영화를 1차 세계대전 당시 전령으로 복무한 자신의 조부로부터 들은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앞서 설명했던 롱테이크와 시네마스코프, 촬영기술을 이용해서 주인공이 보는 것을 관객이 주인공의 시선의 높이에서 보기에 현장감이 더 높아져 몰입하기 쉬워지게 하는 것 역시 이러한 메세지를 더 잘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감명을 받은 또다른 해석도 있습니다. 바로 소통입니다. 

진 주인공인 스코필드는 극 초반에서 알 수 있다시피 말 수가 많은 사람이 아님니다. 가족들과 편지를 주고 받지도 않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해서 휴가를 나가기를 바라지 않기도 합니다.(이는 가족들과 사이가 나빠서가 아니라 휴가 때 잘 쉬고 복귀할때의 그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군필자 여러분은 아실거라고 믿습니다) 솜 강 전투에서 살아돌아와 훈장도 받았지만 무형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기에 와인과 바꾸며 성격도 냉소적이고 현실주의적입니다. 

이에 반해 페이크 주인공인 블레이크는 정반대로 말이 많고 유머러스하며 매우 감정적인 인물입니다. 

이 두명이 콜린 퍼스로부터 임무를 받습니다. 적의 함정으로 걸어들어가는 2대대에게 공격중지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죠. 지도도 잘보고 2대대에 형이 있는 블레이크가 불리고 블레이크는 마침 가까이 있던 스코필드를 데려갑니다. 두 명은 철수한 독일군의 참호를 건너 농장에 도착합니다. 거기서 아군기와 도그파이트를 벌이던 독일 파일럿을 구조합니다. 여기서 블레이크는 그만 독일 파일럿에게 칼에 찔려 목숨을 잃고 맙니다. 남겨진 스코필드는 혼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지도를 잘보는건 블레이크지 스코필드가 아닙니다. 어디로 가야할지는 알지만 어떻게 가야할지는 모릅니다. 이런 그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소통입니다. 즉 물어보는 거죠. 블레이크가 죽고나서 만난 다른부대 장교에게, 독일군에게 쫒기다 만난 프랑스 여성에게. 비록 단번에 목적지에 가지는 못하지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또한 이 영화의 배경이 2차대전이 아닌 1차대전인 이유이기도 한데, 명확한 적으로 인해서 일어난 2차대전과는 달리 1차대전은 소통의 부재와 오해로 인해서 그 불씨가 전세계를 뒤덮었죠.

영화의 주요 스토리인 명령서 전달도 마찬가지 입니다. 독일군의 함정으로 들어가는 2대대를 멈추기 위해 그들과 소통이 단절된 8대대가 전령을 보내서 소통하는 것이니까요.

진주인공처럼 보이던 블레이크의 죽음 역시 소통의 부재때문입니다. 살려주려던 블레이크의 말을 알아 듣지 못한 독일의 파일럿이 영국 전투기에 격추당해 공포에 질렸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이 영화는 소통의 문제로 발생한 크고 작은 문제들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것의 궁극적인 해결방안이 소통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를 재미있게 보여줬던 요소가 참호매몰에서 겨우 살아난 스코필드에게 블레이크가 한 '너 ㅇㅇ가 ㅁㅁ인줄 알았지 사실은 ㅅㅅ이야'라는 식의 농담입니다. 이러한 은유가 영화 전반에 걸쳐서 나타납니다.

이렇듯 영화는 소통에 관해 정 반대인 두 사람을 통해서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감명깊은 해석이 있는데 제 글재주로는 다 표현을 못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해석이 이해가 안가셔도 좋습니다. 애초에 저희 같은 일반관객은 해석하려고 보기보단 재미로 보는게 최고니까요. 전쟁물로써 재미와 영상미는 제대로 보장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6.12Kbytes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5 건 - 1 페이지
제목
메리x타임 2,755 1 2021.02.10
메리x타임 775 0 2020.02.20
메리x타임 1,477 0 2017.07.19
메리메키 2,589 0 2014.05.26
메리메키 2,136 0 2013.08.14
메리메키 5,634 1 2013.07.03
메리메키 2,289 0 2013.06.20
메리메키 2,074 0 2013.05.15
메리메키 2,711 0 2013.05.05
메리메키 3,973 0 2013.04.25
메리메키 2,633 0 2013.04.24
메리메키 2,323 0 2013.04.10
메리메키 3,267 0 2013.03.02
메리메키 2,734 0 2013.02.15
메리메키 2,915 0 2012.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