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물_네타] [사이버펑크 게임 속 해커로 살아가는 법] 설정도용과 영향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2020.06.1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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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사이버펑크 게임 속 해커로 살아가는 법과 게임 섀도우런 리턴즈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근미래의 지구에 마법과 환상종들이 돌아오고, 엘프, 드워프, 오크 등 메타휴먼(metahuman)이 인간과 함께 살아가며, 드래곤들이 정재계를 손에 넣고 군림하는 가운데 대기업들이 사실상 세계를 지배하는 디스토피아적인 사이버펑크 세상에서 활약하는 해결사들의 이야기" 라고 하시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본작 <사이버펑크 게임 속 해커로 살아가는 법>이 바로 이런 이야기를 표방하고 있지만, 저는 그보다도 먼저 어떤 사이버펑크 장르의 TRPG 게임이 생각났습니다.
아쉽게도 미처 캡쳐하기 전 삭제된 공지에서는 "섀도우런 (PC게임) 설정의 영향을 받았지만 도용한 것은 아니고, 그보다는 뉴로맨서에 더 가깝다" 라고 쓰여 있었는데, 과연 어디까지를 영향이라고 할 수 있을지, 설정도용을 의심할 개연성이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았습니다.
편의를 위해 (개인적으로는 일일히 번역, 요약하는 수고를 덜고, 다른 분들께서는 직접 확인해보실 수 있도록) 본작 25화까지의 문피아 무료분량과 나무위키 "섀도우런," "섀도우런 리턴즈" 항목을 발췌했습니다.








나무위키 설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섀도우런에서는 (본질, 정수, 진수로 번역되는) 에센스(Essence)가 손상되면 마법 능력 또한 잃어버리고 맙니다.

(본작 6~14화 [뉴 홈] 편에서)

(섀도우런 리턴즈: 데드 맨즈 스위치에서)
대외적으로는 노숙자와 빈민을 돕는 선량한 자원봉사단체이지만, 사실은 이계의 정령을 인간의 육체에 강림시켜 숙주로 삼으려는 사교도 집단의 이름이 [지구의 '형제들'] 이라는 것도 상당히 수상쩍습니다.
또한 '런,' '러너'라는 용어에 대해 "저작권 걸린 용어는 하나도 안 나오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제가 쓰는 용어들은 사이버펑크와 여타 판타지 소설들의 클리셰에 해당하는 것들 뿐입니다." 라는 말도 나왔는데요,


TRPG 게임 사이버펑크에서 넷런(Netrun)은 "(일종의 사이버스페이스인) 더 넷(the Net)에 접속하여 그를 통해 보안 시스템을 해킹하고 정보를 취득하는 작업", 넷러너(Netrunner)는 "사이버네틱스를 통해 뇌를 컴퓨터와 직접 연결한 최첨단 해커" 였습니다. (이 설정을 가져와서 카드 게임 넷러너와 안드로이드: 넷러너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한편, 섀도우런에서는 섀도우런(shadowrun), 혹은 그냥 런을 "위법적, 혹은 준합법적 계획을 수행하기 위해 행해지는 일련의 움직임이나 행동" 라고 정의하는데, 이는 주로 라이벌 기업이나 조직 등에서 물리적, 전자적으로 상대의 보안을 뚫고 들어가 정보를 훔치거나 사보타주를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 불법적이고 더러운 일을 대신해줄 전문적인 해결사가 바로 섀도우러너(shadowrunner), 혹은 러너입니다.
물론 영어에서 런과 러너라는 단어가 gunrunning, 혹은 rum-running에서처럼 '(불법적인) 물건을 밀수, 배달하다' '밀수꾼' 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본작에서 내린 정의와 내용을 볼때 영어에서의 의미나 사이버펑크/넷러너에서 쓰인 의미보다는 섀도우런과 훨씬 더 흡사해 보입니다.
과연 단어 좀 바꾸고 설정 좀 고쳤다고 해서 이걸 그냥 '영향을 받았다' 고만 치부할 수 있을까요? 본작의 다른 리뷰 댓글에서 '운화' 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단어 한 두 개도 아니고 설정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단어 조합이 하필이면 섀도우런과 똑같이 조합되서 섀도우런과 똑같은 의미로 사용되는데 세계관까지 섀도우런과 99% 유사하면 표절 시비 걸릴만한거 아닌가?" 라고 충분히 말이 나올 법 하다고 느껴집니다. 이 작품이 무료였다면 또 모르겠지만 유료화한 이상 더더욱이요.
글쓴이께서는 (뉴로맨서로 물타기하려 들던 공지도 지우셨던데), 정말 저작권 문제에 대해 떳떳하시다면 섀도우런의 현 저작권자인 Catalyst Game Labs에 연락부터 해보시는게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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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h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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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42
Serus님의 댓글
ReUdIn님의 댓글
닥터회색님의 댓글
실피리트님의 댓글
천은하님의 댓글
<div>홍정훈이 레이펜테나 연대기를 묻어버린 이유가 2020년에 다시...</div>
아슈라스님의 댓글
airis님의 댓글
<div>용어수정, 설정변경으로 표절시비를 피하든지 아예 그쪽이랑 협의해서 공식화하든지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네요...</div>
나태하고무료함님의 댓글
mumun님의 댓글
코페아님의 댓글
BalrallA님의 댓글
SolRaven님의 댓글
무닌님의 댓글
파란냄새삼각형님의 댓글
이정도 문제가 시정이 안되면 장르소설판 수준이 이영도 작가님이 DND 베껴먹던 시절이랑 별 다를게 없다는 것만 증명하는거죠 뭐
시렐양님의 댓글
보라고양이님의 댓글
dimension님의 댓글
<div>결국 도의적인 문제인데, 우리나라에 생소한 장르를 들고오면 발견하기 힘들죠. 구매수는 그럭저럭이던데 팬픽을 유료화한 느낌이더라구요.</div>
NBacon님의 댓글
Daseinz님의 댓글
뭐 별일 안 날 겁니다. 오리지널리티 같은 거 전혀 신경 안 쓰는 세상인데요. 이영도 씨는 뭐 드래곤라자 관련해서 사과했던가요.
Daseinz님의 댓글의 댓글
RainBow님의 댓글의 댓글
kayin님의 댓글
잉여zero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헌터, 게이트, 성좌 같은 경우는 장르적 클리셰로 자리잡았고, 그 자체만으로는 문제가 되기 어렵습니다.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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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그것을 작품 내에서 풀어내는 방향이 일치하는가는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요.</div>
보라고양이님의 댓글의 댓글
클리셰들(ex. 보편적인 설정, 규칙)들은 보통 문제가 안되죠. 고유한 것들이 문제지.
팥빵님의 댓글
<div>유료화 한다는 것을 보고 그냥 버렸죠.</div>
<div>저건 지나치게 도용이라 도용된 부분을 빼내려한다면 글을 내려야 하는 수준입니다.</div>
수화물님의 댓글
강철의솔라리팬던트님의 댓글
schwart님의 댓글
양판소 소리가 괜히 나왔답니까 설정 복붙 덩어리 들인 것들 투성이니 나왔지 그 양판소에서 하던거 그대로 한 거죠 뭐 소드마스터니 뭐니 하던 용어들도 처음엔 고유 명사였었을꺼 생각하면 뭐
블띵님의 댓글
Serus님의 댓글
v멕스님의 댓글
모튼님의 댓글
룸펜님의 댓글
<div><br /></div>
<div>물론 다른 것하고 엮어서 세트로 보면, 아 이거 영향 받은거 백퍼 맞네인데... <span style="font-size: 9pt">표절과 도용과 오마주는, 되게 경계가 상당히 불투명하거든요. 이게 사람들의 심정하고 업계의 현실이 좀 떨어져 있는 편이라. 예를 들면 철자 하나 고치고 저작권 회피하는 건 이 바닥에서 통용되는 일반적인 수법이거든요. 미스릴을 미스랄로 부르는 식으로.<br /></span></div>
공자님의 댓글의 댓글
Porthos님의 댓글의 댓글
페일미스트님의 댓글
Luklim님의 댓글
운화님의 댓글
<div><br /></div>
<div>표절 문제는 뭐 가장 확실한건 카탈리스트 랩에 문의하는거라 그 쪽으로 해결하실 줄 알았는데 공지 지우고 사과문을;</div>
<div><br /></div>
<div>허허 참...</div>
Wimps님의 댓글
ANTInumber님의 댓글
laynare님의 댓글
Serus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