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물_네타] [카구야님]왜 시로가네가 주인공인지 작가 입장에서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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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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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이하 카구야님)은 일본의 설화 카구야 공주 이야기(이하 원전)에서 소재를 취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인물구도를 비틀어 주요 캐릭터들을 구성했습니다. (편의상 원전의 청혼자 이름을 그에 대응하는 카구야님 캐릭터 이름으로 표기하겠습니다.)
원전에서는 카구야 공주에게 다섯 명의 남성이 청혼하고 실패한 뒤에, 황제가 카구야 공주를 알게 되고 친해집니다.
따라서 원전에서 다섯 명의 청혼자는 들러리이며 카구야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주역은 황제입니다.
그런데 카구야님에서는 황제에 해당하는 시죠 미카도의 비중이 아직까지는 엑스트라에 근접한 수준이고 다섯 명의 청혼자 중 네 사람에 해당하는 인물들이 학생회 임원으로서 카구야 근처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식은 변용은 생각하기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백설공주 이야기를 변용해서 난쟁이 중 하나가 백설공주에게 연심을 품었다는 이야기를 쓰는 사례가 있습니다.
카구야 공주 이야기는 다섯 명이 원래 청혼자였기 때문에 그 중 한 사람과 카구야를 맺어주는 변용을 상상하기 더 수월합니다.
자, 그렇다면 왜 카구야의 짝으로 낙점된 것이 시로가네 미유키일까요?
설화를 보면 납득이 됩니다.
먼저 이이노와 후지와라는 논외입니다. 설화에서 이 청혼자들은 처음부터 카구야 공주의 요구를 들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보물을 찾으러 떠난 척했다가 일찌감치 돌아와서 가짜 보물을 만들었습니다. 설화의 독자로서는 가장 비호감인 것입니다.
어쩌면 이 둘이 카구야님에서 TS되어 여성이 된 것도 이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다음으로 아베가 있습니다. 카구야님에서는 아직 해당하는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베는 우월한 재력으로 보물을 수소문하여 얻으려고 했지만 사기를 당했습니다. 가짜 보물을 구입하고 만 것입니다. 위의 둘에 비하면 동정의 여지가 있습니다.
남은 것은 시로가네와 이시가미인데 이 둘은 본인이 직접 목숨 걸고 보물을 얻으려고 했으나 실패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가장 불쌍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제가 카구야님 작가라면 카구야의 짝으로 한 명을 고를 때 최종 후보는 시로가네와 이시가미였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이 둘은 비열한 짓을 한 이이노와 후지와라, 돈을 믿고 자기는 기다리기만 한 아베와는 다르게 능동적으로 움직인 인물들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저였다면 이시가미를 골랐을 겁니다. 시로가네는 처음에는 부하들에게 시키다가 나중에야 자기가 직접 나섰고, 이시가미는 처음부터 자신이 움직였습니다. 그런 성실함과는 별개로 목숨을 잃는 최악의 결말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시로가네가 지닌 다양한 면모도 매력적이기는 합니다. 원전에서 시로가네는 아베와 이시가미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인물입니다.
부하들에게 돈을 주고 보물을 얻으려 했으나 부하들에게 속아서 돈만 날리고, 나중에 직접 나서지만 목숨이 위태롭게 되자 포기하고 맙니다.
그러나 달리 보면 다섯 청혼자 중에 유일하게 기회가 더 있었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앞선 세 사람은 가짜 보물을 카구야 공주에게 갖다줬다가 들켰으니 더 이상 기회가 없고, 이시가미는 아예 죽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시로가네는 한 번 더 용에게 도전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본인이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작가는 이 지점에서 시로가네가 포기하지 않았다면 어떨까 하는 가정으로 카구야님을 그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하 사족
1. 카구야 × 시로가네 스토리 외에 이시가미 스토리가 비중이 큰 것은 작가가 원전을 읽고 이시가미에게 품은 동정심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 같아도 카구야 설화 팬픽을 쓴다면 이시가미를 행복하게 하는 이야기 쓰고 싶을 듯.
2. 카구야님에서는 성실한 캐릭터인 이이노가 원전에서는 3년의 알리바이까지 꾸며서 카구야 공주를 속이려 한 비열한 인물이라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3. 알고 보니 후지와라가 속임수 쓰려다 들켜서 창피당하는 게 쓸데없이 원전 재현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인물구도를 비틀어 주요 캐릭터들을 구성했습니다. (편의상 원전의 청혼자 이름을 그에 대응하는 카구야님 캐릭터 이름으로 표기하겠습니다.)
원전에서는 카구야 공주에게 다섯 명의 남성이 청혼하고 실패한 뒤에, 황제가 카구야 공주를 알게 되고 친해집니다.
따라서 원전에서 다섯 명의 청혼자는 들러리이며 카구야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주역은 황제입니다.
그런데 카구야님에서는 황제에 해당하는 시죠 미카도의 비중이 아직까지는 엑스트라에 근접한 수준이고 다섯 명의 청혼자 중 네 사람에 해당하는 인물들이 학생회 임원으로서 카구야 근처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식은 변용은 생각하기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백설공주 이야기를 변용해서 난쟁이 중 하나가 백설공주에게 연심을 품었다는 이야기를 쓰는 사례가 있습니다.
카구야 공주 이야기는 다섯 명이 원래 청혼자였기 때문에 그 중 한 사람과 카구야를 맺어주는 변용을 상상하기 더 수월합니다.
자, 그렇다면 왜 카구야의 짝으로 낙점된 것이 시로가네 미유키일까요?
설화를 보면 납득이 됩니다.
먼저 이이노와 후지와라는 논외입니다. 설화에서 이 청혼자들은 처음부터 카구야 공주의 요구를 들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보물을 찾으러 떠난 척했다가 일찌감치 돌아와서 가짜 보물을 만들었습니다. 설화의 독자로서는 가장 비호감인 것입니다.
어쩌면 이 둘이 카구야님에서 TS되어 여성이 된 것도 이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다음으로 아베가 있습니다. 카구야님에서는 아직 해당하는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베는 우월한 재력으로 보물을 수소문하여 얻으려고 했지만 사기를 당했습니다. 가짜 보물을 구입하고 만 것입니다. 위의 둘에 비하면 동정의 여지가 있습니다.
남은 것은 시로가네와 이시가미인데 이 둘은 본인이 직접 목숨 걸고 보물을 얻으려고 했으나 실패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가장 불쌍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제가 카구야님 작가라면 카구야의 짝으로 한 명을 고를 때 최종 후보는 시로가네와 이시가미였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이 둘은 비열한 짓을 한 이이노와 후지와라, 돈을 믿고 자기는 기다리기만 한 아베와는 다르게 능동적으로 움직인 인물들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저였다면 이시가미를 골랐을 겁니다. 시로가네는 처음에는 부하들에게 시키다가 나중에야 자기가 직접 나섰고, 이시가미는 처음부터 자신이 움직였습니다. 그런 성실함과는 별개로 목숨을 잃는 최악의 결말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시로가네가 지닌 다양한 면모도 매력적이기는 합니다. 원전에서 시로가네는 아베와 이시가미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인물입니다.
부하들에게 돈을 주고 보물을 얻으려 했으나 부하들에게 속아서 돈만 날리고, 나중에 직접 나서지만 목숨이 위태롭게 되자 포기하고 맙니다.
그러나 달리 보면 다섯 청혼자 중에 유일하게 기회가 더 있었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앞선 세 사람은 가짜 보물을 카구야 공주에게 갖다줬다가 들켰으니 더 이상 기회가 없고, 이시가미는 아예 죽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시로가네는 한 번 더 용에게 도전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본인이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작가는 이 지점에서 시로가네가 포기하지 않았다면 어떨까 하는 가정으로 카구야님을 그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하 사족
1. 카구야 × 시로가네 스토리 외에 이시가미 스토리가 비중이 큰 것은 작가가 원전을 읽고 이시가미에게 품은 동정심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 같아도 카구야 설화 팬픽을 쓴다면 이시가미를 행복하게 하는 이야기 쓰고 싶을 듯.
2. 카구야님에서는 성실한 캐릭터인 이이노가 원전에서는 3년의 알리바이까지 꾸며서 카구야 공주를 속이려 한 비열한 인물이라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3. 알고 보니 후지와라가 속임수 쓰려다 들켜서 창피당하는 게 쓸데없이 원전 재현이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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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3 15:37:32 (4369일째)
경험하지 않은 일을 단언하는 것은 경솔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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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6
존코너님의 댓글
나태하고무료함님의 댓글
소문을내는자님의 댓글
요통남님의 댓글의 댓글
실드래건님의 댓글
<div><br /></div>
<div>아베는 아마 카구야의 약혼자 포지션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싶네요.<br /></div>
나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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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카구야가 약혼자에게 불사의 약을 내린것은 <br />그거나 먹고 떨어져라는게 아니라 불사에 가까운 시간이 있어야지만 자기에게 도달할수있으니까 <span style="font-size: 9pt">포기하지 말고 자기를 데려와달라고. </span></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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