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_네타] [신세기 에반게리온] 이걸 이제서야 봤습니다.
2020.12.18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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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영연도가 95년도더군요. 그리고 저는 95년생입니다. 덕질 시작하고 나서 본 작품 중 가장 오래 전 게 99년작인 디지몬 어드벤처였는데 이걸로 본 작품 중 가장 오래 전 작품 기록을 깼군요.
유명하다고 말할 필요조차 없는 작품이니 아주 옛날부터 본 적은 없어도 이름은 알고 있었습니다. 옛날엔 TV에서 더빙되어 방영된 적도 있었다는데 저는 본 적이 없군요. 그래도 '도망치면 안 돼' '너는 죽지 않아. 내가 지키니까' '웃으면 된다고 생각해' '씨바 아무도 나를 막을 순 없으셈' 같은 명대사들이 숱하게 패러디됐던 것들은 봐왔습니다. 중학생 때 극장판 서가 국내개봉한다는 소식도 실시간으로 들었습니다. 당시엔 TV애니랑 신극장판이랑 다른 거라는 것도 몰랐지만요.
워낙 여러 곳에서 언급되는 작품이다 보니 그 이유만으로도 한번 봐 봐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조금 알아보니 뭐가 엄청 시리즈가 복잡해서 당시의 저는 뭐부터 봐야 할 지를 못 파악하겠더군요.
그러다가 저번에 번역한 이 SS(링크) 에서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줬길래 TVA와 EOE를 먼저 봤습니다.
그동안 주워들은 내용들로 인해 '사춘기 소년 신지가 인간 말종 아버지를 싫어하면서도 아버지의 관심을 얻기 위해 외계에서 온 적들과 싸우는, 유혈이 낭자하고 처절하기 짝이 없는 순도 100% 시리어스 거대로봇물' 이라고 이미지가 박혀 있었는데, 의외로 초반 1쿨까지는 밝고 경쾌한 에피소드도 많았고 심지어는 개그 파트도 꽤 있어서 상당히 당혹스러웠습니다. 특히 한국 방송에서 자주 들었던 BGM이 사실 미사토의 테마였다는 걸 알고 진짜로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후반 가서야 제가 원래 인식하고 있던 분위기가 되더군요. 노골적으로 제작비를 아끼려는 정지화면/반복영상 연출도 자주 보였고.
사춘기 전에 본 사람들은 신지의 마음과 상황에 공감하지 못하고 애가 나약하다고 생각한 경우가 많았다고 하던데, 저는 그 말을 듣고 난 후에 애니를 본 거라 그런지 보는 내내 신지가 불쌍해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당장 작중의 신지보다 한 10살은 더 많은 저보고 저렇게 하라고 하면 못 견딜 겁니다... 아버지나 동료 파일럿들 등 주변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아마 더 잘 대처할 수 있겠지만, 거기에다 목숨 걸고 사도와 치고박고 싸운다는 이중의 고통이 주어진다면 분명 자살하겠다는 생각도 못 할만큼 머리가 맛이 가 버릴 겁니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TVA 25화랑 26화는 너무 심했어요. 두 편 내내 애가 고뇌하는 것만 보여주면 뭐 어쩌라는 겁니까. 애가 괴로워하는 건 이미 충분히 앞의 내용들만 갖고도 알겠단 말입니다. 이미 앞에서 한 말을 반복해서 또 하니 처음엔 신지에게 공감하면서 답답하고 고통스러웠는데 후반 가니까 그냥 지루해지더군요. 그나마 다행히 가장 마지막의 그 유명한 오메데토 씬이 나오면서 드디어 신지가 '나는 내가 싫어. 하지만 좋아하게 될지도 몰라' 라고 자신을 긍정하게 되는 장면에서 후련해지긴 했습니다.
...가만, 지금 글 쓰면서 생각난 건데, 시간상 25~26화의 신지의 내적 고뇌와 마지막의 감정 해소는 EOE 후반에 롱기누스의 창과 융합한 초호기가 릴리스 안에 흡수된 상황에서 벌어진 것들이죠? 저 오메데토 씬 후에 신지가 보완을 거절해서 그걸 존중해 준 릴리스는 무너져 내린 거고.
그럼 기껏 스스로를 긍정할 수 있게 되어서 다시 돌아왔으면서도 또 아스카의 목을 조른 건가요. 그럼 26화의 저 감동적인 장면은 다 뭐였던 거니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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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9
djfzmsdlakstp님의 댓글
뷰너맨님의 댓글
<div><br /></div>
<div>네. 여태 경험인 온갗 지옥같은 상황은 어린 애 하나의 정신이 병들어서 미쳤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여리고 감수성 풍부한 아이가 마주한 지독한 현실이 끼친 영향은 엉망진창인 세상... <span style="font-size: 9pt">TV판의 신지는 스스로 내린 선택이나 결정이 무엇이든. 그게 좋은 걸로 보이진 않더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br />애 하나를 미치게 만들어 놨다고 봄니다. 생뚱맞은 그 축하 장면도 마냥 좋게 볼만한 게 아니라 현실을 이기지 못해 도망치고 싶어서 벌어진 망상에 불과하다고 봄니다. <br /><br />그런데 그걸 본 리리스가 신지를 어떻게 여겼을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br /></span></div>
<div>감당할 수 없는 현실로 인해 무너진 소년이 맞이하는 현실은 더욱 더 처참한 것 뿐이라고 봄니다. 아스카도 죽이고 나도 죽자는 짓을 저지르는 게 과연 이상할까 하더군요.</div>
<div><br /></div>
<div><br /></div>
검무령theSidron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신지가 그 거부의 뒤에 숨겨진 진짜 감정을 이해했을리도 만무리하구요.</div>
<div><br /></div>
<div>함께하기를 가장 원하는/두려워한 사람이 함께였으니 아무리 아담과 릴리스로부터 내일을 살아갈 자격을 지켜내었다고는 해도 감정이 어긋난 형태로 폭주해도 이상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div>
<div><br /></div>
<div>글을 쓸데없이 길게 썼습니다만, 제 요점은 그 때 신지는 정말로 아스카를 죽일 생각은 없지 않았을거 같다는 겁니다. 정말로 너 죽고 나 죽고 였으면 아스카의 반응에 오열하면서 그만두지 않았을 거 같아서요.<br /></div>
뷰너맨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만화판 쪽 엔딩이 훨씬 나아보일 지경이더군요...<img src="/cheditor5/icons/em/em56.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검무령theSidron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차라리 전설의 동인작품 Re 커흐흠! 쪽이 더 좋았...</div>
<div><br /></div>
<div>어찌됬든 E.o.E만 보면 제레 씨X 잡것들과 이카리 겐도 마도오 개X로 잡X이 너무 편하게 갔어요(...)</div>
<div><br /></div>
<div>저것들이 신지한테 한 것만 생각해도 참 주옥같이 갔어야 했는데 어찌되었든 자기네들 원한거 얻고 가버려서...<br /></div>
뷰너맨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약741님의 댓글
소극적이긴 한데 막상 큰일이 닥치면 맞설줄도 알고...
검무령theSidron님의 댓글의 댓글
검무령theSidron님의 댓글
<div><br /></div>
<div>E.o.E를 보시면 아시게 될 겁니다만, 마지막의 마지막에 신지는 다시 인간으로서 내일을 향해 살기를 갈구하면서도 동시에 '아직은 나약하고 상처가 다 치유되지 못한 어린아이'를 벗어나지 못했고, 그렇게 좌충우돌하면서 성장할 수 밖에 없다는 걸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div>
<div><br /></div>
<div>무엇보다도 그 때 신지는 아스카가 거칠게 반격할 것이라고, 자신이 '알고 있는' 아스카는 그럴것이라고 그릇되게 믿고 있었지만, 자신의 예상과 동떨어지는 소녀의 반응에 감정이 폭발하게 되기도 하구요. 뭐 애초에 저 둘 사이의 감정의 얽히고 섥힘이 쉽게 해결될 수 있을리가 없으니...<br /></div>
버밀리온님의 댓글
기독교 특촬물입니다.
한국사학사님의 댓글
어둠의놈님의 댓글
레포링님의 댓글
<div><br /></div>
<div><a href="/bbs/board.php?bo_table=fin_ss&sca=&sfl=wr_subject&stx=%EB%92%A4%EB%A5%BC&sop=and&spt=-9317&page=3" target="_blank">이걸</a>보는걸 추천합니다 <img src="/cheditor5/icons/em/em4.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빽까님의 댓글
에닐님의 댓글
슈이네스님의 댓글
암흑대제님의 댓글
새누님의 댓글
Wimps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