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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물_네타] [신세기 에반게리온] 이걸 이제서야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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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영연도가 95년도더군요. 그리고 저는 95년생입니다. 덕질 시작하고 나서 본 작품 중 가장 오래 전 게 99년작인 디지몬 어드벤처였는데 이걸로 본 작품 중 가장 오래 전 작품 기록을 깼군요.



 유명하다고 말할 필요조차 없는 작품이니 아주 옛날부터 본 적은 없어도 이름은 알고 있었습니다. 옛날엔 TV에서 더빙되어 방영된 적도 있었다는데 저는 본 적이 없군요. 그래도 '도망치면 안 돼' '너는 죽지 않아. 내가 지키니까' '웃으면 된다고 생각해'  '씨바 아무도 나를 막을 순 없으셈' 같은 명대사들이 숱하게 패러디됐던 것들은 봐왔습니다. 중학생 때 극장판 서가 국내개봉한다는 소식도 실시간으로 들었습니다. 당시엔 TV애니랑 신극장판이랑 다른 거라는 것도 몰랐지만요.



 워낙 여러 곳에서 언급되는 작품이다 보니 그 이유만으로도 한번 봐 봐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조금 알아보니 뭐가 엄청 시리즈가 복잡해서 당시의 저는 뭐부터 봐야 할 지를 못 파악하겠더군요.

그러다가 저번에 번역한 이 SS(링크) 에서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줬길래 TVA와 EOE를 먼저 봤습니다.



 그동안 주워들은 내용들로 인해 '사춘기 소년 신지가 인간 말종 아버지를 싫어하면서도 아버지의 관심을 얻기 위해 외계에서 온 적들과 싸우는, 유혈이 낭자하고 처절하기 짝이 없는 순도 100% 시리어스 거대로봇물' 이라고 이미지가 박혀 있었는데, 의외로 초반 1쿨까지는 밝고 경쾌한 에피소드도 많았고 심지어는 개그 파트도 꽤 있어서 상당히 당혹스러웠습니다. 특히 한국 방송에서 자주 들었던 BGM이 사실 미사토의 테마였다는 걸 알고 진짜로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후반 가서야 제가 원래 인식하고 있던 분위기가 되더군요. 노골적으로 제작비를 아끼려는 정지화면/반복영상 연출도 자주 보였고.

사춘기 전에 본 사람들은 신지의 마음과 상황에 공감하지 못하고 애가 나약하다고 생각한 경우가 많았다고 하던데, 저는 그 말을 듣고 난 후에 애니를 본 거라 그런지 보는 내내 신지가 불쌍해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당장 작중의 신지보다 한 10살은 더 많은 저보고 저렇게 하라고 하면 못 견딜 겁니다... 아버지나 동료 파일럿들 등 주변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아마 더 잘 대처할 수 있겠지만, 거기에다 목숨 걸고 사도와 치고박고 싸운다는 이중의 고통이 주어진다면 분명 자살하겠다는 생각도 못 할만큼 머리가 맛이 가 버릴 겁니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TVA 25화랑 26화는 너무 심했어요. 두 편 내내 애가 고뇌하는 것만 보여주면 뭐 어쩌라는 겁니까. 애가 괴로워하는 건 이미 충분히 앞의 내용들만 갖고도 알겠단 말입니다. 이미 앞에서 한 말을 반복해서 또 하니 처음엔 신지에게 공감하면서 답답하고 고통스러웠는데 후반 가니까 그냥 지루해지더군요. 그나마 다행히 가장 마지막의 그 유명한 오메데토 씬이 나오면서 드디어 신지가 '나는 내가 싫어. 하지만 좋아하게 될지도 몰라' 라고 자신을 긍정하게 되는 장면에서 후련해지긴 했습니다.







...가만, 지금 글 쓰면서 생각난 건데, 시간상 25~26화의 신지의 내적 고뇌와 마지막의 감정 해소는 EOE 후반에 롱기누스의 창과 융합한 초호기가 릴리스 안에 흡수된 상황에서 벌어진 것들이죠? 저 오메데토 씬 후에 신지가 보완을 거절해서 그걸 존중해 준 릴리스는 무너져 내린 거고.



그럼 기껏 스스로를 긍정할 수 있게 되어서 다시 돌아왔으면서도 또 아스카의 목을 조른 건가요. 그럼 26화의 저 감동적인 장면은 다 뭐였던 거니 너.





















거실에서 TV로 EOE 보고 있었는데 하필 초반에 어머니가 잠깐 옆에서 보시던 와중 갑자기 미사토와 카지의 정사씬이 나와가지고 엄청 뻘쭘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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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3 12:14:47 (4888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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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9

djfzmsdlakstp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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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화의 오메데토 씬이 욕을 먹고 취소한 다음 다시 만든 게 EOE입니다. 팬들이 이게 뭐냐고 빡쳐 있는데 더 암울한 걸 던진 거라 둘 사이의 스토리상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뷰너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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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span style="font-size: 9pt">여태까지 겪어왔던 것들. 신지가 보고 듣고 느끼며 쌓인 감정이나 기억. 고통은 "정상" 적인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스스로 버텨내거나 이기기엔 너무 어렸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스스로 만들고 다듬을 껍질 조차 만들지 못한 탓에 엉망이 되었죠.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린 정신. 견딜 수가 없었을겁니다.</span></div>

<div><br /></div>

<div>네. 여태 경험인 온갗 지옥같은 상황은 어린 애 하나의 정신이 병들어서 미쳤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여리고 감수성 풍부한 아이가 마주한 지독한 현실이 끼친 영향은 엉망진창인 세상...&nbsp;<span style="font-size: 9pt">TV판의 신지는 스스로 내린 선택이나 결정이 무엇이든. 그게 좋은 걸로 보이진 않더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br />애 하나를 미치게 만들어 놨다고 봄니다. 생뚱맞은 그 축하 장면도 마냥 좋게 볼만한 게 아니라 현실을 이기지 못해 도망치고 싶어서 벌어진 망상에 불과하다고 봄니다.&nbsp;<br /><br />그런데 그걸 본 리리스가 신지를 어떻게 여겼을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br /></span></div>

<div>감당할 수 없는 현실로 인해 무너진 소년이 맞이하는 현실은 더욱 더 처참한 것 뿐이라고 봄니다. 아스카도 죽이고 나도 죽자는 짓을 저지르는 게 과연 이상할까 하더군요.</div>

<div><br /></div>

<div><br /></div>

검무령theSidron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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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E.o.E 마지막의 그건 늬 죽고 내 죽고 보다는 복잡하게 쌓인 감정이 어긋난 형태로 분출된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애초에 신지가 E.o.E의 와중에 보여주었던 '소오류 아스카 랑그레이'라는 소녀의 이미지를 염두에 두면 신지는 그 순간 아스카가 격렬하게 반항할거라고 예상하고 저지른게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구요. E.o.E 의 '그 사건'이 한창 진행되는 와중에도 유일하게 신지와의 '그걸' 극단적인 적의를 보이면서까지 거부했던 유일한 사람이기도 했구요.</div>

<div><br /></div>

<div>신지가 그 거부의 뒤에 숨겨진 진짜 감정을 이해했을리도 만무리하구요.</div>

<div><br /></div>

<div>함께하기를 가장 원하는/두려워한 사람이 함께였으니 아무리 아담과 릴리스로부터 내일을 살아갈 자격을 지켜내었다고는 해도 감정이 어긋난 형태로 폭주해도 이상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div>

<div><br /></div>

<div>글을 쓸데없이 길게 썼습니다만, 제 요점은 그 때 신지는 정말로 아스카를 죽일 생각은 없지 않았을거 같다는 겁니다. 정말로 너 죽고 나 죽고 였으면 아스카의 반응에 오열하면서 그만두지 않았을 거 같아서요.<br /></div>

뷰너맨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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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건 애(신지) 정신이 그야말로 짓이겨지고 찢겨진 상태니. 뭔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div><br /></div>

<div>만화판 쪽 엔딩이 훨씬 나아보일 지경이더군요...<img src="/cheditor5/icons/em/em56.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검무령theSidron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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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만화는 평행세계라(...)</div>

<div><br /></div>

<div>차라리 전설의 동인작품 Re 커흐흠! 쪽이 더 좋았...</div>

<div><br /></div>

<div>어찌됬든 E.o.E만 보면 제레 씨X 잡것들과 이카리 겐도 마도오 개X로 잡X이 너무 편하게 갔어요(...)</div>

<div><br /></div>

<div>저것들이 신지한테 한 것만 생각해도 참 주옥같이 갔어야 했는데 어찌되었든 자기네들 원한거 얻고 가버려서...<br /></div>

뷰너맨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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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제레의 목적이나 목표등이 뭔가 싶었지만, 결국 이 작자들도 사실상 애 하나 죽어라고 괴롭혀놓고 그걸로 지들만 좋게 갔으니 원. -_-...

<div><br /></div>

약741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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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없이 큰컷치고는 엄청 착해요....

소극적이긴 한데 막상 큰일이 닥치면 맞설줄도 알고...

검무령theSidron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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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에바 세 대 다 모인 이후 대체로의 작전에서 주요 탱킹은 신지가 했었으니 말이지요.<br />

검무령theSidro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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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25화와 26화는 What if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아니 거기 담겨있는 메세지들은 E.o.E 와 같은 맥락이니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What if 였다고 보시면 됩니다.</div>

<div><br /></div>

<div>E.o.E를 보시면 아시게 될 겁니다만, 마지막의 마지막에 신지는 다시 인간으로서 내일을 향해 살기를 갈구하면서도 동시에 '아직은 나약하고 상처가 다 치유되지 못한 어린아이'를 벗어나지 못했고, 그렇게 좌충우돌하면서 성장할 수 밖에 없다는 걸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div>

<div><br /></div>

<div>무엇보다도 그 때 신지는 아스카가 거칠게 반격할 것이라고, 자신이 '알고 있는' 아스카는 그럴것이라고 그릇되게 믿고 있었지만, 자신의 예상과 동떨어지는 소녀의 반응에 감정이 폭발하게 되기도 하구요. 뭐 애초에 저 둘 사이의 감정의 얽히고 섥힘이 쉽게 해결될 수 있을리가 없으니...<br /></div>

버밀리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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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은 가장 쉽게 말하자면

기독교 특촬물입니다.

한국사학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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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무비팬더 님이라고 에반게리온 박사님 계십니다. 그거보면 암시된것이 상상이상으로 많다는것을 알수있죠

어둠의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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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해석하기 나름이라 깊게 파고들 수도, 그냥 ㅂㅅ 같네 라고 할 수도 있는 애니라고 생각합니다

레포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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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 보셨으면 이제&nbsp;

<div><br /></div>

<div><a href="/bbs/board.php?bo_table=fin_ss&sca=&sfl=wr_subject&stx=%EB%92%A4%EB%A5%BC&sop=and&spt=-9317&page=3" target="_blank">이걸</a>보는걸 추천합니다&nbsp;<img src="/cheditor5/icons/em/em4.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빽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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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부근에 온갖 기괴한 연출과 독백이 쏟아져 나오는 건 그남자 그여자 때도 그렇고 안노의 골때리는 취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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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고, 관계란 짜맞추기 너무나 어렵다는 것.

슈이네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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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인가, 스트레스인가 심리테스트에 대입했을 때 400점 정도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죠.

암흑대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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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보단 과거에 마구 나왔던 2차 창작 팬픽들이 더 재미있었죠. 나데시코와 에반게리온의 양대산맥은 그야말로 2000년대 팬픽계의 정점이었....

새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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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tyle="height: 50px; width: 50px; vertical-align: middle; margin: 1px 4px" border="0" alt="" src="/cheditor5/icons/em/em7.gif" />

Wimps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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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완결만 좀 내줬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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