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원래대로면 저랑 나이가 비슷할 정도로 오래된 이 고전중의 고전 게임을 이제 와서 플레이할 일은 없었겠지만...
이상하게 근 한두달정도에 주변에서 쓰르라미 추천을 많이 들었습니다. 왠지는 모르겠고 아마 우연이겠지만요.

그리고 AA 게시판에 보면 "라이너 울 적에" 라는, 공명 스레주의 최신작이 있는데, 거의 항상 챙겨보는 스레주인데 이 작품은 쓰르라미 원작 모르고 보긴 좀 힘들 것 같더군요.

어차피 스팀에서 쓰르라미 1장은 무료로 풀려있으니만큼, 일단 다운받아서 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와...

원래 저는 호러 장르의 게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게임뿐만 아니라 애니든 만화든 영화든, 호러 장르는 대체로 불호죠.
호러 내성이 낮기 때문은 아닙니다. 오히려 내성은 높은 편이라 자부하는데, 그냥 간단하게 찝찝하잖아요? 거기에 일반적으로 호러 장르면 주변 환경에 마구 휘둘리며 자의든 타의든 사지로 걸어가서 점점 궁지에 몰리는 그런 이미지인데, 기본적으로 수동적인 주인공을 싫어해서 호러물은 거의 안 찾아 봅니다.

그리고 쓰르라미 시나리오라이터인 용기사07이 뭐랄까...좋은 이야기보다는 안 좋은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기도 했고요. 까들이 대놓고 욕하는 글이 대부분이긴 했지만 어쨌든 (정확한 정황은 모르지만) 거대 팬덤을 스스로 폭파시킨 시나리오라이터 라는 이미지로 알고 있어서 결국 쓰르라미 시작할 때 까지만 해도 그냥 뭐...재밌으면 재밌는거고 아니면 바로 때려쳐야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만.


​괜히 용기사가 전성기때 ZUN 나스와 함께 동인 삼대장이 아니었군요. 네.​ 지금은 저 둘과 위상이 좀 많이 달라진 모양이지만 

굉장했습니다. 네. 초반부의 러브코메디인가? 싶다가 갑자기 분위기가 확 반전되면서 등골이 오싹오싹 떨리게 하고, 다음 내용이 궁금해 미치겠어서 놓지를 못하겠고...
...정신 차려보니 시간은 새벽!

사실 또 당황했던건

나: 이거 플레이타임 얼마정도 해요?
지인1: 한 6시간?
지인2: 저는 8시간 정도 걸렸네요~


나: 저기, 1장이 3시간째 안 끝납니다만 뭐죠?
지인1: 네? 아, 한 장당 6시간이요.
지인2: 시리즈 전체 플레이타임은 거기에 8 곱하시면 됩니다.

...네. 그랬습니다. 괜히 십수년 지난 지금까지도 미디어매체가 계속 나오는게 아니군요.

이제야 3장 들어가는데, 어떤 스토리가 나올지 굉장히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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