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_네타] [닥터 스트레인지 2] 대혼돈의 멀티버스 - 기대와는 '다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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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 2를 보고 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거 히어로 액션무비는 아닙니다. 닥스1에서는 그래도 미러디멘션을 비롯해 물리적인 힘이 아닌 초자연적인 파워를 다루는 히어로무비였다면 이번 작품은 히어로 액션인척하는 호러무비입니다. 생각보다 진심으로.
일단 이 작품을 왜 히어로 액션인척하느냐 하면 초반부전개 때문입니다. 기이한 힘을 가진 소녀가 멀티버스를 넘어 mcu로 오고 거기서 닥터가 그녀를 도와 기괴한 괴물을 물리치거나 약간의 농지거리 끝에 완다에게 도움을 청하고, 완다의 변모와 함꼐 주변의 풍경이 손짓 하나에 변화하는 장면까지는 '완다비전'을 통해 완다 막시모프, 아니 스칼렛 위치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그 힘을 보여줬어요. 그리고 다크홀드와 함께 닥터를 압박하고, 곧바로 카마르 타지 앞까지 구름처럼 몰려드는 어둠까지... 여기까지는 정석적인 히어로무비였죠. 이제 완다는 압도적인 힘을 보여줄거고, 그걸 막거나 타파하기 위해 닥터가 멀티버스의 힘을 사용할거라 예상하는데...
몰려든 어둠은 그냥 배경이었습니다. 손짓 하나에 주변 전체를 조작할 수 있는 완다는 에너지볼이나 날리고, 귓가에 두려움을 불어넣고... 아니, 스칼렛 위치는 엄청 쎄서 이 우주를 원자단위로 분해할 수 있다며? 그런 사람이 에너지 볼 조금 날리다가 힘으로 안되겠다고 꼬여내?
사악한 마녀의 이미지에는 어울릴지 몰라도 '압도적인 마법사' 스칼렛 위치의 위상에 어울린다고는 보기 힘든 행동이었습니다. 심지어 카마르 타지의 방어막을 부순 뒤에도 들어가며 대포를 맞고 날아가질 않나, 닥터의 미러디멘션 함정에 잠시 갇혔을 때는 에너지볼 한번 날렸다가 비명을 지르질 않나. 이게 정말 멀티버스 너머까지 악마를 보내는 이 작품의 아치에너미인가요?
차라리 카마르 타지 앞에서 협상이 결렬됨과 동시에 어둠이 주변을 감싸고 새빨갛게 물들면서 다크홀드를 통해 사역한 악마들이 카마르 타지 주변을 감싸고 들어왔으면 그 압도적인 강함이 잘 드러났을 겁니다. 메인 악역이 전면에 나섰는데 그 강력함을 보여주는 장치는 중후반에나(타 멀티버스에서) 나와요. 닥터의 반대면에서 닥터와 웡이 무서워할 정도의 파워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강함이 없어요. 반사를 이용해 튀어나오며 기괴하게 몸을 비틀때부터는 히어로 영화의 빌런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존재감'은 사라졌고, '기괴함과 불가해함'을 드러내기 시작했죠. 네. 마치 호러영화의 귀신을 보는 것 처럼요.
스칼렛 위치의 강함이 망가지니 닥터의 강력함도 전혀 보이지 않아요. 지구 최고의 마법사이자 전 슈프림 소서러인 닥터는 제대로 된 마법은 영 사용하지 못하고 힘없이 당합니다. 완다가 기합과 함께 힘을 방출하기만 하면 휙휙 날아가고, 대체로 망토가 힘을 보태고서야 구해집니다. 이게 닥터스트레인지 영화인가요, 망토홍보영화인가요?
당장 엔드게임에서의 연출만 보더라도 완다는 타노스 비행선의 폭격이 없었으면 매드 타이탄을 자기 손으로 으깨버릴정도의 강대한 파워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완다비전을 통해 슬픔의 감정을 깨닫고, 서사를 쌓아 마침내 스칼렛위치로서 우뚝 섰지요. 그럼 당연히 적어도 그때보다는 더한 임팩트를 보여줬어야 해요. 타노스와 닥터가 싸웠을때처럼 달의 조각을 떨구고, 날아오는 것들을 무해한 것으로 뒤바꾸는 등, '현실조작'이라는 능력을 제대로 보여줬어야 했지요. 그게 히어로 무비의 빌런에게 바라는 역할이니까요. 심지어 마법을 쓰는 닥터 스트레인지 단독무비인데!
하지만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이 작품은 현실조작이 아니라 다크홀드를 통한 위치크래프트(자막-흑마술)에 집중합니다. 빙의를 통한 타차원 간섭, 정신지배자를 역으로 죽여버리는 강대한 악의 마음. 특히나 죽은 타 멀티버스 닥터가 남긴 통로를 지날때 닫힌 문 너머에 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연출은 아무리 봐도 호러영화의 점프 스케어의 정석이었습니다. 이건 히어로 영화의 악역이 아니에요. 호러무비의 나쁜 마녀지.
그래도 닥터들 특유의 오만함(결정을 내리는 칼자루를 쥐는 건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를 통제광 특유의 겁과 연결해 풀어낸 건 마음에 들었습니다. 완다의 마음의 상처를 최종적으로 개심시킨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자 목적인 두 사람과, 가장 자신을 잘 아는 자기 자신이었다는 것은 괜찮았어요. 결말까지 통틀어서 마음에 안들면 기대와는 다른게 아니라 기대에 한없이 못미치는 영화가 되었겠지요.
이상을 종합해서 말하자면 기대했던 영화와는 다른 종류의 영화가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히어로 무비를 보러 간 이상 재미는 부족했어요.
아, 그리고 잘 생각해보면 톡 까놓고 말해서 멀티버스는 필요 없었어요. 웨스트뷰에서 그랬듯이 현실을 조작하여 그 안에서는 가족과 행복하게 지낼 수 있고, 이번작에서 카마르 타지의 소서러 수프림을 포함한 마법사들은 스칼렛위치에게 당해낼 수 없다는걸 보면 그냥 지구 자체에 현실조작의 헥스를 덧씨우기만 해도 멀티버스를 뒤질 필요 없이 어떠한 변수없는 세상에서 아들들과, 심지어 비전과 함께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완다비전에서 마지막 어느정도 반성하는 것과 함께 물러났다지만, 결국 이렇게 지금의 현실을 인정하기 싫다고 멀티버스를 찾겠다는건 어떻게든 현실조작능력은 무시한 채로 멀티버스라는 소재를 쓰고싶을뿐인 각본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래저래 아쉬운 점을 말하게 되었지만 한동안 볼 게 없었던 만큼 기대와는 다르다고 해도 볼만은 한 영화였습니다.
그래도 역시 보고 나왔을때 이게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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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6
키바Emperor님의 댓글
마법도 별거없었고.완다의 마법이야 원래 그런식으로만 써왔던 애라 위화감은 없었네요.
무참님의 댓글
전에 작품들을 보지 않으면 내용 이해가 힘들어졌어요
DawnTreader님의 댓글
실패한공략님의 댓글의 댓글
연구생님의 댓글
메미미미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