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_네타] 고질라 S.P 싱귤러 포인트 보고 왠지 흥분돼서 쓰는 리뷰

본문
제 인생에서 최악의 영화를 꼽으라고 하면 저는 세 가지 영화를 말합니다.
하나는 [디워]입니다.
세 가지 말고 한 가지만 말하라고 하면 0.1초의 고민도 없이 말할 제 인생 최악의 영화입니다.
그 다음이 [고질라 파이널워즈]입니다.
일본인 배우들이 연기 못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상상이상으로 상상이하의 연기력을 보여주더군요. 게다가 설정도 유치하고.
괴수와 싸우는데 왜 하늘을 나는 전함이 필요한지, 그 배에 왜 초강력한 미사일이나 레이저빔 같은 게 아니라 드릴이 달려있는지, 외계인들과 싸우러 가는데 왜 총이나 폭탄이 아니라 배에 붕대 감고 칼을 챙겨가는지,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오늘 리뷰는 고질라 S.P에 대한 거니 생략하겠습니다.
아, 굳이 앞에서 최악의 영화들을 언급한 건 그냥 고질라에 대한 리뷰를 쓰는 김에 파이널워즈에 대한 푸념을 끼워넣고 싶어서 그런 것뿐이에요. 저는 이 애니에 만족했습니다.
고질라 S.P를 감상함에 있어서 솔직히 과학적인 부분은 거의 이해가 안 갑니다.
저는 고등학교도 밀링 다루는 법, 선반 다루는 법, 공장자동화 시퀀스 프로그램 짜는 법 배우는 특목고 출신이라 과학적인 지식은 영 딸립니다. 거의 이해 안 됐어요.
그래도 모자란 지식과, 추리만화나 소설을 읽고 범인을 맞춘 적은 별로 없지만, 생각하는 건 싫어하지 않는 저의 소박한 특성을 살려 열심히 생각해본 바,
즉 성장속도가 우주의 팽창마저 따라잡은 고차원의 생명체가 있고, 자기 우주가 비좁아진 그놈이 우리 우주에 넘어오려 하고 있는 탓에, 우리 우주가 언제 망가져도 이상하지 않은 결함 투성이가 되어가고 있다. 혹은 본래부터 있었던 결함을 통해 고차원의 생명체가 넘어오고 있다.
홍진, 고질라, 라돈, 만다, 거미 같은 놈들 등은 전부 같은 놈이며, 페그오로 치면 블라드 3세(랜서)와 블라드 3세(버서커)처럼 동일 존재의 한 단면이 구현화된 것이다.
분열한 이유는 사람으로 치면 치즈케이크를 먹을까 초코케이크를 먹을까 고민했더니, 치즈케이크를 먹으려는 "나"와 초코케이크를 먹으려는 "나," 케이크를 먹지 않으려는 "나," 생크림 케이크를 먹으려는 "나" 등으로 나뉘어진 것. (시공을 초월하는 아키타입의 특성을 생각하면 1초 전의 나, 1년 후의 나, 일주일 후의 나 등으로 나뉘었을 가능성도 있겠군요.)
파국이란 고질라 같은 괴수들에 의한 인류문명의 파괴가 아니라, 기존의 물리법칙이 고차원의 생명체에 의해 완전히 망가지는 것. (아마 생명체를 포함하여 기존에 우리 우주에 있던 물질들이 변질되는 물리법칙에 버티지 못하고 망가지는 것으로 추측됨. 아니면 시공이 망가져서 시간이 흐르지 않는 상태가 되거나.)
고질라와 괴수들은 다가오는 파국의 가시화에 지나지 않음.
참 신기한 애니였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거의 이해 못했어요. 이해 못했는데 뭔가 분위기에 홀려서 자꾸 다음편을 보게 되더군요.
어떤 의미심장한 단서를 흘리고, 그 단서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장면을 끼워넣는 걸 반복하는 애니였습니다.
예를 들면 "미래를 본다는 건 어떤 걸까"라는 이야기가 나온 직후에, 괴수(안기라스)가 죽기 직전 미래를 보는 장면을 넣어서 시청자들에게 "알아도 피할 수 없는 미래가 있다"는 불길한 암시를 남긴다던가.
시청자들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들며, 흥미를 불러 일으키고, 넷플릭스에서 엔딩송과 함께 나오는 "다음화" 버튼을 자꾸 누르게 만드는 애니였습니다.
SF에 관심없어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스토리를 싫어하지 않는 사람에게 추천!
그리고 괴수들의 웅장한 액션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비추천!
앞서 말했듯이 이 애니에서 괴수의 존재는 파국이 다가오는 징조를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장치에 지나지 않습니다. 괴수답게 초생물적인 파괴력과 생명력을 보여주긴 하지만, 인류가 핵을 포함하여 무슨 짓을 해도 이길 수 없는 존재로 그려지지는 않아요.
그런 의미에서는 신 고질라와 통하는 면도 있군요. 괴수가 나오지만 괴수물이라고 정의하기엔 좀 애매하다는 의미에서 말이죠.
이 애니에서 제일 이해할 수 없는 점: 오오타키 팩토리의 그 피어싱 여자는 대체 왜 있는 캐릭터일까요? 하는 일도 없던데.
제 인생 최악의 영화 세 번째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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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4
바운드독님의 댓글
분류상으로만 따짐 sf미스터리 추리물이라고 할려나...
문과나와서 저도 이해가 힘들더군요,(덤으로 저는 상고출신, 돈세는법이랑 장부작성법위주로 배우다보니 저도 이해가 힘들었다는...)
암흑요정님의 댓글
데이워치님의 댓글
통통한햄스터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