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소울 해커즈 2 너는 10점 만점에 4점이다

본문
나는 대전격투게임에서도 스토리를 따지는 남자.
그런 내가 매긴 소울 해커즈 2의 점수는… 10점 만점에 4점!
우선 악마합체 시스템은 정~~~말 호평할 만합니다.
이 검색 시스템이 끝내줘요.
만들고 싶은 악마가 있다? 그럼 그 악마를 만들 수 있는 조합이 뭐뭐 있는지 악마전서에서 조합에 필요한 악마를 인출하는 비용순으로 좌라락 펼쳐주는데, 아주 편리한 기능이더군요.
악마전서에서 악마 뽑을 때 제가 커스텀한 대로 뽑을지, 원본 그대로 뽑을지 선택할 수 있는 것도 맘에 들고.
사바트라는 것도 시원한 쾌감이 있어서 맘에 들었습니다.
약점을 찌를 때마다 주변에 색색가지 기류가 흐르고, 살짝 불길하게 일렁거리는 악마들의 그림자가 적들의 뒤에서 어른거리다가 마지막에는 "으흐흐흐 넌 이제 주우우우우겄어"라는 듯이 눈을 빨갛게 빛내는 악마들이 나타나 집단폭격!
사바트에 참여하는 악마 숫자가 많아질 수록 모션이 변하던데, 10명을 넘기니까 다같이 원기옥이라도 만들듯이 힘을 모아 적에게 내리꽂는 연출이 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이 시스템을 살리기 위함인지, 대부분의 적들이 뭔가 하나라도 약점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맘에 들더군요. 지금까지 플레이한 여신전생 계열 게임들은 후반으로 가면 그냥 만능속성 올인이 돼버려서 좀 아쉬웠거든요.
칭찬은 여기까지.
스토리 쪽이 영….
주인공들은, 특히 애로는 친했던 사람들을 잃어가며, 그 시체를 넘어가며, 세상의 평화를 위해 싸웁니다.
처음에는 ■■■■, 두 번째는 ●●●● ●●●, 세 번째는 ◆◆◆.
그는 비장한 각오와 함께…
는 개뿔.
이 게임은 스토리를 풀어가는 순서가 완전히 잘못됐습니다.
스토리 초반, 애로는,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링고와 애로를 포함한 그 동료 3명은 ■■■■를 만나서 싸웁니다.
이 ■■■■라는 캐릭터는 애로와 같은 고아원 출신이며 조그만 어린애였던 시절부터 함께 지냈던 절친!
그러나 한쪽은 오컬트 관련 담당 국가기관인 야타가라스 소속. 다른 한쪽은 "위대한 존재"라는 걸 강림시켜서 기존의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팬텀 소사이어티.
둘은 싸울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입니다.
애로: ■■■■---!!
■■■■: 애로---!!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마주 달리는 둘.
교차하는 시선과 시선!
슬픈 운명에 한탄하면서도 두 사람은 비장한 각오와 함께 싸우…는 느낌을 줬으면 좋았을 텐데.
저는 이 게임을 뱀파이어 십자계 같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뱀파이어 십자계 속 캐릭터들은 천년의 세월에 걸친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면서 거듭 경악합니다.
아니, 이게 그렇게 된 거였다고?
이렇게 슬픈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고?
하지만 독자가 거기에 공감하고 캐릭터들과 함께 슬퍼하고 함께 웃도록 만드는 데에는 완전히 실패한 만화죠.
캐릭터들의 감정은 뜨겁게 고조되어가는데, 독자가 거기에 공감을 못해서 생기는 온도차 때문에 오히려 추워지는 만화였어요.
저는 vs■■■■에서 같은 추위를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가 애로와 같은 고아원 출신이라는 걸 안 건 ■■■■가 주인공 일행과의 싸움에서 패해 죽은 다음이었거든요.
이 등신들아! 이걸 보여준 다음에 숙명의 대결 씬을 넣었어야지! 순서가 반대잖아!!
이걸 먼저 보여주고 싸울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두 사람의 비장함에 공감하도록 계단을 차곡차곡 밟았어야 했는데, 이미 죽어서 서사가 나올 건덕지조차 없는 캐릭터에 대해 이런 걸 보여줘서 뭐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더군요.
이외에도 플레이어가 캐릭터들의 감정에 공감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작업을 너무너무너무너무 소홀히 한 게임이라고 느꼈습니다.
캐릭터들을 그냥 1회용으로 쓰고 버리니까 스토리에서 깊이를 못느끼겠어요.
온다 이치로는 아예 없어도 스토리 진행에 별 문제 없는 캐릭터였고, 최후반에 나온 팬텀 소사이어티의 대간부도, 야타가라스의 뒷담당이랍시고 나온… 이름조차 기억이 안 나는군요. 어쨌든 그 캐릭터도 다들 없어도 스토리 진행에 별 문제없는 수준으로 그냥 한 번 나오고 끝이었습니다.
오히려 전용 스탠딩 CG도, 모델링도 없이 퀘스트 관련으로 나오는 NPC들이 더 깊은 서사를 보여줄 정도더군요.
개인적으로 가장 아까운 캐릭터는 R.S.
너무 허무하게 죽었어요.
…이 정도면 스토리 네타까지는 아니죠?
캐릭터들 이름은 가리거나 안 나왔고, R.S도 게임 시작하고 1시간도 안 돼서 만나는 캐릭터라 네타고 자시고도 없고.
팬텀 소사이어티의 대간부, 야타가라스의 뒷담당. 둘 다 언제 어떻게 만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안 했고.
그리고 던전이 지루해요.
뭔가 숨겨진 퍼즐 같은 것도 없이, 그냥 미로를 헤매게 만듭니다.
어딘가에 힌트가 있어서 그 힌트를 통해 숨겨진 요소를 찾아낸다.
그런 과정 없이 그냥 복잡하게 꼬인 미로 곳곳을 왔다갔다 하게 만들어요.
그나마 기믹이랍시고 있는 것도 "열쇠가 어딘가에 떨어져 있을 겁니다. 맵을 돌아다녀서 찾아오세요." 수준이고.
인카운터로 만나는 악마들도 형상이 똑같아서 새로운 맛이 없습니다.
물론 접촉해서 전투가 시작되고 나면 각종 다양한 악마들이 나타나지만, 정작 맵을 돌아다닐 때 보는… 아바타라고 해야 하나? 그게 초반부터 결말까지 쭈우우우우우욱 똑같은 놈이라 재미없어요.
페르소나 4도 적들 아바타가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았지만 그 대신 맵의 디자인 자체가 서로 너무나도 판이하게 다르고, 무언가 기믹이 있어서 괜찮았는데, 소울 해커즈 2는 맵이 다르다고 해봐야 현실에서 비슷한 걸 봤을 법한 장소들이고…
저는 도저히 이 게임에 높은 점수를 못주겠습니다.
이 게임은 10점 만점에 4점!
- 8.19Kbytes
추천한 회원


-
영상게시판 - 버튜버 본인의 허가를 받아 제작한 제로투 댄스 영상2024-12-05
-
영상게시판 - 공식의 허가란 건 기분이 좋지요2024-12-02
-
감상게시판 - [트랜스포머 ONE] 성실한 광부에서 사나운 파괴자로2024-09-24
-
영상게시판 - 호쇼해적단 큐에 님의 한국어 커버에 영상을 더해보았다!2024-04-30
-
영상게시판 - 아이돌 (최애의 아이 OP) 큐에 님의 한국어 커버 자작뮤비2024-03-14
-
영상게시판 - 아카네 리제 님. 부탁해요 머슬 불러주라2024-01-07
-
영상게시판 - 리제 아이돌 의상 모집중2023-12-03
-
영상게시판 - 아라하시 타비의 찌찌오모게2023-10-22
-
해외팬픽 2관(ㄹ~ㅊ) - 다루는 소재가 소재인 만큼 신앙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건 알겠고, 그냥 설명이 아니라 주인공의 심정이란 걸 강조하기 위해 개인으로서의 첨언을 하는 것도 알겠지만... 너무 설명이 장황해지잖아!!! 게다가 연중!2025-04-08
-
팬픽요청 - 올마스터가 생각나네요2025-04-07
-
해외팬픽 2관(ㄹ~ㅊ) - ?? 오딘이 가엾은 신이라고? 글쎄? 신앙은 어쨌든 인지도는 전세계급인 만큼 오히려 사정이 좋은 축에 속하지 않나?2025-04-06
-
해외팬픽 2관(ㄹ~ㅊ) - 자기 행복을 희생시키는 걸 남을 저버리는 짓이라 생각하는 타입… 딱 주인공이 그럴 것 같은 타입이죠.2025-04-01
-
해외팬픽 2관(ㄹ~ㅊ) - 자칭 검호처럼 한번 나오고 말 캐릭터한테도 개성을 주는 게 재미있는 소설들의 특징이죠2025-03-30
-
해외팬픽 2관(ㄹ~ㅊ) - 저 홀레 아줌마는 어떤 고위 악마의 분령 같은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라고 생각했지만 저 이계에 고위 악마의 분령이 들어가는 건 쿠시나다히메와 미나모토노... 뭐였더라? 어쨌든 우지가미들에게 싸움 거는 꼴이려나요?2025-03-27
-
AA 호시린 / 타이거죠 - 구체적으로 어떤 시련인지 모르겠지만… 피나는 통과 못할 것 같은데..2025-03-25
-
해외팬픽 2관(ㄹ~ㅊ) - 와, 그때의 픽시가 용케 살아남... 푸웁! 히호족이 됐냐!2025-03-25
댓글목록 12
라이티르님의 댓글
란제님의 댓글
narohwo님의 댓글
디아몬드님의 댓글의 댓글
루인바일님의 댓글의 댓글
A.A.L.님의 댓글
란제님의 댓글
디아몬드님의 댓글의 댓글
진 여신전생 5에서 나온 제우스의 전용기 케라우노스 기대하고 있었는데... 사탄의 전용기 메기도 아크도 이펙트가 그냥 메기도라온과 똑같고.
루인바일님의 댓글
그때부터 불안함을 느꼈는데 볼륨이 엄청 낮은게 참... 던전 문제도 짜증나는게 후반부 메모리얼은 지도를 다 밝혀놔도 가기 짜증나서..
뭣보다 가장 큰 문제는 ▲▲가 후반부 스토리에 너무 급발진한다는거죠 아니 좀 차라리 볼륨을 늘리고 빌드업을 좀더 하던지 이건 뭔..
외형은 주인공보다 취향인데 암걸리는 타입이었죠 온다 이치로도 써먹을려면 좀더 써먹을 방법이 있었을텐데 그곳에서 나오나? 뭔가 했나? 했는데 그런거도없고..
솔직히 팬텀 대간부랑 야타가라스 처리인은 소울 해커스1의 서비스같은 느낌입니다.. 빌드업도 뭣도없고 전작 등장인물 좀 내줄까? 하는 느낌으로나온...
디아몬드님의 댓글의 댓글
마지막 걔는 진짜... 뭐라 투덜거리든 네타가 될 테니 여기에 적지는 않겠지만 와 진짜...
루인바일님의 댓글의 댓글
소울쪽은 확실히 전작에 나왔다는 정보가 있는데 야타가라스쪽은 모르겠네요
유카르엘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