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_네타] [창세기전 시리즈] 생각해 보면 제일 고생한 건 베라모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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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스로가 창세기전 시리즈의 팬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후는 워낙 악평이라 추억 망칠까봐 건드리지 않았지만 일단 창세기전 2, 서풍의 광시곡, 템페스트, 창세기전 3, 파트 2 전부 정품으로 구입했고.
시리즈를 계속해가면서 덧붙여지는 설정에 대해서도 어차피 게임 설정이니까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는 성격이라 설정 변경 등에 대해서도 그런가보다 하고 깊게 따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창3파트2에서 나온 덧붙임 설정의 최종 결과물 뫼비우스의 우주. 이것 자체는 딱히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창세기전 2에서부터 마지막에 대놓고 역사는 반복된다고 암시하고 있었고 거기에 왜 루프가 일어나야 하는가 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덧붙인 것 정도였으니까요.
당시에는 별 생각 없이 그런가 보다 넘겼지만 4 나오고 주사위의 잔영 나오고 안타리아의 전쟁 나오고 하면서 몰락해가는 옛 추억에 씁쓸함만 느끼던 때 발표된 창2 리메이크. 이제와서 창2 다시하려면 한 수고고 그렇게까지 다시 할 물건도 아니다보니 제발 망치지만 말아달라고 빌었고 어느샌가 소식이 안들리다가 들려오다가를 반복하다가 드디어 발매된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데인 게 있다보니 일단 인터넷으로 간만 보고 있는데 혹시나가 역시나라고 게임성 자체는 별로였습니다. 사실 시리즈 팬이고 재밌게 했지만 창세기전의 게임성 자체는 도저히 실드쳐줄수가 없습니다. 창2 할때야 게임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보니 그냥 재밌게 했지만 콘솔 쪽으로 돌아보면 창2와 동시대에 발매된 게임들에 비해 얼마나 모자른지 알 수 있지요. 일직선 진행이라 자유도 없는 건 그렇다쳐도 인터페이스는 불편함을 강요하지, 맵은 쓸데없이 넓어서 시간만 허비하는데 뭐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지, 서풍의 광시곡 처음 할 때는 분명 공략본을 보고 하고 있는데 유황굴에서 한참을 헤맸습니다.
그래픽 떨어지는 건 애초에 스위치로 발매할 걸 전제로 했다는 걸 생각하면 그냥 개발진 능력이 떨어지는 거지 기기 성능 탓을 하는 건 말도 안되고, 괜히 기대했다가 데이기 싫어서 안했던 체험판 감상을 찾아보면 일반 공격이 스킬란에 들어가 있다는 등 뭐하자는 건가 싶었습니다. 애초에 창세기전이 뭐 대단한 게임도 아닌데 이걸 리메이크한다고 7년을 들여놓고 결과물이 이 따위라고? 게다가 아무 말도 안하고 있다가 리메이크 발매 얼마 안 남았을 때 모바일 발표를 하네? 추억팔이를 할 거면 성의를 들여야 되는 거 아냐?
그래도 팬이라고, 성우 더빙이 들어간 게임 영상을 보고 있으면 사야겠다는 생각은 하게 되더라고요. 호구될 생각은 없으니 DLC 나오고 값 떨어지면 살 겁니다만.
아무튼, 이번에 리메이크를 하면서 설정을 정리할 생각인지 들어간 추가 묘사는 맘에 들었습니다. 그냥 대단한 그리마라고만 묘사되던 궁극 그리마가 영자 흡수 기술이라는 설명을 추가한 건 묘수다 싶더라고요. 특별한 영자를 지닌 흑태자였기에 궁극 그리마를 전수받아 쓸 수 있었고, 궁극 그리마를 쓸 수 있는 흑태자였기에 아스모데우스를 기동할 수 있었으며(이 부분은 원작대로지만) 연전을 거듭하며 한계를 넘어 쓴 것 때문에 원래라면 액티브로 온오프할 수 있는 궁극 그리마가 오프가 안되는 패시브 상태가 되어 흑태자가 이올린의 손을 빌어 목숨을 끊어야 했으며, 흑태자의 몸을 변화시켜 만들어내었기에 흑태자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마검 아수라에 흑태자의 영자와 상시 발동 상태인 궁극 그리마가 남게 되었습니다. 흑태자가 일부러 자신의 힘을 아수라에 남긴 게 아니라 제어가 불가능해졌기에 아수라가 남아버린 것.
궁극 그리마의 힘을 지닌 아수라는 안타리아의 모든 영자를 흡수하는 앙그라 마이뉴의 열쇠가 되었으며 특별한 영자를 지닌 흑태자였기에 궁극 그리마를 쓸 수 있었다는 설정은 흑태자를 아수라 프로젝트의 장기말이 아니라 앙그라 마이뉴-스펜타 마이뉴의 반복으로 지탱되는 뫼비우스의 우주의 진정한 창세신이라 불려 마땅한 존재로 격상시켰습니다. 궁극 그리마를 익히지 않을 당시의 순수 강함 자체는 약간 떨어진 것 같습니다만 오히려 흑교에서 각성한 이후 암흑신을 찾는 여행에 당위성을 부여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흑태자를 뫼비우스의 우주의 창세신이라 생각한다면, 그럼 베라모드는? 이라는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나무위키 참조라서 신빙성은 좀 그렇습니다만 베라모드=세라자드 설정에는 분노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군요. 이제까지 시리즈의 여정이 살라딘하고 사랑놀음하기 위한 연극에 놀아난 거였냐고. 전 그런 생각은 떠올리지도 않아서 어? 그런가? 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지금 베라모드를 떠올리며 아수라 프로젝트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바로 베라모드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베라모드가 아수라 프로젝트의 모든 기록을 봐왔다고 각본에 따라 연극한 것 뿐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연극 장난 아닙니다. 게다가 베라모드는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그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리허설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첫 실전에서 연기를 해내야 합니다.
플레이어 입장에서 연극이라는 거지 아르케에서 과거의 리치=안타리아에 막 도착한 베라모드의 입장에서는 몇천 몇만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예언을 성취하기 위한 여정입니다. 아수라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아군도 처음에는 디아블로와 유스타시아를 포함해 세명뿐이었습니다. 알하스마를 포섭한 걸 보면 사정을 설명하고 아군을 늘일 수는 있었던 모양이지만 함부로 늘릴수도 없었을 겁니다.
프라이오스들이 그랬듯이 인간성이 깎여나가는 오랜 세월 속에서 어떠한 돌발 변수가 나타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을 조정해가며 창세신이자 구세주인 흑태자가 탄생할 환경을 마련해야 했고 창세전쟁이라는 무대를 만들어 흑태자가 궁극 그리마를 익히게 만들었으며, 특히 마지막에는 흑태자가 궁극 그리마를 극한까지 쓰게 만들도록 몰아붙여야 했습니다. 이걸 고작 연극이라고 쳐주는 건 베라모드의 고생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닐까요?
흑태자가 창세신이자 구세주라면 베라모드는 구세주가 탄생할 환경을 마련하고, 구세주에게 시련을 내려 성장시켰으며 마침내 구세주를 창세신으로 완성시킨 선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교에 비유하면 혼날지도 모르지만 흑태자=예수, 베라모드=세례 요한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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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맨드란님의 댓글
꺼무기준으로 뫼비우스에 성공한 우주도 많지가 않대요
geminisaga님의 댓글
팬들 사이에서 많이 나쁘더라고요.
설정을 꼬아버린 거나 이상하게 변경한 것이 문제라고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