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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물_네타] [웡카] 그는 어떻게 XX왕이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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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에는 4DX가 있습니다. 그리고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는 4DX 데이라 해서 하루종일 4DX 관람료를 할인합니다.

웡카는 오늘, 1월 마지막 수요일에 개봉했습니다. 그리고 4DX관에서 초콜릿 향을 내주는 이벤트를 합니다.

이 정도면 오늘 보라고 칼 들고 협박하는 수준이죠.


이벤트는 실패입니다.

왜냐면 원래 4DX관의 공기분사장치에는 기본적으로 향이 첨가되어 있는데, 이거랑 초콜릿향이 섞여버리니 냄새가 괴상해져버린 겁니다.

이거 누가 한 거냐.


그걸 제외하면, 이 영화는 좋았습니다.

........같이 보신 어머니는 왜 악당이 제대로 나쁘지 않은 건가, 못 만들었다고 하십니다만, 그건 소수 의견입니다.

애초에 이건 아동 영화라고! 분명하게 아동을 타겟층으로 한 것이 확연하고, 그 시야로 본다면 어마어마하게 나쁜 악당 맞아요.



단적으로 평하면, 디즈니와 로알드 달의 제대로 된 콜라보라고 하겠습니다. 문제는 디즈니가 아니란 거지.

디즈니 영화의 특징인 훌륭한 뮤지컬을 워너브라더스가 해버리네요. 이제부터 정통 디즈니는 워너다. 알겠지?

로알드 달 특유의 말장난(물론 영어 말장난)을 정말 잘 따라해서 만들고, 이를 뮤지컬로 풀어내고, 정말 좋습니다.

제대로 만들었다, 그리 평가할 수 있습니다.


로알드 달 동화 중에 제가 본 건 물론 찰리와 초콜릿 공장도 있고, 마틸다도 있지요. 개인적으로 마틸다는 Girls can do anything을 제대로 보여준 어린이용 페미니즘 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알드 달의 동화를 하나만 봐도 알 수 있는 특징은, 그가 찰스 디킨스의 사회고발성을 제대로 계승하여 사회의 더럽고 사악한 면을 숨김없이 보여주면서도 이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어레인지하고, 이에 더하여 황당무계하고 과장된 표현을 써서 과격한 내용을 희극적으로 연출하는 천재적인 풍자문학가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건 이 영화의 제작진들이 제대로 계승하여 살려냈습니다.

윌리 웡카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인 존재로 등장하지만, 그는 결코 신이 아니죠. 솔직히 하는 짓을 보면 선악 개념은 있지만 이를 풀어내는 행동방식이 악마 아닐까....데몬 엑스 마키나?

그러한 '몽상의 악마'라 부를 만한 윌리 웡카가, 이 영화에서는 상당히 순화되어 한 사람의 꿈많은 젊은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꽤 나쁘지 않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어렵지 않고 평이합니다. 이런 장르에서 중요한 건 그 이야기를 어떻게 살리는가 하는 연출이고, 그걸 잘했습니다.

가족의 사랑을 강조하는 점이나, 어머니가 만들어준 초콜릿의 황금 카드(!) 등이 본편인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이어지는 주요 연결고리지요. 그러나 그것 외에는 완전 오리지널 스토리이고, 제대로 본편 내에서 마무리하며, 따라서 찰리와 초콜릿 공장(71년판이든, 조니뎁 판이든)을 보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그, 다만, 저기.............초콜릿을 대체 뭘로 만드는 거야?!


이 영화의 빌런은 초콜릿의 순도를 낮춰 빼돌리고(!) 그렇게 빼돌린 어마어마한 초콜릿으로 종교계와 각종 공권력을 매수한(정말로 돈이 아니라 초콜릿으로 매수한!) 초콜릿 카르텔입니다.

웡카는 이들에 맞서........싸운다기보다는, 음, 어쨌든 모험 끝에 이들을 물리치고 그만의 초콜릿 공장을 세워 초콜릿 업계의 왕이 되지요.


위 문단의 '초콜릿'을 '마약'으로 바꿔서 읽어보세요. 여전히 그대로 읽힙니다.............

아니 대체 이 무슨 말법 세상이란 말이냐........!

초콜릿으로 이뤄진 불합리한 세상을, 초콜릿을 통해서 바꿔버린다...........딴은 맞아. 맞는데........그 초콜릿의 위력이 너무 세지 않나.......? 고객에겐 저순도의 초콜릿을 제공하고 진짜 고순도 고품질의 초콜릿은 뇌물로 쓴다니, 그......뭐랄까 마약의 천국이라는 남미가 떠오릅니다만........아니면 청나라 말기 아편이라든지.........

완전 이것만으로 장르가 피카레스크물이 되어버립니다만 그건 대체.....


음, 작중에 나온 초콜릿의 바리에이션이 생각보다 적어서 약간 실망이지만 사실 그건 원작의 상상력이 미친 거긴 합니다. 그리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대로 강조가 되었으니 만족할 만합니다.

어쨌든, 윌리 웡카, 그는 어떻게 마약왕이 되었는가!를 다룬 오리진 스토리,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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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1 11:59:16 (6158일째)
팀 통조림 게으름뱅이 편집자 아스펠입니다

댓글목록 12

쟌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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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은 위대하다. 합법적인 것이라고요.

아스펠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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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화시켜도 납득할 만한 중독성인데요.....?

항상여름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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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업계 : 크크크...초코왕 웡카...그는 우리 업계의 좋은 호객님이지.

떠돌이개님의 댓글

아스펠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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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있지만..........! 그래도 이건 뭔가 좀!

BOXCAT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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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서 왕자가 초콜릿 궁전을 지어달라고 했던걸 보면 원작에서도 초콜릿 자체가 가진 힘은 꽤나 강할것 같긴 하네요.

아스펠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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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세뇌 빔이라도 맞은 지구-765려나요.....

라브가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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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달달한 것에 미친 세계관이라 해도, 아마 윌리 웡카만이 가능한 일이 아닐까요.

거대한 지하 공장 안에 과자로 된 초원과 숲을 만들고, 1년 이상 빨아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사탕이나 영상에 손을 집어넣어 물리적으로 간섭할 수 있는 텔레비전 같은 걸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러면 건축자재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강도와 내구도를 가진 초콜릿 같은 걸 만들 수도 있을 테도, 그런 기술력의 보유자가 윌리 웡카 또 달리 존재할 것 같지도 않고……

음, 단 것에 미친 세계관이요? 그냥 그런 세계인 거겠죠(사고방폐)

물리학도2012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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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1964에서는 초콜릿이 중독성이 강한 물질인가 봅니다.이모티콘

암흑요정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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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코의 구르메 시대 어딘가에 있었던 일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습니다.

assassi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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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초콜릿은 합법이라구요 ㅋㅋㅋ(허나 카르텔 존재)인 작품이었죠. 재밌게 보고 왔습니다...

아무리 초콜릿을 잘 만들고, 머시기 재빵처럼 굉장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해도 빌런들이 그걸로 갑자기 세뇌되듯 개과천선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 맘에 들었네요. 이모티콘

겨울나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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