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_네타] [초앙대전]츤데레의 본질 회귀
본문
츤데레를 상징하는 대사란 무엇인가 하면 고민할 것도 없이 떠오르는 것은 '딱히 널 위해서 해준 일이 아니니까 착각하지마'입니다.
이것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 대사를 하는 히로인이 누구에게든 간에, 아무튼 사랑으로 말미암아 '널 위해서' 헌신했다는 점입니다. 그걸 스스로 드러내는 걸 오히려 부끄러워하는 행동이 조성하는 사랑스러움이 바로 츤데레의 묘미입니다.
하지만 츤데레가 유행으로 인해 범람하며, '널 위해서 한 게 아니니 착각하지 마'는 변질되면서 '널 위해서'는 빠지고, 그저 '착각하지 마'라는 것만이 남습니다.
결과적으로 츤데레 붐 시기의 츤데레들이란, 대다수는 막상 자기가 먼저 헌신하고 사랑을 줄 생각은 하지 않으며, 그저 일방적으로 사랑을 누리고 그러고도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맹목적인 헌신, 무한한 사랑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아귀나찰의 괴물이었을 뿐입니다. 히로인의 가면을 쓴 격파조차 불가능한 무적의 보스 몬스터에 가까웠죠.
이런 추세의 당사자 중 하나이기도 했던 앨리스소프트가 운영하는 최후의 요양원(?) 초앙대전 에스카레이션 히로인즈의 메인 스토리 2부. 그 히로인 스즈모리 라이카.
라이카는 플레이어 캐릭터인 토키사다보다도 2부의 주인공 듀오인 이노리와의 교감에 비중이 실린 이노리 쪽의 히로인에 가까운 북극곰 살육자 캐릭터로, 사심을 한숟갈 얻자면 앨리스소프트 츤데레 히로인 중 한손에 꼽힐 정도로 훌륭한 캐릭터입니다.
전투력이 형편없는데다 책사형 캐릭터다보니 파워업같은건 눈꼽만큼의 기미도 없어서 늘 전선에서 빼달라면서 도망갈 궁리만 하는 것처럼 궁시렁거리지만,
이노리랑 같이 있는 상황에서 위험하다 싶으면 혼자만 도망가는 경우는 절대로 없고,
툭하면 미끼 작전을 내는가 싶지만 미끼 역할은 맨날 자기가 도맡는데데다가,
두령을 신으로 신봉하는 나쁘게말하면 일종의 사이비종교인 상파상현중 토박이인 주제에 어떤 때든간에 상현중의 방침과 명령보다는 이노리를 우선합니다. 2부 중반부에 상현중이 이노리를 죽이려는 것 같자 바로 두령인 토키사다를 인질로 잡으려다 실패하니 그대로 이노리를 데리고 탈주닌자까지 되었고, 귀환할 때까지 추격조와 싸울 때도 굳이 전투력 있는 이노리는 내내 뒤로 빼놓고 자기 혼자 앞에서 어그로를 다 끕니다. 안그래도 입장 안좋은 애가 쌈박질로 원한까지 살까봐 추격조들의 뒤끝은 자기가 다 뒤집어 쓰려고 한 것.
그 후로도 안그런척하면서 눈총받고 지내는 이노리를 엄청 신경쓰고 지내는 모습을 보입니다.
한편 이노리는 일종의 신 같은거라 생사관념이 희박해서 때되면 죽는거지 뭐 이런 식이고, 이기주의자인 듯 굴다가도 이러는 라이카의 이런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서 딱히 감사같은건 표시한 적이 없습니다. 라이카를 좀 무거울 정도로 믿기는 하지만요.
그러거나 말거나, 라이카는 자기가 언제 뭘 했냐는 것마냥 시치미를 뚝 떼면서 계속 몸바쳐 헌신만 베풀 뿐입니다.
시즈카같은 카카오99% 쓴맛밖에 안나는 올드 츤데레에게선 오히려 느끼기 어려운 이 달달한 근본 츤데레의 맛...
츤데레와 앨리스의 황혼기마저 지나간 이 시대가 되어서야 어찌 너란 히로인이 나왔단 말이냐...?
메인 스토리 2부 자체는 3부의 포석 역할이 강해서 스토리 자체만 보면 전대물로서 기승전결이 확실했던 1부가 더 위였다고 느끼지만, 라이카라는 캐릭터 단 하나가 변함없는 동력으로서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게 해주었습니다...
다음주면 2부가 끝이라 이제 비중이 줄어들거라 생각하면 너무 아깝네요
- 4.76Kbytes
제목 | 글쓴이 | 날짜 | 뷰 | 추천 | ||
---|---|---|---|---|---|---|
롸君 824 4 2024.05.17 | ||||||
chuck 117 0 5시간 47분전 | ||||||
holhorse 287 0 10시간 47분전 | ||||||
chuck 359 1 2024.12.15 | ||||||
공기지망생 360 3 2024.12.15 | ||||||
키바Emperor 107 1 2024.12.15 | ||||||
chuck 146 2 2024.12.15 | ||||||
holhorse 298 2 2024.12.14 | ||||||
psyche 294 3 2024.12.14 | ||||||
Wolf君 365 2 2024.12.13 | ||||||
백수하마 151 1 2024.12.13 | ||||||
holhorse 310 0 2024.12.13 | ||||||
holhorse 262 1 2024.12.13 | ||||||
라자냐 79 0 2024.12.12 | ||||||
레포링 237 0 2024.12.12 |
댓글목록 2
레포링님의 댓글
갑자기 일방적으로 남자욕하면서 폭력휘두르고
왜그러냐고 물어보면 화내면서 아몰랑 거리는게 츤데레라고 하는거볼때마다 어이없지요
골뱅C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