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창작_네타] [스포주의/경제왕 연산군] 이세계 경제학도의 조선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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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단위의 금융사기로 인해 화폐경제가 멸망한 나라.
이념을 앞세운 정책으로 인해 생산력 자체가 죽어버린 나라.
선박 항행 규제로 인해 배가 걸핏하면 난파당하는 나라.
철제 농기구도 제대로 생산 못해서 여러 집이 농기구 하나를 돌려써야 하는 나라.
.......다름 아닌 조선 전기의 모습이 이러했습니다.
태종대에 저화를 대량으로 발행한 다음 저화로 세금을 받는 것을 금지함에 따라 저화는 곧 휴짓조각이 되었고, 조선 땅에서 화폐경제는 멸망을 맞게 됩니다.
조용조에 기반한 공납제로 인해 철조차 제대로 생산하지 못할 정도로 생산 기반은 죽어버리고, 함경도의 농민들은 공납을 하기 위해 그 없는 철제 농기구 마저도 여진족에게 팔아서 초피를 사와야 했습니다. 철제 무기로 무장한 여진족들이 쳐 내려와도 막을 힘도 없이 죽어나가야 했고요.
한산도로 항해하는 것 조차 원양항해라면서 금지한 덕분에 조선의 항해기술은 후퇴해버리고, 연안 근처만을 항해해야 했던 조선의 배들은 암초를 만나 수도 없이 난파당하게 됩니다. 게다가 앞에서 언급한 공납제로 인해 철제 못 조차 만들수 없게 되면서 배의 내구도도 형편없이 떨어졌구요.
농사에 중요한 철제 농기구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농기구도 공납을 위해 녹이거나 아니면 여진족에게 팔아야 했으니 농기구의 부족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기 집에 농기구가 없이 지주집에서 농기구를 빌려야 했고요.
이러한 조선에 한 명의 미래 경제학도 귀신(?)이 빙의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미래 경제학을 조선에 도입한 주인공은 우선 추포(아주 성기게 만든 저품질의 천)와 오승포(추포보다는 조금 더 촘촘하지만 옷을 짓기에는 여전히 저품질인 천)의 사용을 금지시키고 대신 저화를 세금으로 내게 하고 화매소에서 현물과 교환할 수 있게 함으로써 화폐경제를 안착시키는데 성공합니다.
공납을 폐지하고 시대 범위를 크게 넘지 않는 기술을 도입한 것 만으로도 기존의 낙후된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리는데 성공합니다. 철이 없어서 여진족에게 맞고 다녀야만 했던 함경도민들에게 철이 공급되니 오히려 여진족들을 두들기면서 초피를 얻기 위해 북쪽으로 진출하기 시작했죠.
원양 항해 금지를 풀고 중국의 정크선, 동남아의 종(Djong) 제작 기술을 받아들여 선박을 크게 키우고 유규와 대만까지 해양 진출에 성공합니다. 교역으로 인해 남방의 진귀한 물산들(후추, 설탕)들이 흔해질 정도로 변화합니다.
1년에 철을 고작 200t(작가의 말로 사실은 이것도 높게 잡은 거고 실제 기록상으로는 40t정도로 보기도 합니다)밖에 생산 못하던 것이 10배 이상 불어나면서 농기구, 무기를 생산하고도 남아서 철근콘크리트로 된 공연장(1만석 수용 가능)을 건설할 정도로 나라에 부가 넘쳐나게 됩니다.
경제왕 연산군은 어쩌면 쉬워보이는 발상의 전환이 어떤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대체역사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개발적인 측면 뿐만이 아니라 문화의 진흥, 그리고 빙의당한 원래 몸주인 이융과 빙의한 주인공의 역할 플레이 등이 톡톡 튀는 재미를 주지요.
한 가지 단점은 작중에 나오는 경제학 지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읽기가 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지만(어디까지나 교양 경제학 원론 수준이지만, 이것도 어려워 하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작가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깊게 읽어볼 만한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거의 매 화마다 참고한 자료들의 레퍼런스를 달아놓고 있어서 작가가 얼마나 치밀하게 조사하고 분석해서 소설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어설프게 자료조사를 하면 독자들로부터 고증 지적을 받고 무너지기 일쑤지만, 여기서는 작가가 워낙 조사를 잘 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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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5
나기나기소나기님의 댓글
영구동토님의 댓글의 댓글
네모모서리님의 댓글의 댓글
경식의 목표가 현재의 10배(기존의 100배)고 산업혁명기 영국이 목표의 500배 (기존의 5만배)...
데이워치님의 댓글
터틀즈님의 댓글
몇년만에 나라 정상화....시켜서 그 시기 그 근방 효율성 면에서는 원탑을 찍었는데, 주인공은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수준이니
그 뿐만 아니라 코락스 식으로 적당히 유쾌한 필체에 개발딸 뜌따뜌따따로 몇년만에 조선 민중이 어떤 혜택을 받는지 묘사하는 것이 원포인트인 재밌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