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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물_네타] [이미지] 2.5차원의 유혹 : 천박한 쌍팔년대 노잼 러브코미디가 아니었다.JPG

본문



우선 2.5차원의 유혹(리리사) 1, 2화를 보고 한숨쉬면서 하차했던 과거의 자신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냅니다. 이미 답안을 알고 있는 미래의 회귀물 주인공과는 달리,


당시 내린 평가로는 그리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 애니메이션을 1화로 파악하고 악평하는 것은 그리 섣부른 일도 아닙니다. 


시청자의 성향과 환경에 따라 여러가지 달라질 수 있는 방향은 있겠지만,


지구상의 누구라도 하루가 24시간이며, 일주일이 7일에 지나지 않는다는 저주받은 구속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으니까요. 




그러니 소설을 3,4화 정도 읽고 마음 속 깊이 실망하든, 악의어린 비평을 작성하다가


이세계로 환생하든 간에 그것은 문자 그대로의 감상이며 구태여 누군가가 반박할 필요없는


그 시점의 거짓되지 않은 그의 진실된 마음인 겁니다.




2.5차원의 유혹에 대해 이제와서 제가 아무리 뭐라고 찬양한다고 해봤자,


당시에 실망했던 마음은 다시 되돌릴 방법이 없을 테니까요.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불과 두어개의 에피소드만 더 봤어도


바로 발견되는 찬란한 황금을 눈앞에 두고서 20분 간의 모래더미만 파헤치다가


실망하고 돌아선 자의 아쉬움을 달래는데는 의미가 있습니다.




감정의 시발점은 몰입하기 어려운 지나친 작위성이었지요.  




타카하시 루미코란 시대의 거물이 본격적인 스타트를 끊고,


이후 전설적인 작가들이 덧붙여 짜올린 전통적인 일본 러브코미디 세계관은


인물관계에 다소 비현실적이고 편의적인 면모가 비춰져도 어색하지 않게


대충 뭉개고 넘어가주는 자비를 보이고, 젊은 남녀간에 펼쳐지는 이벤트의


즐거움에 집중해달라고 항상 독자에게 말해왔습니다. 




2.5차원의 유혹 애니메이션 1화는 그 점에 있어서는


상당히 충실하게 시작하긴 합니다.




주인공은 자타가 공인하는 일본 러브코미디 남주인공의 요소를


완벽하게 갖춘 존재입니다. 학원물이 적극 추천하는 학년인 고등학교 2학년이며,


만화연구부 동아리 부장이지만 부원이 없어서 망하기 직전이란 상황에,


꼬꼬마 시절에 방영되던 어린 시절의 애니메이션을 아직도 미친듯이 좋아하며


수많은 관련 자료를 부실에 갖춰놓고 틈만 나면 보고 있는 누가 봐도 오타쿠 남학생


그 자체인 면모를 보이면서도 머리 정리 좀 하면 좀 덜떨어진 차은우 급의


얼굴까진 된다는 것까지…



거기에 마침 코스프레를 너무 좋아하고 단 한 명의 캐릭터 코스프레만


주구장창 고집하는 여자 후배와 만나게 되는데,


그게 하필 남주인공이 가장 좋아하는 고전 애니메이션의 히로인이고…




꼬꼬마 시절의 소꿉친구와 재회했는데,


남주인공의 마음에 들 정도의 굉장한 여자가 되고 싶어서 모델을 하고 있고…






...



아 집어쳐! 


아무리 러브코미디 세계라지만 이건 너무하잖아!!!!!! 


이따위로 스타트하니까 이 재미있는 소재를 하차하지!


 


정리하다보니 그때 왜 하차했는지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전통적인 왕도 요소를 넣는 건 나쁜 게 아니지만,


시작부터 이 정도로 노골적으로 작위적인 관계만 퍼먹이고 있으면


B급 양산형 애니조차 못 되고 CD플레이어를 넘은 노잼 낙제작이


탄생할 것 같은 무서운 예감에 때려치운 거였지요.




1화 기준으로 못 만든 애니는 아니었지만,


저때는 다음 에피소드를 보고 싶은 기대감이 전혀 생기지 않았어요. 


아마 저대로 계속 갔으면 그 평가는 바뀌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토모에 마미가 마미하던 시기를 지나고… 


학생회장님이 뜨자마자, 갑자기 애니 장르가 급선회하고,


캐릭터들이 약동하기 시작합니다. 




현실에서 일단 가능하기야 하겠지만, 지나치게 비약적인 설정들이라


감상에 심히 방해되던 억지스런 러브코미디와 이상한 서비스신은


대폭 줄어들어 적절한 양념으로 바뀌게 되고, 전성기의 현시연이나


카레이도 스타를 떠올리게 하는 청춘 스토리가 생동감 넘치게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n




제목부터 리리사가 붙어있듯이, 이 코스프레 애니의 알파이자 오메가라


할 수 있는 메인히로인은 안경 후배(마슈 아닙니다)인데,


초반에는 얘가 사실 애니를 캐리하긴커녕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었거든요.




남주인공과 만나는 시작부터가 차라리 비스크돌이 나아보일 정도로


지나치게 환상적인 스토리고, 초반에 묘사된 여주인공의 과거를 보면


겁나게 음습한 성격으로 컸을 거 같은데(편견) 실제로는 현실에 저런 게


실재하는지조차 애매할 정도로 착한 순둥이 그 자체라 볼 때마다 당황스러웠던 양반…



분명 최중요인물인데도 불구하고, 나올 떄마다 작품 자체를 수소풍선처럼


허공에 둥둥 띄우며 스토리 몰입을 방해하던 이 메인히로인이


사춘기 청소년의 고민에 본격적으로 부딪치고 꿰뚫어 나가는 스토리가 펼쳐지자


비로소 종이인형처럼 뻣뻣하게 정해진 양식대로만 움직이는 듯 하던


남주와 주변인물들까지 인간적인 입체감이 발생하고 살아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서브 히로인들도 같이 열연하고 있었지요. 




아니, 같이 열연하는 정도가 아니라, 사실 리리사가 승천한 첫 에피소드에서


실제로 중점적으로 스토리 감정선을 캐리한 메인히로인은 서브히로인 쪽이었지요.


리리사가 거기 붙어서 보조로 따라간 느낌입니다.




누구나 품고 있는 고민들이 하나같이 현실감이 작렬하고


그에 얽혀서 흘러가는 이야기가 너무 괴상하게 튀지 않아서


충분히 시청자가 공감하면서 예상가능한 한도 내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그와 동시에 자연스럽게 오가는 감정을 세련되게 표현하여


조금 뻔해보이는 전개가 들어가도 지겹지 않게 만들어 주는데 성공합니다. 




여기서 더욱 중요한 부분은 각 에피소드에서 생기는 사건들의 쟁점이


아무리 시리어스한 고민들이라 하더라도 애니 분위기를 지나치게 지하로


꼬라박게 만드는 바보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주인공이 아무리 노력하고 고민해도 절대 해결되지 않을 게 빤히 보이는


노답 문제를 제기하여 시간을 낭비하거나, 사람들의 인성질을 너무 부각시켜서


추악할 정도로 더러운 씬을 찍을 거면 러브코미디 애니메이션을 안 봤지요. 


쌍팔년대 인간극장 시리즈라도 틀었지.




주사위를 던질 때마다 1만 연속으로 나오는 인생? 


당연히 있을 수 있지요. 그것도 리얼이겠지요.


분명 세상에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얼마든지 존재할 겁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해서 주사위를 던질 때마다 2에서 4까지


왔다갔다하는 우리 인생이 리얼이 아닌 건 아닙니다. 



굳이 필요하지 않은 슬픔과 고통을 집어넣으며


리얼인 척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조히스트는 제외하고요. 


교장 선생님 똑똑해

 


음, 뭐…



열도 기준 수십년전부터 코스하는 여자애 만나지 말라는


농담반 진담반의 밈이 돌 정도로 온갖 살벌한 괴담이 설치는 백귀야행(웃음)


마굴 본거지가 코미케 코스판인데, 주요 인물들이 하나같이 본성이 너무 착한


순둥이라 좀 위화감이 들기도 합니다…




반반이랑 퍼랭이가 그나마 무난한 스타일인데 백화해버렸고… 


근데 뭐 어떻습니까~ 조역이나 엑스트라도 아니고 애니 히로인이니까


기특한 아이들인 게 낫죠~~



장르를 러브코미디에서 스릴러로 바꿀 지뢰나


유골에 오뎅탕 끓여먹는 히로인은 필요없다고요~ 



지금이 만족스럽습니다.



하긴 전지적 시청자 시점으로 봐서 애들이 다 착하다는 걸 아니까


따스하게 보는 거지, 작중 엑스트라 A 시점으로 보면 아마 리리사네 모임도


좀 많이 이상한 애들만 모여 있는 마굴이긴 합니다만…;;;



PS : 제 리리엘은 선배만이 찍을 수 있으니까요~



w


그나저나 히로인은 볼 때마다 전열고정될 거 같은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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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0

assassi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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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읽다가 어? 하고 다시 올려서 글쓴이를 확인하고 다시 쭉 읽어내리다가 ....어라?? 이모티콘



저도 2,5차원의 유혹을 초반만 잠깐 봤다가 메인 히로인이 너무 천박? 판타지? 스러워서 내퍼가 된 기분이 되어버린 적이 있었네요...

최근 들어서야 애니를 조금 보다 말았었는데... 뭐랄까 끝까지 봐도 좋은 작품이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이모티콘

psyche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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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언제나 도덕건전하게 진실을~이모티콘

초반은 큰 쥐가 나오기 전의 십이국기나 카미나 죽기 전의 그렌라간이 그랬듯이 뭔가 좀 아니었는데,

두번째 서브히로인 스토리 시작하자마자 메인히로인도 같이 귀신처럼 떡상하더군요~

마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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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작가가 전작 연재할 당시 유행하던 섹시어필식 러브코미디를 비판했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대로 부메랑 당해서 돌아온 느낌이었네요. 그걸 생각해보면 3번째 에피소드에 나오는 만화가에 자기 경험을 투영시킨 느낌도 들었고..

psyche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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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야기가 만들어졌으니 감사한 일입니다~이모티콘

호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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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의 푸쉬를 가장한 억까에  유저들의 악의를 한몸에 받고  성벽까지 오해받고있는 모 후배가 생각나는군요,

psyche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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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부인님~이모티콘

키바Emperor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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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거랑 목소리의 괴리가 심한 후배님...

본격 시리어스한 전개가 나오길래 잠시 하차했던 작품인데 메데타시 엔딩이 나오고 히로인에 감화되는 내용이 나오니 다시 복귀했었죠.

뭐 작위적이면 어떻습니까.어떤 작품은 작위적이지 않았나요...

psyche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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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필드 영주부인~이모티콘

착한 아이들이라 훈훈하지요~이모티콘

아틀락나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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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몰랐는데 마슈(?)밖에 안 보여요. 마슈 귀여워~

psyche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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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플레이어 마슈~이모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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