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다는 게, 정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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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구조 자체는 왕도 중의 왕도 러브스토리입니다. 

평범한 두 남녀가 우연히 연인을 연기하면서 정말로 정이 들어가는 이야기는

지난 수십년간 수많은 작가들이 다듬어 낸 안정된 스토리 그 자체니까요.

다만 저 스토리 골자의 안정성과는 정반대로, 

소재가 된 21세기 일본의 결혼은 이미 예전의 찬란함을 잃어버리고 황혼기에 접어들었고, 

작가가 그걸 과하지 않은 선에서 충분히 담아낸 덕분에 약간의 아이러니가 일어났습니다.

옛날이라면 외국영화나 TV에나 나올 법한 특이한 비일상이었을 겁니다.

부모님 때문에 결혼에 대한 회의감에 잠긴 여주인공이라니 

스토리를 위해 너무 부자연스러운 양념을 친 것처럼 보이겠지요.

하지만 오늘날 일본에서 이혼한 부모님 정도는 

흔하게 접하는 지겨운 현실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식 따위보다 자신의 미래를 우선시하며 이혼장을 내미는 부모는 

이제 딱히 신문 기사를 낼 정도의 막장 취급받지 못합니다. 

너무 흔하거든요.

젊은 부부의 이혼율이 치솟아 오른 일본에서 

미래의 안정에 대한 불신감도 별로 특별한 게 아닙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이혼은 언제든지 올 수 있습니다.

결혼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란 건, 

옛날 할머니 할아버지의 농담 섞인 덕담이 아니라 

꿈도 희망도 없는 상식 레벨의 영역으로 추악하게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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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런 21세기 일본의 배경이라 더욱 즐겁고 훈훈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본래 이런 러브스토리에는 어느 정도 고난이 필요한 법입니다.

그래서 좀 이상한 전개를 집어넣는 경우가 많았지요.

열쇠장이와 야쿠자 마피아라든가

이 만화는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판타지적인 과장은 필요없습니다.

만화적인 비정상적 빌런도 존재할 가치가 없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현실 일본에서 21세기 결혼이 맞이한 광경을 

적당히 보여주기만 해도 됩니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고난입니다. 

직장 동료들은 나이가 찼는데도 결혼한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인 상태고,

가장 행복해 보였던 신혼 부부가 이혼 위기로 자신의 인생을 후회하며 자살에 가깝게 정신적으로 몰리고,

잠깐 동안의 동거로 혼자 사는 것보다 얼마나 귀찮아질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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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화에서는 그 공포가 구체적으로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매우 익숙하고 미래가 약속된 평탄한 고속도로였던 지금의 인생이

결혼하는 순간, 불편하고 바로 코앞도 보이지 않는 수풀 속으로 바뀌는 것으로.

당연히 결혼 따위 선택하지 않고 헤어지려 합니다.

호르몬에 불타는 십대도 아니고, 안정된 직장인 X년차들이니,

이대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야...

거기서 모험을 선택하니까 주인공입니다만~ 

그렇게 꿈과 희망의 모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용사들을 가로막는 수많은 위기와 악몽이 있겠지만, 어떻게든 이겨내야겠지요~

하야밍 귀여워요, 하야밍~

PS : 비탄의 망령도, 2.5차원의 유혹도 끝났습니다~

둘 다 예상 외로 훌륭하게 만들어진 명작인데, 

둘 다 2기가 결정되어 해피합니다~

결혼하다는 게 정말인가요도 사실 원작 분량이 남아있는데...ㅠㅠㅠㅠ

뭐, 애니는 여기서 끊는 게 맞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