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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세대의 선배 시리즈인 세일러문까지 갈 것도 없이,

두 사람으로 시작한 초대 이래 시리즈마다 전대물이나 드래곤볼이 떠오르는 

전투씬이 펼쳐지며 우주적으로 날뛰는 것도 서슴지 않았지요.

블루블루한 10주년 기념작이든~ 

20주년 기념작 원펀맨이든 간에~ 

프리큐어하면 전투고, 전투하면 프리큐어였던 세월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싸우지 않는 프리큐어라니요.

이제까지 이런 컨셉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아예 대놓고 안 싸우겠다고 못박는 건 뭔가 이상하잖습니까.

게다가 서브도 아니고 메인 주인공 프리큐어가 애완견 축생이 변신한다니...

무슨 일을 해도 개 같은 일이 되고, 

무슨 말을 해도 개 같은 말이 되는군요~

아니, 도대체 시리즈 주인공이 개라니 이게 무슨 소리............

프리큐어 시리즈도 벌써 스무 개가 넘어가 버렸으니 

드디어 소재가 다 떨어져서 무리수를 두는구나 했었죠.

...

...

??? : 무리를 넘어 상식을 부수는 거다!

프리큐어 같은 장편 애니메이션 종특으로 항상 나올 수밖에 없는 

'안 봐도 상관없는 시간떼우기식 쓰레기 에피소드'가... 

이번 시리즈에선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인물들의 이야기가 꽉 채워집니다.

심지어 별 필요없어보이던 하찮은 장면조차 

후반부 스토리에 절묘하게 연결되어 감정을 폭발시킵니다.

수미상관 수법, 너무 강하다!!!!!!

과연 강아지가 주인공을 해도 괜찮은가 의심스러웠는데,

초중반부터 귀엽기도 했지만 후반에 스토리의 메인축이 되어, 

코무기의 인생 자체가 최종보스 가오우와 철저히 대비되는 존재로 묘사되면서

완전히 주인공다운 입지를 확실하게 다져주었습니다.  

중반에 등장한 일본늑대의 멸종이란 빌런측 명분이 너무 강하다보니,

후반에 갈등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어설프게 끝내거나 

프리큐어가 되도 않은 감성팔이로 설득할까봐 걱정되던 메인 스토리는 

최종보스 캐릭터 붕괴도 없고, 결말 전개까지 완벽하게 끝내줬죠.

그나저나 솔직히 프리큐어에서 민간인에게 사살당하는 씬이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자쿠로 이 아가씨는 후반부에 반전으로 나오는 진실이 처음 나왔을 때는

허구헌날 달고 다니던 좋아한다는 말이 원한에 미쳐버린 스바루를 위로하려는 연기였거나 

본인도 살짝 정신이 나가서 스바루를 가오우와 겹쳐보며 헛소리하는 건가 했었는데,

회상보니까 걍 인간으로 만났을 때부터 좋아했잖...;;;

인간박이 암캐, 

아니, 암컷늑대 자쿠로...

3P 수간도 모자라서 프리큐어까지 껴서

5P를 시도하려는 하렘마스터 최종보스의 위엄~

(아닙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이상적인 환상을 이야기하는 프리큐어지만, 

다루는 주제가 주제다 보니, 사랑하는 애완동물의 현실도 회피하지 않고

반드시 꼭 집어서 이야기해주는 것도 좋았네요.

아무리 사랑해도, 미치도록 좋아하더라도... 

언젠가 헤어질 때가 반드시 오는 거고,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건 예정된 그 날이 올 때까지 

그 아이를 최선을 다해 사랑해주며 행복하게 지내는 것뿐이며

언젠가 우리 자신에게도 다가올 죽음을 지나서 만나러 갈 뿐이라고요.

저 중요한 주제가 거의 서너번은 나온 거 같은데,

후반에는 아예 직설적으로 애완동물의 죽음을 다루기도 했고,

최종보스의 결말 스토리 자체가 회피할 수 없는 이별을 다루니 말이죠.

원더풀 프리큐어가 만족스러운 결말을 맞이했는데,

이번에 시작한 어른큐어, 아니, 법사큐어는 과연 어떨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