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_영화] [추천][수정 깃털의 새]-지알로 무비의 선구자의 초기작
2007.09.29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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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수정 깃털의 새]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일단 이 작품을 만든 "다리오 아르젠토"에 대해 말해야겠습니다. 이탈리아의 히치콕이라고 불리는 지알로 호러의 거장입니다. 20년 넘게 슬럼프에 빠져있지만 그가 개척해낸 길을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죠. 그의 작품은 히치콕과 비교되지만 사실 듣는 히치콕이 좀 짜증 날지도 모릅니다. 히치콕은 가장 완벽한 플롯을 가진 작품을 만들어낸 감독으로 이해되는데 사실 "다리오 아르젠토"는 그렇게 플롯을 강조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스토리의 논리적 모순은 사실 "다리오 아르젠토"의 특징적인 스타일이라고 불려도 될 정도입니다. 오히려 아르젠토는 스타일리시를 강조하는 감독이죠. 음악이나 미장센에 더 중점을 둡니다. 그의 전성기 작품이라고 불리는 [딥 레드]나 [서스피리아]를 살펴봐도 "대체 스토리의 구조는 어디다 팔아드셨습니까?"란 질문이 튀어 나올 겁니다. 하지만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음산하고 무게감 있는 고풍스런 음악들이나 고문당하고 살해된 미인 시체들을 롱테이크로 잡아 보여주는 미장센은 아르젠토를 지알로 무비의 왕자王者로 올리기에 충분했습니다.
말이 좀 길었네요. 아무튼 본문으로 돌아와서 [수정 깃털의 새]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시다. 저는 솔직히 이야기 해서 전성기 작품이라는 [딥 레드]나 [서스피리아]보다 [수정 깃털의 새]를 점수를 더 주고 싶습니다. 왜냐고요? [수정 깃털의 새]는 다리오 아르젠토의 영화들 중 잔인한 영상미가 절제되면서 플롯적 구성까지 뛰어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아르젠토 영화 맞아?"라고 고개를 갸웃 거렸을 정도니까요.
간단하게 이야기를 설명하면, 슬럼프에 빠진 미국인 작가 샘은 박물관에서 받은 소일거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작은 갤러리에서 칼부림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합니다. 그는 도와주러 뛰어가지만 이미 여자는 찔렸고 사내는 도망쳤지요. 설상가상으로 그는 문과 문사이에 갇힙니다. 다행히 여자는 살지만 샘은 중요참고인으로 곤욕을 치루지요. 사실 이 사건은 이탈리아를 들썩이게 하는미녀들만 노리는 연쇄살인범의 사건이었거든요. 경찰들은 "당신은 뭔가 봤어! 기억하란 말이야!"라며 가혹수사를 받게 되는데 멀리서 봐서 잘 기억이 안나는 샘은 그저 답답할 따름이죠. 그는 반 강제적으로 수사에 참여하며 연쇄살인범을 추적합니다. 이후 그가 목격한 장면이 범인을 증명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되지만 볼사람을 위해 입닥치겠습니다.
[수정 깃털의 새]는 각본은 더 논리적으로 짜여졌고 대사들은 더 자연스러우며 연기도 훨씬 유려한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이 영화엔 너무 말도 되지 않아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아르젠토 특유의 괴상한 느낌은 없습니다. 얼마나 다행이에요……. 솔직하게 털어 놓자면 그런 괴상한 느낌이 얼마나 저를 괴롭혔는지 모르실 겁니다
아르젠토에 관심 많은 분은 한번 보시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정말 잘만든 아르젠토 영화기도 하고요. 이때까지만 해도 잘 절제되던 잔인성이 다음작품에선 폭발하기 시작하고 스토리의 개연성은 점점 사라지는 아르젠토의 계보를 생각해 볼 때 이 작품을 먼저 보는게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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