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물_네타] 제로의 사역마 외전 : 열풍의 기사공주
본문
제로의 사역마 외전 : 열풍의 기사공주는 원래 2010년 2월 발매 예정인 물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측과의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은 모양인지 계속 미뤄지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매 달마다 다음 달이면 나올 거라고 미뤄지면서 끝끝내 나오지 않았고, 급기야는...
...네, 결국 단행본 내부의 광고 페이지에 항목은 기재되었으면서도 정작 표지 사진도 올리지 못했다는 이런 웃기지도 않는 일까지 벌어졌죠.
그러다가, 마침내... 거의 반쯤 포기하고 있었을 시기인 11월달에야 간신히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나마도 원래 J 노벨 발간일인 10일보다도 늦게요...
뭐, 이런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습니다만, 결국 발간되는데에는 성공했습니다.
읽으면서 받은 인상은 뭐... 등장인물은 다릅니다만 제로의 사역마 외전이라는 느낌이 확실히 납니다. 다른 것보다 제로의 사역마 시리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야릇한 상황 설정(...)과 뭔가 안습한 처지의 여주인공, 간결하다 못해 뭔가 부족한 느낌의 전투장면, 뭔가 이후 전개를 기대하게 만드는 떡밥 투척 등등을 보면 이건 확실히 같은 작가가 쓴 게 맞아요.
...세 번째 항목은 왠지 까는 것 같긴 합니다만, 이건 제로의 사역마 시리즈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니 넘어갑시다. 뭐, 물론 취향이 갈리긴 하겠습니다만 코드만 맞으면 어느 정도의 재미는 보장하는 물건이니까요.
다음에는 내용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의 주인공은 루이즈의 어머니인 現 라 발리에르 공작 부인이자 前 마법위사대 맨티코어대 대장이었던 '카린느 데지레 드 마이야르'(아마 지금은 '카린느 데지레 드 라 발리에르'겠죠...)가 14세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10살 때 한 기사(맨티코어를 탄 것으로 보아 마법위사대 맨티코어대 소속으로 보입니다.)를 만나 그에게 감명을 받은 카린느는 기사가 되기로 결심합니다만, 여자는 마법위사대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남장(?)을 하고 이름도 카린으로 바꾸고는 마법위사대에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의외로 입대는 간단했지만... 문제는 당시의 마법위사대가 재상의 음모로 인해 소모되어 가다가 거의 해산하기 직전의 단계에 이르른 점이었습니다. 동료라는 녀석들도 어딘가 좀 모자란 녀석들 뿐이라 현시창의 기분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여자라는 걸 숨기기 위해 고생하며 한편으로는 재상의 음모에도 저항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는 정도가 이야기의 큰 틀입니다. 아마 이후로도 재상의 음모만 달라질 뿐 기본적인 패턴은 같겠죠.
여담입니다만, 카린느가 마법위사대 소속의 세 남자들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결투 신청(물론 1명은 참관인이지만...)을 하는 장면은 삼총사의 달타냥이 떠오르는 대목이었습니다. 뭐, 사실 제로의 사역마 자체가 유럽 역사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부분이 많기는 합니다만.
다음은 각각의 등장인물에 대해서.
* 카린(카린느)
일단 기본적인 캐릭터의 외모와 성격은 셋째 딸래미인 루이즈와 매우 판박이입니다. 자존심이 강하고 지기 싫어하면서도 은근히 겁이 많은 성격도 그렇고, 특유의 머리카락과 억지로밖에 보이지 않는 남장(?) 설정을 그나마 조금이라도 통하게 만든 것이 납작한 흉부(...)라는 등에서 카린느는 루이즈와 흡사합니다.
다만, 성격에서 한 가지 큰 차이점이 있는데... 바로 자신감이라는 부분입니다. 카린느는 가난한 귀족 출신이지만 바람 계통에 대해서는 엄청난 수준의 마법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그 때문에 겁은 많았어도 자신감은 넘쳐나는 편이었죠. 출신이야 어쨌든 능력이 있으니까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질 법도 합니다.
그에 반해서, 루이즈는 무려 공작가 출신이면서도 제대로 된 마법을 사용할 줄도 몰랐기 때문에 열등감에 짓눌린 채 오기만을 부리는 성격입니다. 그녀의 어머니와는 달리 귀족의 정점에 달한 공작가의 출생이면서도 평균에 근접하기는 커녕 바닥을 파는 수준이었던 루이즈는 이런 낙차가 도저히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다가왔을 겁니다. 그래서 작중에서도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하게 일을 벌여놨다가 막상 뒷처리를 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 거죠.
뭐, 어째 쓰다보니까 루이즈와의 비교에만 치중한 것 같습니다만... 사실 앞으로 일취월장해서 전설적인 인물이 될 것이라는 미래가 이미 나와있는 이상, 이 캐릭터에 대해서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약점이었던 부족한 경험을 쌓아가면서 발전하는 길만이 남아있으니까요. 아, 물론 다른 측면의 이야기도 있겠습니다만... 거기에 대한 내용은 해당 캐릭터에서 다루도록 하죠.
* 나르시스(자칭)
...이 인간이 트리스테인 군의 원수를 지냈던 기쉬의 아버지라는 점에 대해서는 거의 100%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외모나 복장, 여자를 밝히고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는 등의 성격이나 사용하는 마법 계통이 흙 계열(물론 마법 계통이 유전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이라는 것 등등을 보면, 완전히 기쉬랑 판박이죠. 물론 기쉬 보다는 능력이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뭐, 아무튼 더 이상 설명할 부분은 없을 것 같습니다.
* 바커스
...이 인간이 말리코르느의 아버지일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 한 80%는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용하는 마법 계통은 다릅니다만(바커스 : 불, 말리코르느 : 바람), 그건 주요 4인방의 마법을 4대 속성에 맞추기 위한 장치로 보면 될 겁니다. 이외에도 신체적 특징(말리코르느처럼 뚱뚱하지는 않지만 금발에 벽안)이라거나 읽는 사람을 쪽팔리게 만드는 '미소녀를 숭배하고 싶다.'는 말을 서슴없이 중얼대는 걸 보면 거의 확신할 수 있습니다. 말리코르느 놈은 숭배를 넘어 '밟히고 싶다'라고 말하는 놈이니 변태끼가 더 심해진 모양이긴 합니다만... 뭐, 이 인간에 대해서도 더 이상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생드리옹(가칭. 본명은 피에르)
일단은 과거에 자신의 손으로 연인을 죽였던 것에 대한 죄책감을 품고 있는 물의 사용자로, 술에 빠져 살지만 실력은 뛰어나며 카린느의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한데... 이 인간은 존재 자체가 소설 최대의 떡밥입니다. 요컨데, 이 인간이 라 발리에르 공작의 젊었을 때인가 아닌가가 말이죠.
...일단 돌아가는 정황을 보면 그럴 가능성도 있는 것 같긴 합니다...라고나 할까, 몇 가지 그렇게 생각할 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가명까지 쓰면서 정체를 숨기고는 있습니다만, 이 인간의 독백 중 하나가 '모두가 부러워하는 집안에 태어났다'는 점에서 그 집안이 매우 높은 집안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즉, 이 집안이 공작가인 라 발리에르 가일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지금은 가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만 그건 집을 나와 마법위사대에 입대했기 때문이라는 걸로 설명이 되죠.
그리고 외모의 경우... 일단은 잿빛 머리카락을 하고 있는데, 現 발리에르 공작은 금발입니다. 다만, 작중에서 보면 피에르는 생드리용(재투성이)라는 가명을 쓰면서 머리카락도 그와 같은 색으로 염색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므로, 머리카락의 차이 만으로 그가 공작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이 인간, 벌써부터 카린느랑 갈 때까지 갔...다고 말하면 오버이긴 합니다만, 아무리 취중이라고 해도 인공호흡+흉부 마사지라는 심폐소생술 콤보(...)까지 실시해 버렸고, 카린느 역시 이 인간에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말이죠. 요컨데...
이렇게까지 해놓고 커플 안 되면 이건 NTR(?!)이잖아!
...라는 겁니다.
하지만, 위에서 나열한 것도 일단은 추측에 불과합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집안이 라 발리에르 가라는 보장은 없으며, 염색을 했다 한들 그게 원래 금발이라는 보장도 없죠.
게다가, 약간의 의심스러운 점도 있습니다.
우선은 나이. 생드리용... 즉, 피에르의 경우, 이 시점에서 그의 나이는 19+α세로 추정이 됩니다. 카린느에게 과거의 애인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자신이 카린느(14세)보다 두 살 정도 위일 때 애인을 만났었고, 실수로 그녀를 죽인 지 3년이 지난 시점이라는 내용이 작중에 언급되므로, 이 인간의 나이는 14+2+3+α(여기서 α는 연애기간, 즉 과거의 애인을 만나고 그녀가 죽기까지의 시간.)=19+α세가 되는 것이죠.
요컨데 두 사람의 나이는 최소 5년 이상 차이가 난다는 건데... 본편 6권에서 보면 공작과 공작부인은 둘 다 50대 초반이라는 언급이 나옵니다. 공교롭게도 5라는 숫자는 10의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라, 나이 차이가 이 정도가 나게 되면 둘 다 초반이 될 수는 없게 됩니다. 한 명이 초반이면 적어도 다른 한 명은 중반 내지는 후반이 되어버리는 거죠.
그리고, 만약 공작이 마법 위사대에 소속되어 활약을 했다면, 어째서 거기에 대한 내용이 작중에서 전혀 언급도 되지 않느냐는 겁니다. 카린느는 어찌어찌 정체를 숨기기는 했는지 그가 여자라는 소문은 돌았지만 그 정체에 대해서는 비밀로 남았으나 전설적인 활약을 하기는 했고, 기쉬놈의 아버지로 보이는 나르시스는 무려 원수의 자리에까지 올랐습니다. 당연히 이들 이상으로 실력이 뛰어난 생드리용 역시 이들과 함꼐 하면서 그에 걸맞는 명성을 올렸을것이며... 나중에 가문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그러한 이름이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카린느는 처음부터 성별을 속였기 때문에 나중에 자취를 감추고 공작 부인이 되었다 해도 그녀가 열풍의 카린이었다고 생각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지만, 공작은 카린느와 처지가 다릅니다. 트리스테인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귀족 가문의 공작인데 그의 활약이 전혀 이슈가 되지 않았다는 건 뭐랄까... 작중에서야 구태여 언급이 되지 않았을지는 몰라도 조금 이상한 느낌이긴 하죠.
마지막으로... 현 시점에서는 카린느의 조언자에 위치에 있는 이 사람이 정말로 공작이라면 어쩌다가 나중에는 자신의 부인에게 쩔쩔매는 꼬락서니가 되었나 하는 겁니다. 뭐, 같이 살면서 바가지라도 실컷 긁혔다면 모를 일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조언자 내지는 스승(?)의 위치에 있는 만큼 제자(?)의 성장에 대해서 대견스러워하면 대견스러워했지 공포스러워한 다는 건 좀...
...뭐, 이런 걸 보면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닐지도요.(...)
역시 문제는 본편에서 공작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도 없다는 겁니다. 공작에 대해서 나온 건 그의 대략적인 나이와 외모, 성품, 그리고 일단 불의 사용자는 아니라는 것(본편 6권에서 루이즈가 자신이 불의 계통에 눈을 떴다고 하자, 공작은 네 할아버지와 같은 계통이라고 말합니다. 굳이 할아버지와 같다고 이야기를 한 것은 자신이 불의 사용자가 아니기 때문이겠죠.) 정도이니 말입니다.
이야기가 좀 길어지기는 했는데, 생드리용=공작이라는 가설에 대한 제 심정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앞 뒤가 안 맞는 부분도 있어서 뭐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운데,
아니라면 NTR 삘이 나서 심히 곤란하다.
...뭐, 다음 내용이 더 나온다면 알겠죠.
* 그 외 인물들.
필리3세 : 본편에서는 이미 고인. 다만, 드 오르니에르 저택의 지하에다 밀회용 통로를 만들어 본편 16~17권의 그 막장 상태(...)를 일으킨 주범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기분이 묘해지는군요. 물론 그가 아니라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마리안느 : 본편에서는 중년의 태후지만 여기에서는 현재는 13세. 제로의 사역마를 여왕의 유혹이라는 이름의 막장드라마로 만들고 있는 앙리에타의 어머니라 그런지 상당히 비슷한 느낌입니다.
에스타슈 대공 & 느와르(생드리용의 옛 애인 카린느) : 이 외전의 악역입니다만, 다른 건 둘째치고 네크로맨시 비슷한 마법을 사용하는 바람에 괜히 저를 난처한 기분에 들게 만들었단 말이죠.(...)
뭐, 네크로맨시 비슷한 기술에 대해서는 본문에서도 '악마라도 두려워할 짓'이라는 언급이 있는 걸 보니... 누군가가 약간 안쓰러워 지기도 하네요.(...)
...아무튼, 본편과 크게 상관은 없지만 외전만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물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권의 내용이 궁금해지는군요. 뭐, 일단은 본편이 더 궁금하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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