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뱅가드, 출발한다.”우리는 조잡한 방어선을 지나 제7대교로 향했다.옆 블록에서 총성이 연거푸 들리나 싶더니, 이내 요란하게 콩 볶는 소리가 시가지를 울리기 시작했다.신비와 공포를 담은 총탄의 푸른 궤적이 간헐적으로 붉은 하늘을 갈랐다.어려운 싸움이 기다리고 있었다.우리는 중대만도 못한 규모였고, 당면한 적은 대대급 전투단이었으며, 그 뒤에는 사단과 군단이 밀어닥치고 있었다.우리는 총체적인 패배에 직면하고 있었다.“뱅가드, 정지, 정지. 좌전방에 중대급 적 파워로더 출현.”막 대교를 벗어나는 적 파워로더 중대가 시야에 들어왔다
01.방주가 침몰한다.살아남을 방도가 없으니, 그저 천천히 죽어갈 따름이다.02.무너진 편의점을 뒤적거리던 마야가 소시지빵과 미지근한 콜라를 찾아왔다.모모프렌즈 로고가 붙은 그것들은 모처럼 찾아낸 멀쩡한 식량이었지만, 결국 제대로 먹지 못했다.화약 냄새와 피비린내가 섞인 시큼하고 역겨운 냄새가 비강을 쿡쿡 찔러 토가 쏠렸기 때문이었다.전차 해치를 열어 환기를 해봤지만, 밖의 사정이라고 나을 건 없어 별 의미가 없었다.멍하니 밖을 보며 다리를 달달 떨던 메구미에게 건네 보았지만, 그녀도 식욕 없기는 나와 마찬가지였는지 고개를 저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