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아, 젠장. 재수 더럽게 없어서...'김철수는 욕을 퍼부으려다 가까스로 화를 참아냈다. 애초에 그는 아무런 이유없이 욕질을 하는 막되먹은 성격도 아니었다. 그것은 심지어 갑작스러운 안개로 인해 길을 잃었을 적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아마도 그로 인해 이 도시에서 눈을 떴을 때 역시 욕설을 하지는 않았다.적어도 그때 근처에 있었던, 그리고 지금도 계속해서 따라오는 저 세 명의 소녀들에게는 말이다. 하지만 자기들 말고는 아무 사람도 없는 을씨년스러운 공간을 마주한다면? 도시의 길
"...어? 여기는..."현우는 뭔가 생생한 꿈을 꾼 것 같았는데, 그러면서도 두려움과 억울함에 발버둥치기는커녕 평안한 안식을 얻은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악몽이었지만, 완전히 악몽은 아닌 듯 했으며, 뭔가 자신이 원하는 장면 또한 나와버린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그러면서도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것을 알아내지 못한 채 모든 것이 끝나버린 느낌이었다. 악몽 같았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했지만...'그런데 여기는 어디지? 사무실?'15살로 보이지만, 현우는 엄연히 어른이었다. 앳된 티가 고등학생보다도 많이
------------- 1화 ----------------그는 겉으로 보기에도, 그 내면마저도 상처가 심한 청년이었다. 그 청년은 자신을 170도 안 되는 작은 키에, 남자답지 못한 가녀린 체구, 거기다 나약하게 보이는 곱상한 외모라며 스스로를 비하하고 있는 인간이었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적어도 청년이 느끼기에는 못난 면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대학에서도 왕따를 당한 그는 그야말로 일생을 폭력으로 얼룩진 저주스러운 삶을 살았다고 밖에 볼 수 없었다. 비록 지금은 아니지만, 그 오랜 세월 동안 숱하게 당하고 입어왔
<수상쩍은 신흥종교의 신통력에 대한 분석> “얼마 전부터 계속 묻고 싶은 걸 참았어. 아무래도 예절에 어긋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 하지만 날이 가면 갈수록 의문이 계속 커져갔고 예절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을 압도하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어. 그래서 결국 뒤늦게야 하는 말인데…….” 재위는 눈앞의 여자를 노려보았다. 멋대로 손님용 의자 하나를 점거하면서 이것저것 캐묻는 통에 귀찮기 그지없었다. 중요한 질문이 이어졌다. “너한테는 여기에 멋대로 들이닥치는 것을 빼고 다른 취미생활이 없나?” 이것은 순수한
<귀신을 물리치는 시원찮은 방법> 소개받은 주소의 건물에 들어가 목적지의 문앞에 섰을 때, ‘아이리’는 자신이 제대로 찾아온 것이 맞는지 의혹이 들었다. 그러나 이미 몇 번을 미리 확인한 일이었으며, 이제 와서 다시 살펴도 갑자기 바뀌지는 않는다. 각오를 다지고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시지요.” 안쪽에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만으로는 나이를 짐작할 수 없었다. 아이리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자신과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남성이 앉아 있었다. 책상에는 점성술에 쓰는지 놀이에 쓰는지 모를 카드가 어지럽게 흩어져
<세상에서 가장 그럴듯한 저주> “……그리고 이 분야에 도움이 될 만한 학문으로는 통계학이 있지.” 재위가 불청객에게 설명했다. 상대는 아이리라는 이름의 젊은 여성이었는데 예전에 재위의 고객이었다. 심령 현상에 휘말린 가족을 도와달라는 의뢰를 받은 연구자가 해결에 성공하면서 이어진 인연이었다. 호기심 많은 여자는 그 뒤로 재위를 찾아와서 이것저것 캐묻기도 했다. 썩 귀찮은 일이어서 재위는 기껍지 않았다. 그래도 옛 고객이 새 고객을 주선하는 등의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매몰차게 내칠 수가 없었다. 이전에 언제든지 상담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