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가 된다는 것은 인간이길 포기하고 스스로 번제물이 되는 것이다. 군주가 되는 순간 그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구속될 모든 것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모든 것을 박탈당한다. -모든 이들을 위한 스페인 근대사 2권에서 발췌해가 지났다. 에스파냐의 국경 병력 점검과 해군 정박지 변경은 프랑스의 신경을 건드렸다. 거기다 카를로스 3세가 영국 대사를 만나고 프랑스 대사에게는 의례적인 대답만 하면서 확언을 해주지 않았다. 프랑스는 만약을 대비해 에스파냐 쪽에 병력을 증강했다. 또한, 카를로스 3세는 재정을 점검하고 예비금
카를로스 3세는 그야말로 스페인 부르본 왕가의 결정체 같은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파르마, 나폴리에서 통치자로의 자질을 다졌고, 스페인 국왕이 되었다. 그는 스페인의 국력을 다시 한번 일으켰고, 세수를 증대시켰으며, 조롱받던 스페인군을 유럽의 강군으로 변모시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많은 가난하고 약한 자들을 희생시켰다. -모든 이들을 위한 스페인 근대사 2권에서 발췌카를로스 3세가 죽음에서 돌아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 밖은 그리스도 성탄 대축일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한창일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이 에스파냐의 국
흔히 노인에게는 욕망이 사라진다고 한다. 노인들은 무기력해보이고, 천천히 움직이며 세상 만사에 초탈해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노인들도 욕망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삐걱거리는 관절이, 잘 보이지 않는 눈이, 조금만 움직여도 느껴지는 피로감이 덮쳐오기에 포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 노인이 활력이 넘치다 못해 뿜어져 나오는 어린아이의 몸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 후안이 그걸 보여주려고 하고 있었다.후안은 왕세손을 위해 배정된 방 곳곳을 살펴보고 있었다. 화려하다 못해 기괴할 정도로 치장된 방 곳곳은 다행히도 후안
농부 후안은 스페인의 국왕입니다-5왕세손과 기묘한 만남을 한 다음 날 카를로스 3세는 다른 날과 다를 것 없이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 보고서의 마지막 단락을 읽고 지시를 보고서에서 적자 집무실 창문으로 햇빛이 한 줄기 들어왔다. 카를로스 3세는 잠시 창문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곧 프랑스에서 혁명이 일어날 것이오’분명 그 사람은 그렇게 말했었다. 그 사람이 말하는 혁명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로 사용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범상한 상황은 아닐 것이다. 카를로스 3세는 처음 그를 만났을 때를 생각했다. 사도
증조할아버지는 미쳐버렸고, 큰할아버지는 할머니와 시도 때도 싸웠으며, 할아버지는 어머니와 원수지간이고 아버지는 사냥에만 관심이 있어서 가정에 관심이 없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다들 그 집안의 불운을 안타까워하지만, 그 집안이 스페인 왕실이라는 말을 들으면 그 나라의 불운을 안타까워 한다. 집무실은 지금까지 보았던 어느 방보다 화려했다. 그러나 후안이 이곳저곳을 슬쩍 보자 집무실 그 자체는 화려했지만 오히려 그 방안은 사용자의 취향을 반영했는지 비교적 검소해보였다. 비싼 물건들은 거의 없었고 실용성이 뛰어난 물건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