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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월드x던만추] 마지막 희망 - 27 - 열사熱砂의 대해大海

불길 같은 햇볕과 무자비한 열사의 바람. 습기를 무자비하게 강탈하는 건조한 대기. 지평선 너머까지 끝없이 펼쳐진 모래의 땅. 겹겹이 자리한 사구는 산맥을 연상케 할 정도로 뻗어 있었고, 지나치는 바위들은 기나긴 세월 모래바람에 단련되어 기이한 형상을 하고 있다. 이따금 지나치는 좁고 깊은 와디(Wadi)의 가파른 곡벽을 소금기 섞인 바람이 휘돌아 지나고, 저 멀리를 내다보면 일렁이는 회색의 암석 사막과 돌산이 장관을 이룬다.대륙 서부의 대해원과의 쌍극을 이루는 세계의 대사원(大砂原), 대륙 남동부, 『카이오스 대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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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월드x던만추] 마지막 희망 - 26 - 백악신회

화이트스톤은 그 기원만큼이나 기이한 곳이었다.북방의 대평원에 눈독을 들이던 수많은 국가들이 끝내 포기하고 만 대규모 개간마저 성공해, 거대한 농토가 자리잡았다.모든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기계를 생산하는, 이른바 ‘공장’이 돌아가며 그 모든 것이 일자리가 되었다.백색 재앙 대란 때의 전통이라며 주에 두번 전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소를 열고, 매 분기별로 식료와 계절별 옷이 배급된다.시민권을 지녔다면 누구라도 특징적인 다층 다세대로 지어진 무수한 석조 공동주택에 거주할 권리가 주어졌고, 매달 소정의 사용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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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월드x던만추] 마지막 희망 - 24 / 25 - 계승

어수선한 날이었다. 아직 날이 따뜻하고 초목은 무성하다. 이주하기에는 이른 때였지만, 텐트는 거둬지고 있었고 몇 안 되는 가축들이 모여들었다. 평상시라면 사냥을 나서느라 보이지 않았을 어른들도 모두 모여 영문 모를 기대에 찬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6살난 어린 웨어울프(낭인족), 베이트 로가는 생소한 그 분위기가 싫지 않으면서도 영문을 몰라 연신 고개를 갸웃했다. 베이트는 든 의문을 솔직하게 꺼냈고, 굴강한 아버지, 바르드 로가는 송곳니를 드러내고 크게 웃으며 그런 베이트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말했다.“우리가 싸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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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월드x던만추] 마지막 희망 - 23 - 왕녀

1. 왕녀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에 더없이 소란스러운 식당 구석, 로브를 둘러쓴 두 인영이 원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아 있었다.둘 중 큰 쪽은 술이 가득 찬 술잔을 오른손에 쥔 채 왼손을 로브 후드 아래로 넣어 자꾸 흘러내리려는 비취빛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작은 쪽, 피나는 양 손으로 사과 주스가 든 잔을 잡은 채 그런 리베리아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참 힘들겠어요."리베리아는 소리 없이 웃었다. 하이엘프 왕녀의, 여신조차 초월하는 미모와 압도적인 존재감은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불가사의한 매력이 있었다. 리베리아는 행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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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월드x던만추] 마지막 희망 - 21 - 결말 / - 22 - 회담

이어지고, 다시 이어지는 영창. 보호 마법의 방어막 바깥쪽 대부분이 얼음으로 가득해질 즈음, 변화한 상황을 가장 먼저 눈치챈 건 핀이었다.“움직이지 않아…”무엇이 그렇냐 질문하려던 가레스는 핀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고, 얼음 기둥 사이로 보이는 아직 멀쩡한 메카노이드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명백한 이상 상황이었다. 가레스는 계속해서 영창을 이어가려는 리베리아를 조심스럽게 붙잡았다.“잠깐 멈춰라, 뭔가 이상해.”대답할 기력조차 없고, 다른 목소리를 들을 겨를도 없던 리베리아였지만 자신의 몸을 잡아오는 손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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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월드x던만추] 마지막 희망 - 20 - 각오

전율에 벌벌 떨리는 몸을 애써 다잡은 핀은 괴로워하는 동료들을 세비아의 곁으로 끌어왔다. 세비아에게서 발산되는 편안한 기운이 다시금 그들을 감싸 안정시켰다.『――― ――――』공간―메인프레임 전체를 울리며 ‘표현’과 ‘언어’가 나눠진다. 셋은 기둥에서 발산되는 뜻의 의미를 전혀 알 수 없었고, 신경쓸 수도 없었다. 그들이 오길 기다렸다는 듯 곳곳의 통로에서 기어나오기 시작하는 메카노이드들 때문이었다.오발을 주의하는 건지 강력한 무장을 자랑하는 랜서와 센티피드는 없었다. 나타나는 건 칼날에 뒤덮인 인간형 메카노이드-사이더와 네개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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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월드x던만추] 마지막 희망 - 19 - 전개

시간은 삽시간에 흘렀다. 여유를 느낄 수 있던 사람들의 미소는 긴장으로 점철된 무표정으로 대체되었다. 한껏 당겨진 시위처럼 팽팽한 사람들의 긴장이 어딜 가나 느껴질 정도였다. 무기고는 언제든 열릴 수 있도록 드로이드가 상주하기 시작했고, 훈련의 연속이던 사람들의 일과는 대기로 바뀌었다.그 누구도 맘 놓고 잠자리에 들지 못한 밤이 지나고 새벽이 가까워지는 시간대.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둑한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별똥별은 가야 할 길을 역행하고 있었다. 먼 산맥에서부터 하늘로 솟아오르는 빛줄기는 순식간에 그 수를 늘리고 있었다.경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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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월드x던만추] 마지막 희망 - 18 - 도래

리베리아는 내내 이어진 강행군에 녹초가 되었으면서도 익숙함을 느끼는 자신에게 실소하며 분지로 걸어나왔다. 그들의 훈련에 쓰이는 세비아의 기계장치―고급 홀로그램 영사기― 앞에 선 리베리아는 기계에 걸린 띠를 머리에 쓰고 더듬더듬 조작했다.각자 단련과 지식 습득에 관심을 보이는 동료들처럼, 미지와 모험에 목말라 있던 리베리아는 이 기계에 대해 지대한 흥미가 있었다. 비록 현실의 사물은 아니라지만 차이점이라고는 만질 수 없다는 것일 정도로 현실적인 구현은 리베리아의 호기심을 더없이 충족시키고 있었다.그건 리베리아의 뒤를 따르는 아이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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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월드x던만추] 마지막 희망 - 17 - 변화

물도 가루도 아닌, 형체 없는 분무(噴霧)가 흘렀다. 안구(眼球)를 없는 것처럼 통과하고 안와(眼窩)에 채워지는가 싶더니 이내 스며들듯 하는 메카나이트(Mechanites)는 즉각 뇌 전역으로 흩어져 새로운 뇌신경이 되었고, 기존의 것을 대체하기 시작했다.기술에 숙달된 뇌구조를 재현해 정보를 전달하는 번화계(Glitterworld)의 신경 교육 메카나이트 혈청, 핀은 본능적으로 오른손에 쥔 그 용기가 텅 비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지식들을 상기할 수 있었다.난생 처음인 지식들이었다.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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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월드x던만추] 마지막 희망 - 16 - 변화

해가 지평선 너머로 기울어지며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자리를 바꾸듯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달이 서쪽에서 빛났다. 볼만한 건 다 봤다며 지상으로 올라온 피나에게 이끌린 일행은 어디서 나왔나 싶은 큰 인파에 섞이게 되었다. 저마다 각양각색의 디자인과 색상의 옷을 입은 말끔한 사람들은 저마다 웃고 떠들면서도 처음 보는 면면인 로키 파밀리아를 힐끔힐끔 돌아보았지만 앞장서고 있는 피나를 보고는 고개숙여 인사하며 앞장서 멀어져 갔다.대로를 가득 메우는 인파 사이에서 로키는 드물게 크게 뜬 눈을 반짝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남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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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월드x던만추] 마지막 희망 - 15 - 변화

서쪽 호수로 올 때는 산을 관통해 올라왔지만 피나가 일행을 이끈 길은 내산지로 돌아와 동쪽 방향의 산봉우리를 오르는 길이었다. 동쪽 산중으로 걸어들어가는 그 길의 끝에는 숲속에 나무와 접해 지어진 엘프들의 거주지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예견된, 하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못했던 일을 맞닥뜨렸다."그 비취빛의 머리카락과 눈 색은…! 그 존안은…!""왕녀님! 리베리아 님이 아니십니까!""저, 저를 기억하시나요? 10년 전 성왕수 순례 중 리베리아 님과 잠시 대화를 했었던…!""아니, 이 땅에 직접 찾아오시다니, 아아… 이를 어쩌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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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월드x던만추] 마지막 희망 - 14 - 피나

귓전에 와닿는 음악소리에 로키는 눈을 떴다. 분명 방금 누웠을텐데, 1분도 되지 않아 울린 알람이었다. 누가 맞췄는지는 몰라도 시간 설정을 단단히 잘못한 게 틀림없었다. 로키는 신음하면서 눈을 게슴츠레 뜨고 침대 옆 탁상을 더듬어 드로이트 호출 벨을 찾았다. 그러다 침대 옆에 서 있던 피나를 보았다. 금빛 장발이 반짝이는 머리에는 검은 머리띠를 하고, 그와 대조되는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아이의 미소 띈 입이 열렸다."바로 일어났네요? 깨우러 왔는데."그냥 다시 누울까 아주 잠깐 고민한 로키는 눈을 부비며 몸을 일으켜 앉았다. 피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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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월드x던만추] 마지막 희망 - 13 - 정착지

가레스의 입이 떡 벌어졌고, 세비아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세비아는 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입을 열기 전에 가레스의 커다란 말이 터져나왔기 때문이었다."그게 무슨 뜻이냐 이 교활한 파룸 녀석아! 날 영입해 놓고 다른 파밀리아로 이적하려는 셈인가?!""틀려. 이적도, 배신도 아냐. 난 로키 파밀리아에 입단하면서 무엇보다 내 목적을 중시하는 것을 조건으로 걸었어. 로키는 동의했고. 이건 그 조건의 연장선일 뿐이야."핀은 세비아에게 물었다."신 세비아. 당신은 분명 메카나이트가 신의 힘이 아니라고 말했었지.""그랬었죠.""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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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월드x던만추] 마지막 희망 - 12 - 정착지

리베리아는 몸을 씻으며 필사적으로 스스로를 변호했다. 그것을 옆에서 열성적으로 돕던 아이나와 웃음을 멈추고 설명을 덧붙인 로키에 의해 피나와 리베리아는 서로가 무슨 오해를 했는지 알 수 있었다.그래서 피나는 황당하단 눈으로 리베리아를 바라보았고 리베리아는 빨개진 얼굴로 애써 그 눈을 피했다. 고귀한 왕녀라기보단 그냥 재밌는 언니처럼 느껴졌던 피나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그럼 리베리아 님이랑 자매님은 어떻게 여기 오신 거에요? 왕족은 숲에서 안 나온다고 하던데.""난 바깥 세상을 보기 위해 숲을 나왔다. 그때 로키와 만났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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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월드x던만추] 마지막 희망 - 11 - 정착지

세비아는 식탁 옆에 있는 찬장에서 찻주전자를 꺼내 잘 말려진 찻잎을 능숙하게 우려내고 자기 잔 두개를 꺼내 차를 담았다.로키는 세비아를 바라보다가 그 정체 모를 녹색 차에 시선을 던졌다. 세비아가 말했다."녹차에요."로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차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둘만 남았으니 물어보자. 니는 와 그까지 하는 기고?"의자가 몸에 맞지 않아 선 채로 찻잔을 기울이던 세비아가 손을 멈췄다. 살짝 호선을 그리고 있던 눈을 로키에게 향하자 로키가 말을 이었다."신은 하계의 일에 간섭허는 기 아닌기라. 니가 아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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