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이름은 스즈하라 루루



2019년 4월 29일 데뷔한 니지산지 소속 버튜버입니다.



특유의 차분한 목소리와 항아리 게임에서 스네이크를 타고도 '다녀왔어'라고 말하고 바로 재도전하는 엄청난 멘탈, 그리고 묘하게 섬뜩한 센스때문에 인기있던 버튜버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일주일 전인 6월 24일, 노래방송 도중 돌연 졸업을 선언했습니다.



졸업날짜는 그녀의 생일인 6월 30일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선언에 모두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언제부턴가 그녀의 졸업 루머가 스멀스멀 올라오긴 했지만, 별 문제없이 지속되는 그녀의 여러 활동과 본인의 멤버쉽 전용 방송(멘겐)에서 그 사실을 부정한 것 때문에 루루의 팬들은 그걸 악성 루머로 취급하고 언제나처럼 루루를 지지하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사유로 졸업하는 것인가. 왜 그걸 겨우 일주일 전에, 그것도 노래방송 도중에 발표하는 것인가. 멘겐에서 거짓말을 한 것인가.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와중에도 그녀는 예정되있던 마계촌 켠왕 실황을 진행, 24시간이 넘게 플레이해 엔딩을 보는, 언제나대로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졸업날인 어제, 졸업방송은 시청자 15만을 돌파했고, 루루는 지금까지 그녀가 입었던 모든 의상과, 앞으로 나올 수 있었던 의상들까지 보여주면서 본인은 버튜버를 계속하고 싶었다는 걸 피력했습니다. 오지 않을 미래에 저희는 피눈물을 흘리면서도, 도대체 무슨 사유로 그녀가 졸업을 결정한 것인가 불안해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밝힌 사유는, 다름 아닌 스토커 문제였습니다.



대다수의 버튜버들은 버튜버가 되기 전 어떤 식으로든 방송쪽에 관련이 되있어 얼굴을 노출시킨 적이 있고, 이걸 팬들 사이에선 '전생'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버튜버의 전생에 대해선 다들 못본 척 하는게 기본이지만, 꼭 선을 넘는 치들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개인 메일부터 시작해서 버튜버의 신상, 거주지, 하루 행적 등등을 편집증적으로 파고들고 이를 악용하는 사례는 종종 있어왔습니다.



같은 회사의 오토기바라 에라 역시 3개월 전 같은 사유로 급작스럽게 졸업을 선언했던 일이 있었고요.



루루 역시 '전생'이 꽤나 오래전부터 특정당했었고, 대부분의 팬들은 거의 볼드모트급으로 언급을 피했습니다만 결국 이렇게 일이 터져버렸습니다.



그녀에게는 여러번의 협박편지는 물론이요 다수의 스토커가 따라붙었던 듯합니다.



일본 사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본 법과 공권력의 스토커에 대한 대처는... 솔직히 말해서 문제투성이입니다.



물리적 피해가 없으면 가해자는 대개 무죄판경이 나고, 경찰에서도 못본 척 합니다. 피해자가 도움을 호소해도 오히려 피해자를 블랙리스트 취급한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스토커들은 이런 허점을 잘 알고 선 위에서 놀면서 자신들의 뒤틀린 욕구를 충족시킵니다.



결코 물리적 피해는 주지 않고, 기본적인 스토킹과 신상털이에서 시작해서 악의섞인 편지를 쓰거나 거기에 자신의 신체부위 일부를 동봉해서 보낸다던지...



일본 연예계에선 이미 유명 연예인이라면 한번은 거치고 넘어가는 관문 취급이고, 이게 지속적이 되면 재수 옴붙었다 식으로 넘어가거나... 기바라나 루루처럼, 활동 자체를 접는 일이 부지기숩니다.



같은 해에 같은 사유로, 앞날이 창창해보이던 이들이 자의도 아니고 사실상 타의때문에 반강제로 졸업했다는 사실은 저 포함 루루 팬 모두를 분노와 절망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저는 버튜버 입문은 다른 쪽으로 했지만, 트위치 구독조차도 안해본 제가 처음으로 유튜브 멤버쉽에 가입한 건 스즈하라 루루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은 채 한달도 가지 않았습니다...



화나고 속상해서 거진 밤을 새고 아침즈음에야 기절해서 12시를 넘겨서야 기상했습니다.



7월 1일 0시를 기해 루루의 졸업방송이 끝날 때 그녀의 해지된 멤버쉽에 대한 메일이 와있었고, 그걸 보고 어제 일이 꿈이 아니란 걸 깨달았습니다.







오늘, 홀로라이브의 키류 코코 역시 졸업합니다.



여러 불미스런 일이 껴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3주정도의 유예기간을 가지고 다른 홀로멤버들과 마지막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졸업 사유도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의 지분이 큰 걸로 압니다.



기바라나 루루와 달리 순수 자의에 가깝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졸업한다는 사실 자체가 슬픈 건 매한가지입니다만, 그래도 코코는 자신의 목표를 좇기 위한 선택을 내렸으니까요.







앞으로 버튜버 업계에 루루같은 사유의 졸업만큼은 더는 없기를, 모두의 마지막 가는 길이 아름다울 수 있기를 빕니다.



그리고 저 뒤틀린 자기욕구실천을 위해 못할 짓을 벌인 이들에게, 업보가 뒤따르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