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트레이너 린은 죽은 자들을 볼 수 있는 영매(靈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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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오컬트, 괴담물/5세대 + 전 세대(레전드 아르세우스 포함)]

무더운 여름에 걸맞는 포켓몬 호러물입니다. 여러 도시전설과 괴담이 포켓몬스럽게 어레인지됐는데, 개인적으로 레전드 아르세우스에 나오는 시공의 뒤틀림이나 7세대의 울트라홀을 괴담스럽게 변형한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또 호러물답게 고스트 타입 포켓몬들의 섬뜩한 부분도 잘 묘사되었고, 몇몇 파트는 읽으면서 등골이 절로 서늘해지더군요. 그리고 작가님이 직접 그려서 작품설정에 올린 삽화도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호러물인 만큼 공포주의 태그를 달아야 되는 삽화도 있었지만요.

주인공 린은 작품 소개글대로 귀신을 보거나 대화할 수 있는 영감 체질을 지닌 소녀로, 체질 덕분에 고스트 타입 포켓몬에 한정해서 N처럼 말이 통합니다. 그래서인지 파티에 들어온 포켓몬들은 전부 고스트 타입이거나 최종진화형이 고스트 타입인 포켓몬들 뿐입니다. 다만 영감 체질의 단점도 확실히 존재하는데, 귀신이 잘 꼬여서 포켓몬들이 없었다면 황천길 직행인 일을 자주 겪거나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에서 헤메기도 하는 등 꽤 고생하는 편입니다. 작품 제목이 퇴마록이긴 한데, 퇴마사는 린보다는 포켓몬들 쪽이 더 가깝습니다.

신오지방에서 조부모, 언니와 함께 살던 린은 어느 날 갑자기 할머니의 권유로 여행을 떠난 할아버지를 쫓아 하나지방으로 여행을 가게 됩니다. 시간대는 블화2 이후로, 소개글에 전 세대를 포함한다고 써진 것답게 여러 세대의 인물들이 언급되거나 등장하고 히스이 지방의 포켓몬들도 등장합니다. 현재까지 연재된 55화 기준으로 등장하거나 언급된 게임의 주인공들은 투지, 명희, 윤슬, 빛나, 공명, 레드인데, 블화1의 주인공은 투희고 투지와는 남매 사이이며, 블화2의 주인공은 공명입니다.

그런데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린의 영감 체질과 얽혀서 여러 심상치 않은 떡밥이 투척되는데, 린의 가족들은 이미 죽었지만 린은 영매 체질 때문에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가족들이 이미 죽었다는 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외면하는 것인지는 모호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또한 전 세대를 포함하는 소설답게 '아니 얘가 왜 여기서 나와?' 싶은 인물들도 등장하는데, 원작 이상으로 공포스럽고 위험천만하게 묘사되기도 합니다.

작가님이 이런저런 복선을 잘 깔아둬서 흥미진진하고 몰입도도 좋다고 생각하기에 한 번 추천해봅니다. 개인적으로 린의 가족들이나 '그 인물들'에 얽힌 진실이 드러나는 부분이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