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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잡담

[잡담] 비극과 희극의 원칙으로 보는 요즘 이세계 라이트 노벨

본문

비극과 희극에는 한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비극은 관객보다 더 잘난 사람이 주인공이여야 하고



희극은 관객보다 조금 못난 사람이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비극에 대해서는 요즘 유행하는 부부의 세계부터, 고대 그리스의 비극까지 (물론 부부의 세계가 그리스 비극에서 따온 점도 있기는 하지만요), 비극의 주인공들을 보면 저희들 보다 조금 잘난 인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부부의 세계의 나오는 부부들도 우리보다는 뭔가 나은 점들이 있으며, 그리스의 비극에 나오는 주인공은 영웅이거나, 왕이거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에 나오는 주인공들도 하나 같이 고귀한 분들이죠.



반대로 희극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우리들 보다 조금 씩 모자랍니다. 돈키호테가 그랬었고, 톰 소여가 그랬듯이,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보다는 어리거나, 바보스럽거나 합니다. 최근에 나오는 코미디 영화의 주인공들도 보면 우리보다 어디 하나 모자라거나 하는 경향이 있죠.



그런 걸 보다 보니, 요즘 나오는 라이트 노벨 왜 재미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을까? 라는 의문이 어느정도 해소가 됐습니다.



라이트 노벨은 비극보다는 희극이 더 많은 편입니다.



여기서 말했듯이, 희극은 일반적으로 저희보다 조금씩 모자란 주인공을 주제로 하는게 대부분입니다. 라이트 노벨에서 이것에 가장 대표적인 예가 '코노스바' 라고 할 수 있죠.



히키코모리인 주인공에, 바보 같은 여신, 변태 크루세이더, 중2병 마법사. 어딘가 우리보다 하나 모자란게 딱 봐도 느껴집니다.



바시소 또한 주인공 일행은 하나 같이 바보인데다가, 심지어 나름 엘리트인 a반 인물들도 뭔가 하나씩 아쉬운 점이 있죠.



그런데 최근 이세계물의 문제가, 요즘 나오는 이세계 라이트 노벨은 '희극'을 표방하면서 주인공이 우리보다 모자라지 않다는 문제점이 많습니다.



전생 슬라임의 주인공은 이세계 최강급의 주인공이며, 인성적으로도 많은 존경을 받고 있는 존재입니다.



데스마치의 주인공 또한 이세계 최강급의 주인공이며, 인성적으로도 찬양을 받고 있습니다.



초인 고교생 또한 이세계 최강급의 주인공들 밖에 없으며, 주인공은 모두에게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런 소설들을 읽다 보면 하나 같이 비슷한 점이, 그냥 읽은만은 한데 개그가 재밌냐, 라고 묻는다면 절대 아닙니다. 심지어 그건 애니메이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볼만은 한데 막 웃기지는 않습니다.



그외에도 우리가 흔히 '웃기다' 라는 요소가 있다고 평가받는 소설, 만화 등을 보면 주인공들은 우리보다 약간 떨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게 아무리 사소한 게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최근에 인기를 얻고 있는 애니메이션인 '여성향 게임의 악역 영애' 또한 주인공이 인싸임에도 불구하고 유감스러운 면이 많이 있죠.



소설을 읽다가 요즘 나오는 이세계 라노벨들이 왜 '웃긴' 요소가 별로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이 비극과 희극의 원칙이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한가지 떠오른게, 최근에 읽었던 이세계 소설 중에 웃는 장면이 별로 없는 소설들의 공통점이 이런 거였다는 걸 느끼면서, 역시 원칙은 원칙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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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8 17:40:51 (3791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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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2

아란의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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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하면 연상되는 것이 '우스꽝스럽게 망가진다'라는 것이고, 비극이라 함은 사람이 우선 행복하며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다가 그것이 일그러졌을 때 강조된다는 걸 생각하면 정확하게 짚으셨다고 생각합니다. 

holhorse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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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저 세 작품의 주인공들과 주변인물들은 전부 다 남부러울것 없는 삶을 사니까 현실에 대한 불만이 없죠. 불만이 없으니 망가질일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거나 리액션을 과장되게 할 일도 없고, 그러니 재미가 없어지는게 아닐까 싶군요.

마르키아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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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노벨이 개그물 소설만 있는 게 아니라서 애매하지 않을까요? 비극은 아닌&nbsp;<span style="font-size: 9pt">로맨스물에서 개그 안 한다고 재미없는 게 아닐테니까요. 이능배틀물은 이능배틀물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span>

<div><br /></div>

<div>그런면에서 요즘 라노벨들의 문제는 이능배틀물 메인이 많은 주제에 배틀을 똑바로 안 한다는 점이 아닐지.</div>

<div><br /></div>

<div>주인공이 최강 먼치킨이라 이능배틀물다운 갈등이 안 된다면 다른 장르(개그나 로맨스나 군상극이나)를 메인으로 잡으라고!!!</div>

Nidas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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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저 소설을 예로 든게, 저 소설들에서는 개그가 나오기는 하는데 하나도 안 웃겨서 그럽니다.

<div><br /></div>

<div>같은 이세계물이라고 하더라도 아예 분위기가 어두운 편인 유녀전기/오버로드는 주인공이 초인적인 존재라도 재밌기만 하죠. 그쪽은 중점이 그런 개그가 아니니까요. 방패 용사도 개그가 적은 편이지만 재밌는 편이죠. 이런 식으로 아예 어두운 분위기의 소설이라면 상관 없는데, 하필 뭔가 나름 개그도 있는 소설인데 웃기지가 않은게 이상해서 생각하다 보니 나온 결론이었습니다.&nbsp;</div>

<div><br /></div>

<div>'희극' 비스무리한데, 웃기지는 않은, 뭔가 이상한 맛의 이세계 소설들이 요즘 좀 많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div>

자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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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이론을 배워갑니다. 다들 어렴풋하게 알법한 이야기긴 한데, 문장으로 정리된걸 보니 확 와닿네요.



<div><br /></div>

<div>생각해보면, 요즘 사이다패스라는 것도 비슷하지 않나 싶네요.</div>

<div>영웅적인 능력, 아무 고민 없는 심성, 생길 리 없는 갈등.</div>

<div>비극은 절대 못하는 주제에 희극적으로 재밌을 수가 없습니다.</div>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갈등이나 역경이 설득력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갈등 역경의 부재는 일상물조차도 없는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비록 영웅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갈등과 역경을 마주하면서 힘겨워하는 모습 자체가 본문에 언급된 부족함으로 비칠 수 있는건데 말이죠.</span></div>

<div>이걸로 꺾여서 비극이 되는지 아니면 극복하고 희극적으로 마무리되는지는 작가가 쓰기 나름입니다만.</div>

holhors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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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슬라임과 데스마치, 초인 고교생이 솔직히 희극이라고 봐야할지는 모르겠네요. <b>아니 결론만 말하자면 그 작품들은 희극이 절대로 아닙니다. 절대로.</b>

<div><br /></div>

<div>데스마치 : 총체적인 개판 오분전. 사토 빼고 모두 약하고 부패와 마족, 마왕들이 판을 치는 막장.</div>

<div>전생 슬라임 : 인간들이 너무 허접하고 약해서 그냥 장난감처럼 갈려나감.&nbsp;</div>

<div>초인 고교생 : 부패한 귀족들은 백성들 탄압하고,, 고교생들은 죄다 정신이 이상한 놈들 뿐이고.</div>

<div>&nbsp;</div>

<div><b>엄밀히 말하자면 그 작품들은 주인공 일행 빼고 다 비극이에요.</b></div>

WeissBlut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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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기준인데 주인공 일행 빼고 비극이면 의미가 없잖아요

아스펠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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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이 암담한 것이 곧 비극은 아닙니다. 주인공의 위상을 기준으로 비극은 전락이고, 희극은 상승입니다.

<div>본문에서 비극이 관객보다 좀 더 나은 사람이 주인공이고, 희극은 반대로 좀 못한 사람이 주인공이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이 위상의 변화 때문입니다.</div>

자안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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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을 통해서 이야기를 들여다보는건데 주인공 이외를 논해봐야 의미가 없죠.

<div><br /></div>

<div>노다의 레밀리아 여행도 다크 판타지지만 주인공 하나 때문에 희극으로 변할 정도인데, 다크 판타지 세계라고 그걸 비극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div>

holhorse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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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레밀리아는 세계를 여행하는 것 같습니다라는 작품인가요? 그런 작품도 있었구나...



<div><br /></div>

<div>여하간 저 세 작품의 공통점은 비극적인 인생을 사는 이세계인을 주인공이 선심 쓰듯 쉽게 구해주고 찬사를 받는 패턴이 계속 반복된다는 겁니다. 계속. 가끔 나오는게 아니라 그 패턴만 무한정 반복됩니다. 결국 주인공의 시야를 통해서 비극적인 사람들의 생활상이 자꾸 보이게 된다는거죠. 주인공의 여정은 새로운 모험과 강적과의 싸움이 아니라 하등하고 불쌍한 이세계인들 구원해주고 찬사받는데 집중되어 있습니다.&nbsp;</div>

<div><br /></div>

<div>그 레밀리아 작품에서 위기에 빠진 하등한 사람들 구해주고 찬사받는 패턴이 시도때도없이 계속 반복되지는 않는것 같은데 말이죠. 어디까지나 레밀리아가 모험하면서 적과 싸움이나 탐험을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지 않나요?</div>

<div><br /></div>

<div>뭐, 어쨌든 저 세작품은 주인공이 다 알아서 처리해주니까 결국에는 희극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div>

자안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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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글쓰신 분이 하고 싶은 말은, 예시로 든 3작품이 희극적인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면서 희극으로서 제대로 기능을 못한다는 거죠.

<div>희극의 구조에서 위기에 빠진 하등민을 구해주는 거나, 모험과 여행이 중요한건 아니고요.</div>

<div><br /></div>

<div>하는 꼴은 암만 봐도 희극인데, 내용 평가를 하자고 뜯어보면 희극으로서 제대로 되먹지 못하니 그야 매력이 없고 재미가 없을 수밖에 없다는 것.</div>

holhorse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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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솔직히 작가입장에서는 의식하고 희극적인 스타일로 쓴다기 보다는 그냥 주인공 자랑과 자캐딸이 하고 싶은것 뿐인것 같단 말이죠. 어쨌든 희극 스타일의 소설이기는 하지만, 정작 그 희극이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라는거군요.</div>

<div><br /></div>

<div>P. S : 전생 슬라임 같은 경우 본편은 하나도 웃기지 않지만, 외전인 전생 슬라임 일기는 그럭저럭 웃기더군요. 어쩌면&nbsp;<span style="font-family: gulim; font-size: 9pt">전생 슬라임 일기가 웃기는건 위기에 빠진 하등민을 구해주는 내용, 그러니까 주인공 자랑이 없기 때문</span><span style="font-size: 9pt">일지도.</span></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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