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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잡담

[잡담] 이것도 혹시 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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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긴 문장도 고풍스러운 표현이나 장황한 미사여구를 섞으면 어째 중2중2한 냄새가 물씬 풍기게 되네요.

이를테면, "왕관을 탐하는 자는 그의 머리 위를 잘 살펴야 한다. 왜냐하면 왕의 자리는 죽음을 향해 더 가까이 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라는 문장을 조금 비틀어서 "그대,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딜지어다. 왕관의 그림자에는 저승으로 가는 계단이 숨겨져 있나니."​ 라고 쓸 수 있단 말이죠.

그 외에도 종교, 철학, 정치 같은 무거운 분야에 대해 언급하면 중2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냥 어른스러운 문체를 표방할 뿐이었는데 왜 유치해지는 건지 모르겠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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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4 20:41:35 (2136일째)
우유부단한 자. 웹소설을 광적으로 좋아하다 보니 앞날이 너무 어둡다.

댓글목록 5

나일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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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순간부터 감수성 넘치는 표현들을 죄다 중2라고 사람들이 까댔으니.

그렇게 말하는 것에 영향받아 그렇게 느끼시는것 같습니다.

아스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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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나 인물, 혹은 작가 자신에게 그만한 무게감이 실려있지 않아서?

dimensio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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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해지는 대표적인 이유는 너무 노골적으로 수사법이랑 비유법을 쓰려고 해서 그렇습니다.

직설적이지만 그 때문에 쓰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맥락이 부족해서 겉멋들었다고 느끼기 십상이죠.

빌드업에 가까운 행위가 묘사되지 않았는데 뜬금없이 저런 멋있는 대사를 치는 것도 그렇지만, ~지어다는 ~하게 될 지어다 같이 타인의 미래를 암시하는 표현입니다.

현자나 예언자가 쓰는 표현인 셈이죠. 고풍스러운 표현이라고 막 쓰면 합이 어긋나서 어쩔 수 없습니다.



"그대, 그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딜지어다. 왕관의 그림자에는 저승으로 가는 계단이 숨겨져 있나니."



=>(~지어다라는 표현에 맞출 경우) "그대,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스스로 견디지 못한다면 저승의 계단 밑바닥으로 끌려들어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지어다."



=> (비유법에 맞출 경우)"그대, 왕관의 주인이여,  그것에 숨은 그림자는 저승으로 깊게 내려가는 계단과 같다. 주인이 오롯이 그 무게를 감당해야 할 지니..."



 처럼 바꿀 수 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멋있게 보이겠다는 생각 때문에 더 유치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Fleemac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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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한 방에 이해가 되었습니다. 혹시 국어 선생님이세요?

dimension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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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취미 생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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